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동안 시장사람들 상대, 16년간 가격 올리지 않아
믿기지 않아, 소개하기 부담스러운 음식점
이곳은 내 집 같은 분위기속에서 어머니가 해주시는 소박한 가정집 밥상을 원하시는 분들에게 사랑받는 곳입니다. 근사한 맛집을 기대하셨던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생선을 구입해볼까 하고 서귀포의 매일시장에 들렀을 때 아주 우연히 발견한 음식점입니다. 마침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이라 한 무리의 일행이 이를 쑤시면서 조그마한 골목길을 빠져나오는 것이 보입니다.
서귀포 아케이트 상가 후문방향
찾기가 조금 어렵습니다.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아케이트 상가) 정문에서 들어가 두번째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턴, 40~50미터 정도 가면 왼쪽으로 조그마한 골목과 함께 간판이 보입니다.
골목 안쪽을 자세히 보니 역시 예상한데로 음식점입니다.
안쪽에도 많은 사람들이 밥을 먹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대체 이런 시장 안에서 어떠한 메뉴를 취급하는 것인데 사람들이 이리 붐비는 것일까.
그런데 식당 안을 들여다보고는 깜작 놀라고 말았습니다.
달랑 두 가지의 메뉴만 취급하는 것도 그렇지만 밥값이 달랑 3천원에 불과한 것입니다. 아니, 요즘처럼 고물가 시대에, 그것도 정식메뉴가 고작 3천원이라니, 설마, 밥하고 국만 나오는 건 아닐 테고, 직접 눈으로 확인을 해봐야 했습니다.
안쪽으로 주방이 있었지만 모든 음식은 바깥쪽에 배식대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식당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었습니다. 취급하는 메뉴에서 보듯이 주방에서 조리를 해야 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밥과 국, 그리고 밑반찬들을 덜어 주기만 하는 시스템입니다.
아내와 둘이서 보리밥정식 2인분을 주문했습니다.
물주전자가 아주 독특합니다.
잠시 목을 축이는 사이 주방 쪽을 보니, 접시에 반찬들을 하나하나 덜어내는 모습이 보입니다.
잠시 후, 우리가 주문한 보리밥 정식이 식탁위에 놓여 집니다.
이집의 주인으로 보이는 할머니, 나물하나하나를 내려놓으면서 설명도 빼 놓지 않습니다.
이렇게 해서 과연 재료비라도 건질 수 있을까요?
이게 바로 보리밥 정식 3천 원짜리입니다.
야채 말고, 반찬만 세어보니 정확히 10가지입니다.
3천 원짜리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듬뿍 담아낸 보리밥이 인상적입니다.
나오는 반찬들은 대부분 건강식입니다.
다양한 야채들로 만들어낸 반찬들, 하나같이 자극적이지 않고 먹기 편한 음식들입니다.
특히 배추 잎에 싸먹는 보리밥은 딱 어릴 적 먹었던 그 맛입니다.
남아있는 반찬이 없습니다. 싹 비웠습니다.
이렇게 둘이서 먹고 지불한 돈은 달랑 6천원입니다.
만 원짜리 지불하고 잔돈 4천원 받기가 미안할 정도입니다. 이리 팔아서 남는 게 있냐고 여쭤보니, 돈 벌자고 했으면 벌써 가격을 올렸을 거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좋아서 끼니때만 되면 찾아와주는 시장 사람들이 좋아서 이러고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장사를 한지도 30년이 훌쩍 넘었다고 합니다.
처음에 장사를 시작할 때는 달랑 천원부터 시작했다는군요.
이후에 5백 원 단위로 조금씩 올리면서 3천원까지 이르렀지만 더 이상은 올리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합니다. 3천원을 받은 지도 어느새 16년째, 그저 주머니 걱정 없이 내 집 드나들듯 부담 없이 와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랍니다.
모든 방송요청 거절..맛집이 아닌, 밥집이고 싶어
수십 년 동안 한곳에서 장사를 하면서 신문사나 방송국에서 취재요청이 들어올 때마다 매번 거절을 했다고 합니다. 소문난 맛집이 부담스러운 것은 물론 찾아오는 단골들만 해도 벅차다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 흔한 맛집 액자 하나 걸려있질 않더군요.
보리밥정식이 3천 원, 사골국밥이 4천 원, 사골국밥은 날씨가 좀 더 쌀쌀해지면 내놓는다고 합니다.
이곳은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그런 맛집은 아닙니다. 그저 소박한 가정식을 원하고 주머니 사정이 열악하신 분들이 지나시다 생각나면 한번쯤 들러 허기진 배를 채우고 가면 그만인 곳입니다.
위치정보 : 무료 슬롯 사이트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서귀동 275-30 금복식당(T.064-762-2243)
영업시간: 오전10시반~오후8시
'무료 슬롯 사이트맛집&카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슬기식당~! 마약 같은 동태찌개 맛집 (67) | 2011.11.08 |
---|---|
전주아줌마의 손맛, 16첩 정성스런 백반이 6천원 (60) | 2011.11.01 |
공무원의 입맛을 사로잡은 갈치국 맛집 한라식당 (46) | 2011.10.18 |
쉽게 먹을 수 없는 옥돔식당 보말 칼국수 (31) | 2011.10.10 |
관광지의 잘나가는 맛집들, 그 불편한 진실 (45) | 2011.09.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