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에게 바라는 초등생 딸아이의 소망
바뀐 대통령에게 초등생 딸애가 바라는 한 가지
안방구석에 마련된 아빠의 컴퓨터로 조르르 달려온 딸아이,
가끔 출력물이 있을 때면 아빠의 노트북을 빌려 쓰곤 합니다.
숙제를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하던 딸아이가 '오늘부터 대통령이 바뀐 거냐?'고 물어 오더군요.
포털사이트에 실린 박근혜 대통령 취임에 관한 내용을 보았나 봅니다.
녀석, 아빠도 관심을 갖지 않는 정치...
대충보고 말 것이지, 뚫어져라 박근혜 대통령 취임에 관한 글들을 보고 있더군요.
"아빠! 우리나라 여자 대통령은 이번이 처음이지?"
"그럼...첫 여성대통령이지..."
"그렇다면 이젠 여자들에게 함부로 못하겠군.....ㅋㅋㅋ"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리듯 내뱉는 딸아이의 한마디,
이제 어느덧 6학년, 표정만 보아도 딸아이가 농담을 하는지 진담을 하는지 알 수 있기에 그저 웃으며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쯤에서 딸아이가 진심으로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과연 어떤 것이 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새 대통령이 꼭 해줬으면 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말입니다.
잠시 고민하는 가 싶던 딸아이...
"선생님들 공부 못 한다고 창피를 안줬으면 좋겠어요!!"
처음에는 이게 무슨 소린가 했습니다.
딸아이에게 부연 설명을 듣고 보니,
얼마 전, 어린 조카가 학교에서 잔뜩 풀이 죽어 돌아와야 했던 조그마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평균이하의 성적을 받아든 아이들을 따로 모아 세워놓고는
'너희들은 다른 친구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며 점수가 나오지 않을 것을 공개적으로 질책을 한 것이었지요.
집에 돌아와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설명하는 조카의 모습을 보고는 어린나이에도 적잖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였습니다.
바로 지금, 딸아이가 그때의 일을 얘기하며..
공부 좀 못한다고 하여 친구들 앞에서 창피를 주는 일은 없었으면 하고 조그마한 소망을 얘기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제도 속에서 괜히 아이들만 고통을 받는다고 생각을 하니 낯이 뜨거워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박근혜 대통령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여성대통령이어서도 아니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어서도 아닙니다.
다만, 아직도 많은 곳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소외계층들, 날이 갈수록 빛 더미만 쌓여가는 농어촌 서민들,
그리고 학교를 가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운 우리의 아이들에게 그나나 힘을 줄 수 있는 적임자는 따로 있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부정하고 싶어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 하나, 앞으로 5년간 우리나라의 대통령은 박근혜라는 사실이지요.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면 불가피하게 차선을 선택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이 바라는 조그마한 소망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다닐 수 있는 학교,
소외계층과 서민들에게는 희망을 줄 수 있는 커다란 언덕이 되어 주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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