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을 의식하지 않은 과감(?)한 행동에 당혹
도심지의 한복판, 왕복 6차선의 대 도로변 교차로 인근에 위치한 조그마한 공원에서 깜짝 놀랄만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신호를 대기하던 수많은 차량들의 운전자들과 버스에 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쉽게 눈에 띠었을 듯한 위치였습니다. 사람들도 쉼 없이 오가는 곳에서 그것도 대낮의 시간에 남녀 학생의 농도 짙은 애정행각이 벌어진 것입니다.
신호대기 중이었던 저는 전방에 위치한 신호등을 예의주시하느라 처음에는 이 광경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옆자리에 타고 있던 아내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소리를 지릅니다. "어머머, 쟤들 좀 봐~~! 요즘 애들 겁도 없네..." 자세히 살필 필요도 없이 고개만 살짝 돌려보니 정말 눈뜨고는 보기 민망한 광경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교복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남녀 학생, 시내의 조그마한 공원 입구에서 이른바 딥키스를 나누고 있는 커플, 얼핏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이 커플은 약 10여초간의 진한 키스를 나누고는 다시 다정하게 팔짱을 낀 채 공원 안으로 사라져 갑니다. 10여초의 짧은 시간이었다고는 하나 이미 많은 사람들이 보고도 남았을 시간입니다.
교복을 입은 상태에서 과감(?)하게, 그것도 주위의 시선은 아랑곳 하지 않고 애정표현을 하는 학생들, 그런데 그 행동이 평소에도 자주 해왔던 일상적인 행동처럼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던 것은 너무나도 충격적입니다.
성인이냐, 청소년이냐를 떠나 애정표현을 자유롭게 한다는 것을 두고 학생들을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 청소년들도 감정을 가진 인간인데, 어떻게든 표출은 해야 하겠지요. 또한 지금의 청소년들도 어릴 때부터 친밀감과 애정표현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스킨쉽은 필요하다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 또한 80년대에 고교학창시절을 보냈지만 당시에도 이런 광경들이 아주 없지는 않았었지요. 마음이 통하는 애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미팅도 하고 단체로 놀러 다니기도 하였습니다. 당연히 눈이 맞으면 둘이 사귀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띠지 않는 곳에서 위와 같은 애정표현을 하는 학생들도 종종 있었습니다. 누구에게라도 들키는 날에는 큰일이 나는 줄 알았고, 그만큼 순수했다는 것입니다.
졸업식만 봐도 그렇습니다. 올해부터는 학생들의 알몸 졸업식 뒤풀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하여 경찰과 학교당국이 철저하게 감시체계를 가동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옵니다. 선배들의 강요와 불법을 넘어선 사회적인 파장도 한몫 했다고 봅니다. 과거에도 졸업식 뒤풀이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지요. 하지만 지금처럼 알몸으로 도로를 활보하게 하고 옷을 벗긴 채 물에 빠트리는 선정적이고 충격적인 광경은 볼 수 없었습니다. 기껏해야 밀가루를 뒤집어씌우는 정도였지요.
물론, 시대와 사회 풍토가 많이 바뀐 것은 이해합니다. 과거에는 남녀 학생이 팔짱을 끼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고, 남들이 보는 앞에서 서로 얘기만 나눠도 뒤숭숭한 소문에 휩싸이고 학생들 사이에서는 손가락질 받기 십상이었습니다. 달라도 너무 달라져 버린 세태를 감안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뻔뻔함(?)은 왠지 씁쓸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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