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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한라산

구름위 공사현장

by 광제 2008.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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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제구조물이 자연친화적?



해발 1,540m 고지대, 발 밑으로는 그림 같은 운무가 펼쳐져 한폭의 환상적인 동양화를 그려 놓는 한라산, 삼각봉입니다. 지금 삼각봉에는 한 채의 건물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골조공사가 끝나고 지붕을 씌우고 있는데요, 구름과 어우러진 공사현장 모습이 얼핏 보면 합성사진처럼 보여지기도 합니다.


이 공사를 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자면, 이곳에서부터 약 500m 떨어진 용진각계곡에 돌발상황에 대응하기 위하여 1974년에 지어진 용진각대피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7년 9월 태풍‘나리’에 의해 깜쪽 같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유실전 용진각대피소 모습(左)와 태풍 '나리'에 유실되어 깜쪽같이 사라진 모습

 

관음사코스 구간중에서 왕관봉에서 삼각봉의 약 1km구간은 관음사 코스중에서 가장 위험한 난코스로서 기상이변 등 돌발상황이 가장 많이 발생하여 대피소가 절실한 구간입니다.

사라져 버린 용진각대피소를 대체하기 위한 신축 장소 물색 과정에서 환경단체와 산악인 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끝에 장소를 이곳으로 선정, 약7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대피소를 겸한 매점의 용도로 새 건물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기초로 사용되어지는 H빔의 깊이가 어림 잡아 3m 이상은 족히 되어 보입니다. 어떠한 태풍에도 끄덕 없겠는데요.

 

대피소로 쓰여 질 신축 건물의 규모도 대단합니다. 건물의 구조 또한 철제를 이용하였고 굴삭기를 이용하여 기초부터 아주 튼튼하게 지어지고 있습니다. 이왕에 짓는거 기상이변에 따른 돌풍에 대비하려면 어정쩡한 건물 신축은 안되겠죠. 

하지만 세계자연유산인 한라산에서 가장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이 곳 삼각봉 인근지역에 철제구조물로 지어지는 대피소가 과연 주변경관과 어울리고 친환경적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앙상하게 모습을 드러내 놓고 있는 철제 구조물, 공사가 마무리 되면 최대한 주변경관과 어울리게 단장이 되겠지만 민족의 명산, 한라산 심장부에 깊게 파여 박혀 들어가는 H빔의 모습은 왠지 씁쓸합니다.



건물이 들어서기 전 삼각봉의 전경(左)과 현재의 전경.

관음사 입구에서 6.2km 지점의 삼각봉. 길고 긴 여정의 끝에 흘러내리는 땅방울을 딲아내며 눈앞에 펼쳐진 삼각봉을 보며 탄성을 내뱉던 모습은 이젠 사진속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합니다.   
 
-무박에 취사금지, 당일 등산이 원칙인 한라산-


물론, 경관과 환경보다는 안전이 우선이라고 주장하시는 분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타지방의 산장 개념의 등반객 숙박 공간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단지 대피소와 간단한 매점의 용도로 보기에는 규모면에서 너무 크고 흉물스러운 것은 아닌지요. 이미 시작된 공사, 중단할 수는 없겠지만 훗날 매점의 기능에 중점을 둔 장삿속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일만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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