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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이 자자하여 일부러 찾아가는 맛집이 있는가 하면
우연히 길을 걷다 후각을 자극하는 고소한 냄새에 이끌려 발길을 멈추는 진짜 맛집도 있게 마련입니다.
저녁끼니 때만 되면 생선 굽는 냄새에 골목길에서 아이들과 노는 것도 내팽개치고는 집으로 달려가던 때가 떠오릅니다.
어린 시절 그리운 골목길 풍경이지요.
지금은 옛날처럼 아늑한 골목길은 사라졌지만 그윽한 커피향기로 가는 사람들을 붙드는 골목길이 있답니다.
언제부터인가 열풍이 일기시작한 골목길 벽화,
삭막한 콘크리트의 회색빛 이미지를 벗어나 생명과 꿈이 있는 골목길을 만들어 찾는 사람들로 하여금
신선한 이미지를 심어주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지요.
대부분의 벽화 골목들이 미술 전문가들을 손길을 빌어 그림을 그려 넣지만
수원의 지동골목길에 그려지는 벽화들은 대부분 자원봉사를 하는 마을 사람들의 손길로 만들어집니다.
외부의 도움을 받지 않으니 수십 년 이어 내려온 골목길의 전통과 특색을 잘 살려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은 것이지요.
이들 자원 봉사자들은 이웃이 내어 주는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시고는 또 다른 생명을 담벼락에 그려 넣습니다.
앞서 말한 은은한 커피향이 바로 이것입니다.
수원에서도 가장 낙후된 마을 중 하나인 지동에는 50년 이상 뿌리를 내리고 살아오신 연로한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나눌 줄 알고 보듬어 줄줄 알고 미덕을 아는 분들이라 다른 동네보다 따뜻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지동' 하면 기억하기도 싫은 지난날의 아픔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지동 골목길은 온정과 생명력을 심어놓고자 노력하는 마을사람들의 노력으로 아름다운 마을로 다시 태어나고 있었습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생명력이 살아 있음을 직접 눈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지요.
회색빛깔 일색의 콘크리트 담벼락, 음침하고 좁은 골목,
어둡고 스산한 집안 마당, 동네 내력이 오래되다 보니 지동에는 눈길조차 주기 싫은 낡은 집들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둘 수는 없었지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지요.
주민들이 앞장서서 마을길을 깔끔하게 정비하기 시작하였고 영화제와 옥상 음악회도 열기도 하였습니다.
지난해에 350m의 골목길에 벽화를 그려 넣는 일은 시작에 불과했지요.
내일은 골목길이 어떻게 달라질까 기대하는 자원봉사자들이 합세를 하면서 올해는 680m의 벽화골목이 더 만들어진 것입니다.
벽화가 그려지고 있는 곳은 지동의 10통과 13통 일대, 6월부터 지금까지 힘을 보탠 자원봉사자만도 1,200명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생명력 있는 그림을 그려 넣는 일이라 자원봉사자들의 힘만으로는 부족하지요.
구성과 밑그림은 전문작가들의 치밀한 사전작업으로 진행되고
나머지 그림은 전부 미술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자원봉사자들이 그려내는 것입니다.
마을사람들의 미소를 대변하는 듯한 고양이의 환한 미소가 발길을 붙든다.
동네 아이들의 소망을 담은 나비들이 회색 담벼락에 화사하게 내려앉은 모습이다.
수원시 팔달구에 있는 지동골목이다.
이곳 지동골목에 가면 무엇보다도 재미가 있다는 걸 바로 느낄 수 있답니다. 매일매일 그려지고 달라지는 벽화골목도 그렇지만 도심지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시골틱한 분위기들이 그것입니다. 감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감, 골목길 한가운데서 김장김치를 담그는 모습, 마당에나 있을 법한 평상을 골목길에 내놓아 한가로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 등을 직접 볼수 있답니다.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여고생 자원봉사자들이 담벼락에 그림을 그려넣고 있다.
과거 담장위에 있던 녹슬고 보기 흉한 철조망을 걷어내고 그 자리에는 꽃화분이 자리하고 있다.
지동 벽화 골목에 가을이 그려져 있다.
그림 하나로 인해 골목길이 살아있고 역동적으로 보인다.
지동골목에 가면 언제든지 자원봉사자들의 활기찬 모습을 볼 수 있다. 쓰다가 버린 현수막은 때론 벽화를 그릴 때 훌륭한 깔판으로 쓰이기도 한다.
회색 콘크리트에 달려있던 창문이 살아있는 느낌이다.
땅에서 싹이 터 꽃을 피우는 꽃봉오리의 모습을 그림으로 절묘하게 나타냈다.
무언가 깊은 사연이 담겨 있을 것 같은 대문 기둥이다.
문패 또한 단조로움을 피했다. 찾아오는 손님도 미소 짓지 않을까.
아주 독특했던 거울 작품이다. 누군가 앞에서면 그 때마다 새로운 광경이 거울 속에 비춰진다.
200자 원고지를 담벼락에 그려넣은 벽화는 이곳 지동 골목에서 처음 보는 풍경이다.
고양이는 널어 놓은 생선을 채 가는 모습이 항상 연상된다. 하지만 지동 골목 고양이는 직접 물고기를 낚는다.
실제 골목길에 있는 슈퍼마켓을 그려 넣기도 하였다.
할머니 두 분이 정겹게 평상위에서 쉬고 있다. 아주 독특한 평상이다. 보통 때에는 접어서 세워놀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지동골목에 있는 중국집이다. 사진으로 보기만해도 아주 오래된 것 처럼 느껴지는데, 실제 같은 자리에서 30년동안 수타면을 만들고 계신다고 한다.
옛날에 인기가 좋았던 쥬시후레쉬껌을 그려 넣기도 했다.
지동의 대표적인 포토존으로 알려져 있는 아름다운 계단이다.
손만 뻗으면 맛있는 포도를 금방이라도 따 먹을 수 있을 것만 같다.
벽화골목에 자리잡고 있는 핑퐁다방이다.
'핑퐁'은 탁구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곳에 들어가면 탁구도 치고 음악을 들으면서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정겹게 다가오도록 다방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요, 마을만들기와 사회적기업의 일환으로 이곳에 문을 연 것입니다. 저녁에는 LP판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함께 직접 내려주는 핸드드립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시골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그림이다.
한 때는 매스컴에 오르내리며 많은 사람들이 손가락질 하던 마을이지만
이제는 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드는 새로운 골목으로 탈바꿈 되고 있는 곳이 바로 지동입니다.
사람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어 내고
커피한잔으로도 담벼락에 생명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자원봉사자들이 있는 지동은
조만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싶은 마을로 변모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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