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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판매 중단 통큰치킨, 더욱 치열해진 예약전쟁

by 광제 2010.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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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중단 발표 후 롯데마트의 진풍경 


롯데마트의 5000원짜리 닭튀김 제품인 '통큰치킨'이 출시하여 바람을 몰고 온지 정확히 일주일만인 오늘(15일)까지만 판매를 한다고 하였습니다. 초등생 애들이 워낙 치킨을 좋아하는 바람에 조금 잠잠해지면 사다주려고 했었는데, 자칫하다가는 냄새조차도 못 맡게 생겼습니다.

집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롯데마트, 이틀 전 오후에 잠깐 들렀는데, 이미 당일에 판매할 치킨 예약이 완료된 상태라 발길을 돌리고 말았습니다. 다음날 롯데마트가 문을 여는 아침10시부터 판매와 예약을 동시에 시작한다고 합니다.

당장 내일부터는 볼수 없게 된 롯데마트의 통큰치킨

어제는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습니다. 5천 원짜리 통닭이야 못 먹어도 그만이지만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전국적인 열풍을 몰고 왔던 히트상품이었고 이번기회가 아니면 두 번 다시는 만날 수 없을뿐더러 판매중단을 선언한 이후의 시민들의 반응은 어떠한지 취재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하루 전에 입수한 정보로는 롯데마트가 아침10시에 문을 열지만 9시30분 이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게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당연히 오래 기다리는 수고를 덜기 위해서는 일찍 서두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트에 도착한 시간이 9시 40분, 그런데 이미 60여명이 먼저 줄을 서고 있었습니다. 기다리느라 지루할 법도 한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의 표정이 참 밝습니다. 나를 비롯한 우리나라 사람들, 어디 가서 기다리고 줄을 서는 일이라면 기겁을 하고 했는데, 이제는 많이 성숙해진 느낌입니다. 줄을 서고 잠시 기다리는 사이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이 뒤쪽으로 줄이 이어집니다. 얼핏 보기에도 200여 명은 되어 보입니다.

줄을 서고 있는 사이 잠시 주변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모든 관심사는 통큰치킨의 판매중단이었습니다. 누구는 영세 상인들의 반발이 너무 심했다고 하는 사람, 누구는 청와대에서 누군가가 롯데의 고위층에게 압력을 넣었다는 얘기에서부터 근거를 알 수 없는 얘기들이 수군수군 쏟아져 나옵니다.

무엇보다도 이제 곧 사라질 통큰치킨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처음 며칠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는지는 모르겠지만, 판매가 중단된다는 소식을 듣고는 마지막으로 구경이라도 해보자는 마음에 마트를 찾은 사람들 때문에 유난히 열의 행렬이 길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대형마트가 문을 열기도 전에 와 본 것은 처음입니다. 예상으로는 마트의 현관밖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줄 알았는데, 다행히도 매장의 입구까지는 출입을 허용하네요. 마트의 직원들도 아침 일찍 몰려든 사람들로 인해 신경이 쓰이는 듯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커피와 간단한 빵을 준비하여 손님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모습도 처음 보는 광경이고, 문을 열기 전, 마트의 직원들이 단체로 몸 풀기 체조와 예절교육을 받는 진풍경도 눈에 들어옵니다.


정확히 10시가 되자 길게 늘어선 줄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마트의 직원들은 수시로 줄을 점검하며 치킨 수령 방법에 대해서도 안내를 합니다. 처음 15명에 대해서는 아침에 만들어진 치킨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후부터는 접수증을 교부받고 마트에서 지정해준 시간에 맞춰 직접 치킨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앞줄에 50여명 이상이 서있는 관계로 오후2시30분에 찾아가라는 예약표를 받았습니다. 이 시간 이후에 찾아가는 것은 본인이 원하는 시간을 지정할 수 있으나 시간을 앞으로 당기는 것은 불가하다고 합니다.


통큰치킨의 맛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평가를 해줬는데요, 5천원이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을 만큼 맛은 있더군요. 다만 워낙 저가이다 보니 일반 치킨점에서 볼 수 있는 양념이나 무가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사람들의 각기 다른 입맛을 생각해서 소금이라도 조금씩 넣어줬으면 어땠을까 생각했는데, 먹고 나서 보니 그것마저도 욕심이었구나 생각이 들 정도로 점수를 주고 싶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불과 일주일 만에 판매중단을 접하는 시민들의 입장에선 정말로 아쉬울 수밖에 없고 일부시민들은 이에 반발한다는 얘기가 마음에 와 닿을 정도로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우선은 판매중단을 결정한 롯데마트의 입장은 영세 상인들의 입장을 생각한다고 했지만, 소비자들이 좋은 제품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사라졌다는 데에 대해선 아쉬워 할 분들이 많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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