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반 사람반, 새해 첫 주말, 수천 명 인파 몰려
눈이 부실정도로 하얗게 내려앉은 눈꽃, 경인년 새해 아침 엄청난 인파가 몰린 한라산의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새해 첫날에 한라산 정상에서 해돋이를 보려고 준비를 하였으나 여의치 시간이 여의치 않아 결국 해안도로를 찾았는데, 새해 첫날부터 상황이 어긋나 버렸습니다. 성산일출봉이나 해안도로는 구름 때문에 아쉬운 첫날 아침을 맞았지만, 한라산 정상에서는 장엄한 일출이 솟아 오른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새해 첫날에 한라산 해돋이를 위하여 정상을 찾은 등반객은 약 500여명, 첫날 0시부터 성판악 코스와 관음사 코스를 이용하여 정상으로 오름 등반객들은 장엄한 일출에 환호하며 새해 소망을 빌기도 했는데, 바로 어제 한라산이 맞는 새해 첫 주말에는 전국에서 많은 등산 애호가들과 관광객들, 그리고 도민들이 경인년 새해의 첫 소망을 담기 위해 한라산 정상으로 모여들었습니다.
시내에서 보는 한라산은 이미 순백으로 뒤덮혀 있어 흡사 소금을 뿌려 놓은듯합니다. 아침 일찍 챙겨 집을 나선 후, 성판악행 시외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성판악 주차장을 500여 미터 남겨놓은 지점에 이르러 손님을 가득태운 시외버스는 그만 그 자리에 멈춰서고 말았습니다. 휴일이면 주차난에 매번 홍역을 치르는 성판악 인근 도로가 마비된 것으로 보입니다.
성판악 코스 입구의 5.16도로는 이미 주차장으로 변해 버렸습니다. 양쪽 차선이 등반객이 타고 온 차량과 관광버스로 빽빽이 들어차 오토바이 한 대도 지나갈 수 없을 정도로 길이 막혀버린 것입니다. 많은 등반객들은 차에서 내려 대형버스의 사이로 곡예하 듯 500여 미터를 걸어 성판악으로 향해야 했을 정도입니다.
성판악 주차장에 인파와 차량이 뒤엉킨 모습
대체 얼마나 많은 인파가 몰렸을까요? 그동안 수없이 한라산을 다녔지만 이번처럼 인파가 대거 몰린 것은 처음 접합니다. 하긴 수학여행 철이면 이보다도 더 많은 인파가 몰린다는데, 인파로 체증을 앓은 한라산의 모습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단단히 각오를 해야 할듯합니다. 적설기에 눈이 쌓인 등반로는 한사람이 다닐 정도로 좁을 것이 뻔하고, 많은 인파로 인하여 중간 통제소인 진달래밭 대피소에 12시 이전까지 갈수나 있을 런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성판악코스는 동절기에는 12시가 되면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정상으로 향할 수 없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등반객 행렬
삼나무밭 지대를 통과하는 행렬
동화같은 설원위에 한줄로 늘어선 등반객 행렬
예상은 그대로 맞아들어 초입부터 병목현상으로 몰리기 시작하더니 좀처럼 앞으로 나갈 수가 없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늘어선 등반객들, 가다 서기도 수도 없이 반복되고 평소 같으면 2시간 30분이면 도착할 진달래밭까지의 소요시간이 3시간을 훌쩍 넘겨 버렸습니다. 너무 늦어 버린 시간, 지체할 겨를도 없이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고는 부랴부랴 길을 재촉합니다. 진달래밭에서 백록담이 있는 정상까지도 인파로 인한 체증은 더욱 심합니다. 하산하는 등반객까지 겹치는 바람에 오히려 더 지체되어 버린 것입니다.
하지만 지체되는 여정에 비해 등반객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밝았습니다. 새해 소망의 의미를 안고 오르는 한라산이라 그런지 아니면 눈앞에 펼쳐진 장관의 눈꽃에 사로잡힌 것인지 모르지만 극심하게 지체되는 발길에도 누구한사람 짜증내지 않고 줄을 서서 묵묵히 한라산을 오릅니다.
눈꽃 터널을 통과하는 모습
밧줄을 매어 놓은 듯한 정상능선의 인파
해발 1800미터에서 바라본 오름군락
장관을 연출하는 한라산의 눈꽃에 감탄하기 시작하는 지점은 진달래밭을 지나면서 부터입니다. 약 1시간을 걸어 해발 1800미터 지점에 이르러서는 급기야 감탄이 탄성과 환호로 바뀌기 시작합니다. 파란하늘에 무료 슬롯 사이트도의 오름 군락들까지 한눈에 조망되는 시원스런 시야가 뚫렸고, 거기에 눈꽃으로 치장을 한 구상나무숲, 그리고 흡사 히말라야를 연상케 하는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은 까무러치지 않은 게 다행일 정도로 환상적인 비경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능선을 오르는 등반객
끝이 보이지 않는 행렬
정상에 모여든 인파
정상에 모여든 인파
운무에 갖혀 있던 백록담이 이내 모습을 드러내자 환호하는 등반객들
운무에 쌓여 있다가 서서히 걷히는 백록담
전후좌우로 펼쳐진 환상적인 설경은 성판악 코스 중에서 가장 가파르다는 마지막 능선에서의 힘든 것도 잊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흡사 밧줄을 매어놓은 듯한 그림을 연출하는 등반객들의 행렬, 이 마지막 능선을 올라서면 새해의 첫 소망을 담고 터트리는 환호에 한라산 정상이 떠들썩합니다. 발 디딜 틈조차 없이 인파로 들어찬 정상부근은 얼마나 많은 인파가 몰렸는지 조차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하산길에도 변함없이 길게 이어진 발길
관음사 코스에 펼쳐진 설경들
관음사 코스에 펼쳐진 설경들
관음사 코스에 펼쳐진 설경들
관음사 코스에 펼쳐진 설경들
아주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발길은 다시 관음사 코스로 향합니다. 관음사 코스의 북사면과 용진각 계곡, 그리고 장구목 능선에 펼쳐진 설경은 성판악 코스의 설경과 또 다른 멋을 선사합니다. 이곳에 서면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자연의 위대함을 몸으로 느끼는 곳이기도 합니다.
북사면을 내려오는 등반객들
빙판으로 왕관봉 정상에서 발이 묶여 움직이지 못하는 등반객들
하산하는 등반로 도한 체증은 마찬가지입니다. 북사면을 내려선 후 다시 왕관봉 정상에서 용진각 계곡에 이르는 구간은 가장 지체되기도 하였습니다. 왕관봉 지역은 한라산의 등반로 중에서 가장 험하기로 유명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얼핏 45도 이상 되는 듯한 가파른 오르막, 여기에 눈이 내려 빙판으로 바뀌다 보니 여기저기서 미끌려 넘어지는 사고들이 속출합니다. 겨울 등산장비인 아이젠을 착용했지만 속수무책, 거북이걸음으로 하산하다 보니 어쩌면 지체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용진각 계곡 구름다리
삼각봉
등반객 지체 현상은 용진각 계곡을 너머 삼각봉에 이르러서야 조금 안정을 찾았습니다. 관음사에 도착하니 오늘 등반에 소요된 시간이 무려 8시간입니다. 아마 지금까지 이렇게 많은 시간이 소요된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까무러칠 것 같은 아름다운 설경과 그에 못지않은 원색의 등반객 물결, 새해 첫 한라산의 표정으로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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