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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전기요금 인하, 속사정을 들여다보니

by 광제 2015.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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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인하, 속사정을 들여다보니

 

 

 

가정용 에너지 비용 중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전기요금인데요, 우리는 보통 전기요금을 절약한다는 의미에서 한 달에 300kw를 초과하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를 씁니다. 어쩌다 300kw를 초과하기도 하지만 크게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폭탄수준의 전기요금을 맞을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유는 바로 전기요금 누진제라는 제도 때문인데요, 더 적게 사용하면 좋겠지만 가능하면 300kw 이하로 사용하면 크게 부담이 안 되지만 300kw를 훌쩍 넘어 400~500kw 수준까지 올라간다면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요금이 뛰어 오르게 되어 있습니다.

 

바로 어제, 정부에서 전기요금에 대한 정책을 내놓았지요. 전기요금 체계의 누진제 단계를 일부 삭제하여 전기요금의 줄여준다는 의미에서입니다. 즉, 201kw~300kw인 3단계 요금(187.9원)과 301kw~400kw의 4단계요금(280.6원)체계가 하나로 묶어진다는 얘기입니다.

 

이렇게 되면 해당 단계의 범위는 201kw~400kw가 되는 것인데요, 이구간의 요금을 기존 3단계 요금인 187.6원으로 계산하여 부과한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영구 삭제가 아닌 올여름 7월~9월 3개월간에 한해서입니다.

 

정부의 얘기는 그럴싸합니다. 여름철 냉방기 가동에 전력량 증가로 4단계요금을 적용받아 요금폭탄을 맞는 가정이 많았는데, 이들 가정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앞서 말한 서민들, 즉 평소 전기를 절약해서 사용하는 300kw이하를 사용하는 가정에는 전혀 해당사항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요금 내렸으니 400kw까지는 안심하고 사용해라?" 자칫 생각지도 못한 지출을 불러올 수도 있으니 조심스러운 대목이기도 합니다.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위 그림은 2013년에 적용되어 지금까지 우리가 납부하고 있는 6단계별 가정용 전기요금표입니다. 자주 접해보지 않았던 분들은 표만 보고는 쉽게 이해하기 힘드실 건데요. 쉽게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먼저 전기요금에는 그림처럼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 두 가지의 요금으로 구분되어 있는 것이 보일 겁니다. 기본요금도 하나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본인이 사용한 전력량에 따라 최저 410원에서 최고 12,940원까지 6단계로 바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 전력량에 따른 요금을 합해주면 본인이 사용한 한 달 전기요금이 되는데요,

 

예를 들어 100kw이하인 95kw를 사용했다면 (100kw이하에 해당되는 기본요금410원+95kw사용에 대한 전력량요금 95*60.7=5,767원, 합하면 6,177원만 내면 되는 것이고, 사용량이 증가해서 350kw를 사용했다면 그림에서 보는바와 같이 4단계에 해당하는 요금을 내야 하는데요, 여기에 해당하는 기본요금  3,850원을 비롯하여 4단계로 요금을 적용해야합니다.

 

즉, 사용량350kw 중에서 처음 100kw에 해당하는 요금(kw당60.7원) 6,070원, 그리고 다음 100kw에 해당하는 요금(kw당125.9원) 12,590원, 그리고 다음 100kw에 해당하는 요금(kw당187.9원)18,790원, 여기까지 300kw가 적용되었구요, 그래도 본인이 사용한 전력량 중에 50kw가 남았습니다. 이 50kw는 4단계요금인 280.6원이 적용되어 14,030원이 적용됩니다.

 

지금까지를 합해보면3,850+6,070+12,590+18,790+14,030=55,330원이란 금액이 나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이번에 정부에서 내놓은 요금인하안을 내 경우에 적용했을 때 얼마나 다운될것인가를 살펴보겠는데요, 앞서도 말했듯이 이번에 한시적으로 사라지는 단계는 4단계의 요금입니다. 즉, 4단계에 해당되는 301kw~400kw 사용자라도 그 아랫단계인 3단계에 해당하는 요금만 내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다시 계산해보면 기본요금부터 3단계에 해당되어 1,600원으로 적용되고 전력량요금은 처음 100kw에 해당되는 6,070원, 다음 100kw에 해당되는 12,590원, 그리고 3,4단계가 합해졌으니 나머지 150kw는 187.9원을 적용받아 28,185원이 되는 것입니다. 합해보면 48,445원, 결국 6,885원이 인하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달에 376kw를 사용한 위 가정은 기존요금체계대로라면 62,625원을 내겠지만 할인을 적용받으면 53,330원을 내게 되어 9,295원을 절감하게됩니다.(그림의 56,760원은 공동주택의 사정상 다르게 부과될 수 있음)

 

 

이러한 방식으로 내가 사용한 전력량을 구간 별로 나눠보면 아래의 표와 같이 인하된 금액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 용 량

기 존 요 금 

인 하 요 금 

혜 택  폭 

 95kw

6,177원

 6,177원

0

150kw

13,275원

13,275원

0

 250kw

29,655원

29,655원

0

 300kw

39,050원

39,050원

0

 320kw

46,912원

42,808원

4,104원

 350kw

55,330원

48,445원

6,885원

 390kw

66,554원

55,961원

10,593원

 400kw

69,360원

57,840원

11,520원

 401kw

73,227원

63,958원

9,269원

 450kw

93,695원

84,425원

9,270원

 550kw

155,695원

146,425원

9,270원

 650kw

226,645원

217,375원

9,270원

 

위 금액은 다자녀나 5인 이상가구 또는 복지 할인요금이 적용되지 않은 일반 가정의 예를 든 것인데요, 표에서 보는바와 같이 300kw이하를 사용하는 가정은 혜택을 보는 금액이 전혀 없고, 401kw 이상 사용하는 가정은 9,270원으로 혜택 금액이 정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고, 400kw 사용자인 경우 가장 많은 혜택 폭인 11,520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301kw이상을 사용하는 가구만을 대상으로 하는 요금인하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요금인하를 적용받으려고 전기를 과다하게 사용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3~4단계를 넘어서면서 부터는 1kw만 넘어서도 누진제가 적용되어 큰 폭의 요금을 부과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에서는 이 정책을 발표하면서 647만 가구에 총 1,300억 원의 절감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는데요, 알고 보면 우리나라 전기사용 가구 수의 3분의1에 해당하는 수라는 것입니다. 결국 나머지 3분의 2는 300kw이하를 사용하는 일반서민들, 이분들은 이번 전기요금 인하대상에서도 완전히 소외된 것입니다. 누구를 위한 생색내기인지 아리송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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