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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4시간만 영업, 칼 같이 지키는 동네 음식점
속 풀이에 좋은 음식, 동태찌개만한 것도 없지요.
이제 조금씩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얼큰하면서 속이 확 풀리는 동태찌개를 많이 떠올릴 듯한데요. 오늘도 먹는 재미 못지않게 찾아가는 재미도 쏠쏠한 골목길 숨겨진 맛집 한곳을 소개할까합니다.
제가 블로그에 무료 슬롯 사이트의 맛집을 소개할 때, 보통 두 가지 스타일로 취재를 하는데요. 그중 한 가지는 처음부터 맛집에 대한 정보를 어느 정도 파악한 뒤 찾아가는 것이지요. 보통 공인된 맛집이라고들 하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 찾아갈 때부터 취재를 목적으로 카메라를 들이댑니다.
하지만 다른 경우의 한 가지. 해당 음식점에 대한 정보가 없을 때입니다. 하여 탐색의 개념으로 맛만 보고 그냥 나오는 경우입니다. 이렇게 한번 맛을 보고 난 뒤, 다시 가고픈 마음이 생겼을 때, 비로소 카메라를 들이댑니다. 오늘 소개하는 집이 바로 이러한 집입니다.
동태찌개. 단 한 가지만 취급하는 동네 맛집입니다.
동네사람들만 찾는데도 불구하고 최소 30분, 길게는 한 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겨우 동태찌개 한 그릇을 맛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영업시간도 고작해야 하루에 4시간 정도, 자칫 신호등에 막혀 몇 분만 늦어도 여지없이 발길을 돌려야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시내에서 장사를 하는 처남의 입을 통해 알게 된 음식점. 처음 찾아간 날은 어렵지 않게 먹고 올 수 있었지만, 두 번째는 한발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발길을 돌렸었고, 결국 세 번째 만에 밖에서 40분을 기다리고 난 뒤에야 카메라에 담고 올수가 있었답니다.
밖에서 기다리는 사이 담아본 실내입니다.
공간이 굉장히 좁습니다. 많아 봐야 20명 정도 앉을 수 있어 보입니다.
이집이 문을 여는 시간은 아침 10시.
점심끼니를 때우기 위한 사람들과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난 뒤인 오후 2시 반이 되면 여지없이 문을 닫아버립니다. 재료가 없어서 그러는 건지,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어떠한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동태찌개 한 개만 취급하지만 매운맛과 안 매운맛 두가지중 고를 수가 있답니다.
기다리기 전, 어떤 맛을 먹을 건지 알려줘야 합니다. 차례가 되어 자리에 앉으면 모든 서비스는 셀프입니다. 스스로 냉장고 문을 열어 물수건과 물병을 꺼내 와야 합니다. 왜 그런지는 직접 보고나면 알게 될 것입니다.
낮 12시에 맞춰 한차례 손님을 치리고 난 뒤, 이제 두 번째 손님들이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 광경입니다.
그릇 설거지할 시간도 없어!
보통은 전골로 많이 먹게 되는 동태찌개지만, 이곳에서는 뚝배기 그릇을 이용하더군요. 뚝배기 그릇들이 탑처럼 쌓여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첫 손님들이 먹고 난 빈 그릇입니다. 그릇을 정리한 틈조차 없습니다. 이처럼 차곡차곡 쌓아 놓은 뒤 손님들이 한가해 지는 틈을 이용하여 설거지를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밖에서 오랜 시간 기다리고 난 뒤 겨우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지만 그로부터도 한참을 기다려야 하더군요. 미리 만들어 놓았다가 끓여 내오는 것이 아니라, 모든 조리는 처음부터 끓이는 과정까지 즉석에서 이뤄집니다. 완전히 국물이 우러나왔다 싶으면 그 때서야 식탁위에 놓여 집니다.
단촐한 밑반찬입니다.
펄펄 끓는 동태찌개 매운맛입니다.
뚝배기 그릇위로 넘쳐흐른 국물 흔적이 깔끔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인간적이지 않나요?
처음에 왔을 때도 매운맛을 먹었었지요.
속에서 불이 나는 경험을 하고 나서도 또 다시 매운맛을 찾게 되는 심리는 따로 설명을 안 드려도 아실 겁니다. 내용물도 튼실해 보이는 동태찌개
동태찌개에는 살점도 중요하지만, 동태알과 고니가 생명이지요.
알맞게 들어 있습니다. 이것이 빠지면 왠지 앙꼬 없는 찐빵 같아서요.
국물이 얼마나 진한지 알 수 있겠지요?
부들부들 씹히는 맛이 최고인 고니입니다.
질 좋은 동태를 사용하는 듯, 살점도 아주 부드럽더군요.
매운맛의 끌림 현상은 계속됩니다.
후하 후하~ 땀을 뻘뻘 흘리면서 한 수저만 더, 한 수저만 더, 하던 것이 끝내는 뚝배기 그릇의 바닥을 드러내고 맙니다.
동태찌개 한 그릇 먹으면서 온몸은 비 오듯 합니다.
무더운 여름에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하는데, 이열치열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네요. 근데 저는 자신 없습니다.
동태찌개 숨은 맛집 슬기식당. 네비게이션이 있으면 쉽겠지만 그냥 짐작으로 찾기에는 쉽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찾기 어려운 만큼 보람도 있는 집. 결코 후회하지 않을 동태찌개를 맛볼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합니다.
여유로운 음식점처럼 제대로 된 서비스는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직원이라곤 모자지간으로 보이는 두 사람이 전부입니다. 어머니는 음식을 만들어 내고 서빙과 그릇을 치우는 일, 주문을 받고 손님들을 통제하는 모든 일은 아들의 몫입니다. 한번 맛을 보고나면 마약처럼 끌릴지 모릅니다. 시간 나시면 꼭 한번 찾아 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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