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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남들은 잘 모르는 일용직 청소아줌마들의 애환

by 광제 2011.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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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청소 아주머니들이 말하는 진짜 고욕은?

조급한 마음에 찾아들어가는 화장실. 아주 가끔은 난처한 경우를 당하게 되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화장실 안에 청소부 아주머니가 있을 때입니다. 쉴 틈 없이 드나드는 고객들 때문에 마음 놓고 청소할 시간조차 없는 화장실, 특히 남자 화장실인 경우라면 아주머니들의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비교적 한가한 시간을 찾아 청소를 한다는데도 불쑥불쑥 볼일을 보러 들어오는 사람들 때문에 가능한 빨리 일을 마치고 나가야 합니다. 덥지 않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뺨에는 흥건하게 땀에 젖어 있는 모습이 안쓰럽기만 합니다.

화장실에서 아주머니를 만날 때면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몰라 정말 난처하기도 하지만, 아주머니의 입장에서 보면 그 또한 마찬가지일겁니다. 아주 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잠시 피해 주는 것도 최소한의 배려겠지요. 아주머니가 청소하는 모습을 잠시 지켜봤습니다.

변기의 레버를 내려 시원스럽게 물을 내려주고 능숙한 손놀림으로 변기주변을 닦아내는 모습이 현란하기까지 합니다. 매일같이 하는 일이니 어쩌면 당연한 광경일지 모르지만 매번 이렇게 일사분란하게 일처리만 보여 지는 것은 아닙니다.

변기 칸에 들어간 아주머니가 입에서 갑자기 육두문자가 쏟아집니다. 잔뜩 상기된 얼굴로 뛰쳐나와 쇠꼬챙이를 들고 들어가는 것으로 봐서는 변기가 막혀 있는 것으로 짐작이 됩니다. 슬쩍 어깨너머로 살펴보니 예감이 맞았습니다. 볼일을 보고 막혀버린 변기의 뚜껑을 덮어둔 채 그대로 방치해 놓았던 것입니다. 이런 경우 누군들 욕이 튀어나오지 않을 리가 없을 겁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의 청소아주머니들은 용역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비교적 열악한 보수 조건 속에서 일을 하면서도 남들이 손대기를 꺼려하는 궂은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 것이지요.

일이 힘든 부분은 충분히 견뎌낼 수 있지만, 사람의 인내심을 테스트라고 하려는 듯 상식이하의 광경을 접할 때는 당장이라도 때려 치고 나가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는 청소부 아주머니들, 직접 아주머니들에게 그 고충을 들어봤습니다.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이 무엇일까?

비정규직이다 보니, 적은 수입이나 고된 업무 정도의 대답이 나올 것을 예상을 했습니다. 하지만 아주머니들이 갖고 있는 고충은 의외였습니다. 그것은 바로 '인격적인 무시'였습니다.

자격지심일수도 있지만 알게 모르게 청소를 하는 아주머니라고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거의 매일 받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버젓이 사람이 앞에서 청소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바지의 지퍼를 내리는 사람들', 급기야 아주머니는 안중에도 없는 듯 소변기 앞으로 다가가 볼일을 보기 시작합니다. 당황하여 재빠르게 자리를 피해보지만 이미 볼썽사나운 광경은 모두 치룬 뒤입니다. 되려 아주머니가 왜 남자화장실에 있는 것이냐는 눈치를 주기 일쑤입니다. 정신적으로 가장 힘든 부분입니다.

청소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휴지나 담배꽁초들을 버리고 가는 사람들'도 얄밉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무엇보다도 볼일을 보고 난 뒤 물을 내리지 않는 경우를 수도 없이 접한다고 합니다. 소변기라면 그나마 봐줄만합니다. 양변기에 볼일을 봐 놓고 뚜껑을 슬며시 닫아 놓는 경우가 그것인데, 변기 칸에 들어갔을 때 뚜껑이 내려져 있는 경우, 십중팔구는 안에 내용물이 그대로 들어 있는 경우입니다. 심호흡을 멈춘 상태에서 물을 내려 보지만 찌든 때까지 쓸려 내려가지는 않습니다.

벽면에 재떨이가 버젓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도 바닥에 재를 떨어놓고 꽁초를 짓밟아놓은 몰상식한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이것 또한 약과, 바닥에 눌러 붙은 가래침을 닦아내야 하는 상황이면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고욕입니다.

매일같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남모르는 애환을 안고 일을 하는 아주머니들, 그렇다고 해서 쉬이 떠날 수 없는 것이 요즘 일자리입니다. 때로는 자식 같은 젊은이들에게 욕지거리를 들으면서도 말입니다. 화장실을 청소하는 아주머니들의 조그마함 바램들, 분명 작은 것인데도 불구하고 쉽게 바꿔지지는 않을듯합니다. 남을 배려하는 학습을 하지 않고서는 말입니다.

추천도 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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