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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집으로 온 교회인, 문전박대했더니 하는 말

by 광제 2011.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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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설문지 작성 거부했다가 악담들은 사연

-그냥 써주고 말 걸, 지옥 구경하게 생겼습니다-
 

택배물건들은 대부분 오전시간에 많이 오더군요. 마침, 금방 도착하겠다는 택배회사 직원의 문자메시지를 받은 상태입니다. 야근을 하고 퇴근한 상태, 쉬어야 할 시간이지만 이왕이면 택배를 받고나서 편히 쉬는 게 나을 듯하여, 초인종이 울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상태입니다.

마침내 초인종 소리가 경쾌하게 집안에 울려 퍼집니다. 기다리고 있던 상태라서 그런지 유난히 반갑습니다. 인터폰 모니터로 확인할 새도 없이 "나갑니다!" 소리를 지르며 뛰쳐나갔지요.

그런데 현관 밖에서 기다리고 서 있는 사람은 택배직원이 아니었습니다. 얼핏 보아 50대중반의 중년여인이 손에는 웬 서류봉투를 들고 서 있는 것이었습니다. 아뿔싸, 괜히 문을 열었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때는 늦어버렸습니다.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조금만 시간 내어 설문지 하나만 작성해 달라고 합니다. 살펴보니 교회 설문지라는 걸 한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됐습니다.' 하고 문을 닫아버릴까 하다가 면전에다 대고 도저히 그럴 수는 없겠더군요.

"죄송한데요, 저희들은 절에 다녀서요. 교회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현관문을 손으로 가리키며 정중하게 사양을 했지요. 아무리 전도를 위해서라지만 누가 보더라도 절에 다니는 집이란 걸 알 수 있는 현관문. 물론 서로의 종교를 떠나 설문지 하나 작성하는 거 어렵지 않지요. 해줄 수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지극히 상식적인 행동을 보였을때라야 그렇다는 것입니다. 

절에 다닌다고 해도 막무가내, 종교예절 상실

과거, 설문지 작성을 허락했더니 작성하는 동안 잠시 앉았다가 간다고 하여 집안으로 들어온 교인. 수십 분 동안 지겨운 설교를 들어야만 했다는 지인의 경험도 있고 하여 완강하게 거부할 수밖에 없지요. 허락을 하였다가는 이 여성분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는 불을 보듯 뻔 한 사실이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불교를 믿는 집안에서 마음에도 없는 교회 전도사를 집안에 들일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이 여성분 쉽게 발길을 돌리려 하질 않습니다. 이 분들, 사람 붙들어 두는 비법에 대해 따로 교육이라도 받는 것일까요. 아무리 손 사레를 쳐도 막무가내입니다. 아예 현관문 닫히지 말라고 달아 놓은 스토퍼까지 발로 짚고 서 있습니다. 심지어 '예수를 믿어야 천당을 간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습니다. 이정도면 종교예절을 상실한 악담에 가깝습니다.

이런 사람에게까지 예의를 갖추고 싶지가 않더군요. 결국에는 "절에 다니는 집에 찾아와서 이 무슨 횡포냐"고 따끔하게 한마디를 하고 나서는 반 강제로 현관문을 닫아버렸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또다시 초인종이 울립니다. 모니터를 보니 그 여자입니다. 이렇게 끈질긴 교회인은 또 처음 봅니다.

받지 말고 상대를 말았어야 했는데 나도 모르게 수화기를 들고 말았습니다.

"뭡니까..또"

"저기요...지옥에나 떨어지세요."

"..............;;"

인터폰의 수화기를 타고 들려오는 차분하고 조용한 목소리. 이때의 기분 어땠는지 아십니까. 몸이 그 자리에서 굳어버릴 정도로 소름이 돋더군요. 뛰쳐나갈까 하다가 겨우 참았습니다. 또 어떤 악담과 추한 꼴을 당할지 예상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는 나라. 따라서 전파의 자유도 보장되어 있겠지요. 하지만 어떻게 이리도 이기적일수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믿는 종교에 대해서는 눈곱만큼의 배려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이런 악담을 동반한 막가파식 전파활동이 많은 사람들의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고 오히려 기피를 하는 가장 큰 이유인 것은 미처 깨닫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입니다.

추천도 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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