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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차도를 질주하는 폐지 줍는 손수레, 아찔

by 광제 2009.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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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줍는 수레의 차도 질주, 어떡하나

자동차를 운전해서 길을 가다보면 소스라치게 놀랄 때가 정말 많습니다. 횡단보도도 없는 도로에서 갑자기 뛰어드는 어린이들, 인도를 버젓이 놔두고 차도로 다니는 노인들, 이미 날은 어두워 캄캄한 밤인데도 불구하고 전조등을 키지 않고 운행하는 자동차 등 운전자의 방어능력이라도 시험하려는 듯 아찔한 광경들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그나마 자동차끼리의 가벼운 접촉사고는 나은 편입니다. 하지만 불가항력적인 사고가 인사사고로 이어질 경우에는 운전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기도합니다.

운전자 자신이 아무리 조심하여 운전을 한다 해도 방어의 한계를 벗어나는 경우를 가끔 보게 됩니다. 가령, 가만히 신호대기중인데, 다른 차가 추돌을 하는 경우, 브레이크를 밟을 새도 없이 사람이 뛰어드는 경우도 그러합니다. 이와 비슷한 경우로 폐지 줍는 노인들을 들 수가 있습니다. 많은 운전자들에게는 부보님 같은 분들이 생계를 위해 거리에서 살아가는 모습들이라 크게 나무라는 모습들은 볼 수 없지만, 가끔씩 아찔한 광경을 접할 때면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러내리기도 합니다.


<<오토바이에 수레를 매달고 도로를 질주하는 모습과 시야확보가 어려운 땅거미가 지는 시간대에 수레끄는 위험천만 상황>> 

대부분의 노인들이 폐지를 줍는 시간대은 이른 새벽이나 늦은 오후입니다. 당연히 차량 운전자들이 눈에 잘 띠지 않는 시간대입니다. 도로의 이곳저곳 누비고 다니시는 노인들, 그나마 인도의 한정적인 공간에서 폐지를 줍는다면 다행입니다. 하지만 많은 노인들은 안전장치가 전혀 없는 자전거나 손수레를 끌고 차도의 여기저기를 누비고 다니기 때문에 주변의 상황에 대처한다는 것은 기대할 수도 없으며, 당연히 도로교통법규의 준수도 기대하기 힘듭니다.

대부분의 노인들은 인도로는 잘 다니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인도는 보도블록이 깔려있고 막히는 곳이 있어 수레의 진행을 방해하는 요소가 많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여기에 폐지를 가득 싣고 차도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다보면 무방비로 사고에 노출되어 있는 움직이는 화약고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더욱 위험한 것은 노인들이 끌고 다니는 수레는 일반수레에 국한되지 않고 불법으로 개조한 수레들이 정말 많다는 것에 있습니다.

자전거나 소형오토바이의 뒤쪽에 수레를 매달고 다니는 경우가 그런 것인데요, 이런 경우에는 손수 수레를 끌고 가는 것 보다 몇 갑절 더 위험해 보입니다. 수레를 끌 때 속도가 붙기 때문인데, 차량들이 질주하는 차도를 차량들과 같이 질주하고 어떤 경우는 중앙선을 아무렇지 않게 넘나드는 모습종종 눈에 띱니다. 이런 형편에 교통신호를 지키는 모습을 보기는 더욱 힘듭니다.

 <<수레를 매단 오토바이가 차량들과 비슷한 속도로 질주하다가 갑자기 중앙선을 너머 반대편 차선으로 뛰어드는 아찔한 광경>> 

며칠 전 모 방송에서 폐지 줍던 노인이 자동차에 치어 사망한 사건이 보도되는 것으로 봤습니다. 인도에 잠시 정차했던 트럭이 물건을 싣고 출발하면서 근처에서 폐지를 줍던 할머니를 치어 숨지게 한 사건이었습니다. 이 할머니는 어렵게 폐지를 주워 모은 돈으로 어린손자의 학비를 대온 사실이 확인되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는데요, 날씨가 쌀쌀해 지면서 추위를 이기려고 모자와 옷을 겹겹이 껴 입다보니 주변의 시야확보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루 종일 폐지를 주워봐야 몇 천원에 불과한 수입인데도 불구하고 노인들이 폐지를 주우려고 길거리로 나서는 데에는 이미 자식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노인들도 있지만 당신 스스로가 용돈을 벌어서 쓰려는 노인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쌀을 살돈이 없어서 이 짓을 한다.”고 말하는 한 할아버지의 얼굴에는 안타까움과 함께 하루하루 살아가는 모진 고충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폐지 줍는 노인과 결부된 인사사고,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기에 앞서 누구에게나 또 누구를 막론하고 불가항력적으로 닥칠 수 있는 일입니다. 가해자도 없고 피해자도 없는 안타까운 사고는 이제는 더 이상 없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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