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처음 문자로 보내본 새해인사
회사에서 제야의 종소리 행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묵은해의 마지막 날이면 언제나 정신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야합니다. 카운트다운 음향준비도 해야 하고 축포도 준비해야하고 직원들이 터트릴 풍선도 수백 개는 만들어 내야 합니다. 일 년 전 연말 행사를 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일 년이 훌쩍 지나버린 것입니다. 오전부터 쉴 새 없이 준비를 했는데도 무엇인가 빠트린 것만 같아 늘 불안하기만 합니다.
더군다나 이번 연말에는 인사를 해야 할 곳도 예년에 비해 부쩍 늘었는데 짬을 내기란 여간 힘이 드는 게 아닙니다. 잠깐의 쉬는 시간을 이용하여 전화로 새해인사도 나누고 하지만 지인들을 모두 챙기지 못하는 게 늘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런 일은 해마다 계속되어 왔기 때문에 더욱 그러합니다. 예전에는 연하장을 일일이 작성하여 보내기도 하였지만 요즘에는 연하장 보기도 하늘에 별 따기입니다. 아마도 휴대폰이 보편화되기 시작하면서 시들해 진 것 같습니다.
다행인 것은 연하장 보다 직접 목소리로 안부를 전할 수 있는 휴대폰이 상당히 매력적인 인사 수단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정갈한 손 글씨로 안부를 묻는 모습이 더 정겨워서 좋다는 분도 분명 있겠지만 말입니다. 하여 저는 웬만한 경우는 꼭 전화 통화로 새해인사와 안부를 전하곤 하지만, 문자전송으로 인사를 나누는 사람들도 주변에서 정말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은 문자를 이용하여 인사를 주고받는 광경이 참 성의 없어 보였다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요즘에는 휴대폰 버튼으로 일일이 입력하지 않고 문자전송 사이트를 이용하여 한꺼번에 보내기도 한다는데, 이 경우는 정말 가관일 정도로 성의 없는 경우로 봤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말에는 그동안 지양하고 있었던 그 방법으로 새해인사를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검색을 이용하여 모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한 후, 휴대폰에 저장된 지인들 중 보내야할 곳을 선정하여 번호를 기입하고는 한꺼번에 전송을 하였습니다. 건송 내역을 살펴보니 62명의 지인에게 새해인사를 문자로 보냈습니다. 새해인사에 대한 화답은 바로 전해집니다. 어떤 분은 전화로 직접 걸어오기도 하고 어떤 분은 문자로 답장을 보내오기도 합니다. 62명에 보내 49명의 지인에게서 화답을 받았으니 나름 엄청난 효과를 본 것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지양해 오던 문자인사를 했는데 왜 이렇게 뿌듯할까요? 그것은 예년에는 시간에 쫓겨 미처 인사를 하지 못했던 분들에게도 이번에는 비록 문자지만 안부 인사를 하게 되었다는 것에 있습니다. 문자를 이용해 보기 전에는 그 행위가 성의 없어 보였지만 막상 해보니 안하는 것 보다는 백배 낫더라는 것입니다. 요즘의 세태가 반증이라도 하듯이 많은 지인들이 익숙하게 받아들입니다.
덕분에 이번 새해인사는 예년에는 본의 아니게 바빠서 소홀히 했던 지인들에게 비록 휴대폰 문자라지만 미약한 도리라도 한 것 같아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정성이 가득 담긴 손 글씨의 연하장, 또는 생동감 넘치는 목소리를 전해주는 전화통화, 그게 힘들다면 바로 대세인 휴대폰 문자로라도 새해 덕담을 주고받는 것도 좋을듯합니다. 문자가 안 되면 이렇게 블로깅을 이용해서 인사를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파르르의 세상과만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세상과 만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애인이 파는 껌, 사주면 안된다는 아내, 이유는 (128) | 2010.01.06 |
---|---|
쓰레기 날리는 서귀포 관광미항, 낯 뜨거워 (28) | 2010.01.05 |
간사한 게 사람의 마음, 직접 겪어보니 (41) | 2009.12.30 |
여학생 꾸짖는 아저씨, 낯 뜨거웠던 이유 (132) | 2009.12.28 |
자동차 미등 때문에 도로위에서 다툰 사연 (48) | 2009.1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