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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극단 이기심이 불러온 결과, 사라질 골프 카트

by 광제 2011.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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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불견이었던 골프카트, 이제는 사라질 듯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이기심의 극치를 보여 왔던 마라도 주민들이 결국은 최악의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남쪽의 땅임을 알리는 최남단비가 서 있고, 해식동굴이 발달되어 있으며, 원시적인 연안 생태특성이 잘 보존되고 있어, 섬 전체가 국가천연기념물제423호로 지정하여 보호되고 있는 섬 마라도.

한해 6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찾는 우리나라국토의 최남단 마라도가 언제부터인가 섬이 품고 있는 자연적 가치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돈벌이에 급급한 상업시설들이 섬의 상징으로 부각된 것입니다. 마라도에 가면 먹어야한다는 짜장면도 이제는 옛말. 2002년부터는 골프장서나 볼 수 있는 카트들이 관광객을 상대로 불법 운행되고 있어 마라도의 새로운 상징물로 자리 잡은 지 벌써 10년째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마라도에서 더 이상 골프카트를 보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어제 22일, 서귀포시에서 관광 무질서 행위 근절을 위한 마라도 현안사항 대책회의를 연 결과, 현재 '마라도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골프카트의 운행을 전면 통제하기로 결정'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마라도의 골프카트에 대한 논의가 빠르게 진행된 직접적인 배경은 지난 9월15일 관광객 20명을 태운 골프카트가 바다로 돌진하다 표지판을 들이받고 가까스로 멈춰서는 사고를 당한 뒤부터입니다. 14인승 카트에 무려 20명이 태우고 달리다 제동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로, 하마터면 바닷가 낭떠러지로 떨어져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사고였습니다.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한 사고현장 

안전규정도 없이 불안하게 내달리는 골프카트

문제는 이러한 사고가 한두 번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운전미숙으로 걸어가는 사람들을 그대로 들이받는 등, 크고 작은 사고들이 빈번하게 발생하였으며, 특히 지난 2009년에는 14건의 사고가 골프카트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사고가 빈번하자, 관할관청인 서귀포시에서는 올해 10월, 사고를 줄이기 위한 대안을 주민들에게 내놓게 됩니다. 마라도 안에서 운행되고 있는 81대의 골프카트를 주민의 수에 맞게 31대로 줄여 개인형태의 영업이 아닌 공동운수제로 전환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수 년 동안 골프카트로 막대한 이익을 내어 온 일부주민들이 이를 받아들일 리가 없었지요. 주민들에게 스스로 자율적 정비를 하라는 내용을 전달했지만 주민들이 의견 조율을 이끌어내지 못함에 따라, 서귀포시에서는 골프카트 운행을 전면적으로 통제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게 된 것이지요.


눈만 돌리면 볼 수 있었던 골프카트

후속대책으로 서귀포시에서는 마라도의 카트를 사실상 전면통제하는 내용의 행정집행을 실시하게 됩니다. 결국 지난1일, 더 이상은 골프카트를 운행하지 못하도록 국유지인 산책로 입구 등 3곳에 경계석을 설치했지만, 2~3일 만에 누군가에 의해 경계석이 파손되어 경찰이 수사를 하는 상황에까지 이릅니다. 치안행정이 미치지 않는다하여 불법이 자행된 것입니다.

이처럼 무법천지에서 불법으로 운행되면서 골머리를 앓아온 골프카트에 대한 최종 방침이 어제 결정된 것입니다. 골프카트의 운행을 전면 금지하고 그동안 골프카트로 생계를 이어온 주민들에게는 따로 보상을 해준다는 내용입니다.

불법을 저질러온 주민들에게 혈세로 보상이라니, 말도 안 돼

문제는 주민들에게 보상을 해준다는 것입니다. 골프카트 영업이 엄연한 불법이었고, 그것도 모자라 지금까지 수 년 동안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영업을 해온 주민들에게 보상을 해준다는 것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불법으로 벌어들인 이익에 대해 세금을 추징하고 처벌을 해도 모자랄 판에 시민들이 낸 혈세로 그들을 돕는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인 것입니다.

현재 마라도에는 81대의 골프카트가 불법운행 중에 있습니다. 총 32가구 중 3대 이상을 보유한 가구 수가 절반, 나머지 절반은 1~2대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마라도를 찾은 관광객들을 상대로 경쟁적으로 호객행위를 일삼으며 영업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선착장에 카트를 세워놓고 호객행위를 하는 모습

골프카트를 타고 자장면을 먹으러 가는 신기한 섬 마라도. 마라도에 발을 내리기가 무섭게 호객행위에 눈살을 찌푸려야 했습니다.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카트를 대거 반입하여 섬을 찾은 관광객들로 하여금 이를 이용하여 섬을 돌아보라는 것입니다. 물론 사용료를 지불하는 조건입니다.

호객행위의 정도도 여간 지나친 게 아니었지요. 그 내막을 살펴보면 기가 막힙니다. 마라도에 입도하기 위해서는 모슬포항과 송악산 두 곳에서 매표를 하고 유람선을 이용하여야 합니다. 매표를 할 때 반드시 기입해야 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돌아오는 시간을 사전에 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선박에 정원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원활한 운행을 위해선 반드시  돌아오는 시간을 엄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단은 수긍이 가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마라도에 발을 딛자마자 골프카트업자의 호객행위 중 흘러나오는 얘기를 들으면 황당해 집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섬을 다 돌아보려면 걸어서는 힘들다. 카트를 타고 신속하게 돌아보라."는 것입니다. 물론 손님을 끌어 모으기 위한 수단이지요. 그런데 돌아가야 하는 배편이 정해진 관광객의 입장에선 왠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카트를 타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이런 식으로 관광객들을 호객해온 것입니다.


애초에 철저한 단속으로 막았어야할 카트영업

무법천지임을 보여주는 대목은 또 있습니다. 골프카트는 엄밀히 따지면 골프장내에서만 운행할 수 있는 이동수단으로 도로를 운행해서는 안 됩니다. 그나마 2002년 '청정자연환경 보호특구'로 지정되면서 자동차의 운행이 법으로 금지된 마라도이니까 암묵적으로 묵인되어 왔던 것입니다.


누구나 운전할 수 있었던 골프카트의 운전석

골프카트를 운전하기 위해서는 2종 소형면허도 있어야합니다. 만에 하나 면허 없이 골프카트를 운전하다 걸리면 무면허운전으로 형사 처벌대상이 되지만, 마라도에선 골프카트를 대여하면서 운전면허 소지여부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습니다. 이러니 해마다 크고 사고들이 수십 건씩 발생해 왔던 것입니다.

섬에 대해 사정을 모르다 보니 그런걸까요. 실제 관광객들이 이런 불법 영업을 부채질 해온 점도 있습니다. 걸어서 섬을 한 바퀴 돌아보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50여분 남짓입니다. 사진을 찍고 끼니를 해결하는 시간까지 합한다고 해도 불과 1시간30분정도면 충분합니다. 최남단이라는 의미가 부여된 섬에 발자취를 남기려고 왔다면 조금의 불편함은 감수 하고서라도 흙을 밟으며 유유히 걸어 볼 생각은 왜 못하는 것일까요.

안전시설과 단속법규도 전무한 무법천지에 놓여있던 국토 최남단 마라도. 주민들 스스로가 훼손하고 멍들게 했던 마라도.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꼴불견이었던 골프카트가 사라진다니 반가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진짜 청정 섬 마라도라고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추천도 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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