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대게, 본고장 대게의 위엄
-22명 대가족의 공세에 게 눈 감추듯 사라진 포항대게-
넷이 먹다가 셋이 죽어도 모를 맛
비슷한 종류로는 랍스타나 킹크랩 등을 들 수 있지만
주머니 사정을 생각하면 도저히 엄두가 나질 않구요,
그나마 다른데 씀씀이를 줄이고 생각해볼 수 있는 음식이라면 대게를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니라에선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대게의 명소가 바로 포항이지요.
지난 1월에 바로 그곳을 다녀왔습니다.
무려 22명의 가족들이 달달이 여행계를 부어 모아진 푼돈을 들고
강원도를 비롯한 동해안 일대를 3박4일간 여행하고 돌아왔는데요,
포항 죽도시장에서의 대게파티가 먹거리 여행으로는 가장 뜻 깊었던 같습니다.
그래서 그 먹자파티의 현장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대게의 본고장 포항대게의 위엄을 함께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동해안 여행의 셋째 날,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포항의 밤풍경은 너무나도 낯설었는데요,
22명의 가족들은 숙소에서 걸어서 죽도시장으로 향했답니다.
포항하면 떠오른 죽도시장, 동해안 최고의 어시장으로 이미 정평이 난 곳인데요,
마침 대게가 제철을 맞아 대 솽황을 이루고 있을 때라서 그런지
시장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대게 찌는 냄새가 후각을 강하게 자극하더군요.
여기저기서 찜통을 이용하여 대게를 찌는 광경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죽도시장 수산센터 건물 안의 풍경,
일정이 빠듯하여 늦게 도착하다보니 인파가 생각보다 한적하더군요.
대부분의 가게들 앞에는 이렇게 제철을 맞아
싱싱한 대게와 홍게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눈에 띠는 수조들마다 대게들이 가득~~
저희가족들이 찾아간 가게,
일정에 포항에서의 대게파티를 넣을 만큼,
이번 여행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했었기에 22명의 가족들이 돈에 구애받지 않고
부족함이 없이 원 없이 먹어보자는 것이 이곳을 찾은 가장 큰 이유입니다.
한두 푼 갖고 될 일도 아니고 해서 비교적 까다롭게(?) 흥정을 붙어 봅니다.
약 20여분의 장고를 거듭한 결과, 한 마리당 2만원에 낙찰,
계산한 금액은 35마리에 70만원, 헉~!
이렇게 놓고 보니 상당한 지출이 예상됩니다.
여기에 지인프리미엄(?)을 더해서 10마리는 보너스,
총 45마리에 70만원을 주고 낙찰, 찌는 과정에 돌입합니다.
주인장께서 가게 앞에 마련된 찜통에
커다란 대게를 하나하나 손질하면서 집어넣습니다.
보유한 찜통을 다 동원해도 모자라서
나머지 대게는 수산센터 2층에 있는 식당 주방에서 찌기로 하고 올려 보낸 후,
동시에 대게45마리를 찌기 시작합니다.
대게를 맡겨놓고 이동한 2층의 식당
이곳의 대부분의 식당은 아래층에서 해물을 구입해서 오면
먹을 수 있도록 차려준 뒤 일정금액의 비용을 받는 구조입니다.
저희들은 워낙 규모가 커서 일일이 계산하기가 귀찮고 해서
총 12만원을 지불하기로 하고는 들어갔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대게파티에는 82만원이 지출된 셈입니다.
얼마를 기다렸을까,
김이 모락모락 나는 대게가 주방에서 나와 탁자위에 올려 집니다.
대게의 향기가 보통이 아닙니다.
이때부터 입안에 군침이 돌기 시작하더군요.
다 익은 대게는 먹기 편하도록 곧바로 손질에 들어갑니다.
한손에 하나씩 가위를 들은 아주머니 세분이서
능수능란한 솜씨로 몸통과 다리를 떼어 내기 시작,
빠르게 대게손질을 시작합니다.
이번에 이곳에 와서 대게 삶은 법과 손질하는 법을 처음 접했습니다.
일행의 조카들이 신기한 듯 대게 손질하는 과정을 지켜봅니다.
먹다가 부족하면 더 얹어 놓기로 하고는
우선 네 명이 앉은 한 테이블에 6마리가 들어있는 커다란 접시가 놓여 집니다.
이게 바로 대게의 본고장 포항대게의 위엄...
이제 먹어주기만 하면 됩니다.
먼저 나온 어르신 테이블에는 몸통이 먼저 사라지고
이제 다리 쪽을 공략하고 있습니다.ㅋ
순식간에 사라지네요.
몸통을 먼저 먹으라는데, 저는 사진을 찍기 위하여 일단 커다란 다리를 하나 집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토록 먹고 싶었던 대게 앞에서 사진 촬영이 제대로 될 일이 없지요.
핀이 엉망입니다.ㅋ
그렇게 맛있다는 몸통살, 살이 잔뜩 올라 정말 맛있더군요.
거짓말 하나 안 붙이고 넷이 먹다 셋이 죽어도 모르겠더군요.
이 보들보들한 살점 좀 보십시오.
진정한 본고장 대게의 위엄이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먹고 온 지 약 한 달이 지났지만,
사진을 보니 군침이 돌아 당장 달려가고 싶은 심정입니다.
대게를 다 먹고 나면 이렇게 게딱지밥이 추가로 나옵니다.
이건 더 달라고 하면 계속 줍니다.
사실 대게 살로 이미 배를 채운 상태라 하나도 다 먹지를 못합니다.
초토화된 테이블위의 모습입니다.
다른 데에 비해 제 앞에 이렇게 껍데기가 많은 이유는 절대로 제가 많이 먹어서가 아닙니다.
어린 조카들에게 살을 발라주느라 이렇게 된 것입니다.ㅋㅋ
이번 겨울 가족 여행에서 가장 큰 이벤트였던 포항에서의 대게파티,
많은 가족들이 이동을 한 관계로 많은 비용이 지출되었지만
모든 가족들의 호응을 이끌어냈고 아주 흡족했던 먹거리 여행이었습니다.
여건이 되시면 포항의 죽도시장으로 대게파티 한번 다녀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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