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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한라산

은빛 설국으로 변해 버린 환상적인 한라산

by 광제 2010.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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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정취와 은빛 겨울이 공존하는 한라산

애초에 한라산의 올가을 단풍절정기가 다음달 9일이었습니다. 아직 시일이 많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을단풍이 채 색동옷을 갈아입기도 전에 기습한파가 닥쳐 더더욱 신비로운 세상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오색으로 물들어가는 단풍위에 은빛 눈꽃이 활짝 피어 10월에 보기 힘든 장관을 연출했기 때문입니다.


단풍절정기에 등산 포인트를 맞추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들려온 한라산의 첫눈소식, 실로 오랜만에 겨울장비를 꺼내들고 한라산의 영실로 향했습니다. 기습한파는 말 그대로 화끈한 추위를 몰고 왔습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온몸으로 엄습하는 강추위, 완전히 다른 세상에 온듯한 기분입니다.






겨울채비를 하지 않은 일부 등산객들은 추위에 견디다 못해 서둘러 발길을 돌리고, 시기적으로는 가을의 정취가 묻어나야할 등반로에는 이미 강한 바람에 앙상한 가지들만 남아있습니다. 어른들도 제대로 서 있을 수 없는 강한 바람에 오색 단풍잎들이 모두 날아가 버린 것입니다.



등반로에 접어든지 30여분, 영실기암의 절벽위에는 환상적인 눈꽃이 내려앉아 있습니다. 상고대입니다. 물방울을 잔득 머금은 안개구름이 급속히 떨어진 기온과 바람으로 인하여 하얗게 얼어붙은 것입니다. 어제 한라산의 은빛 상고대는 해발 1500 고지 이상부터 만들어져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 냈습니다.




잿빛 구름 사이로 햇살이 비춰 신비로운 광경을 연출합니다.

가을과 겨울이 공존하는 풍경, 확연히 드러납니다.



가을 야생화 쑥부쟁이도 느닷없는 추위에 바위틈으로 몸을 숨긴 모습입니다.


해발 1400m에서부터 1700m까지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특징을 가진 영실 기암절벽의 능선에는 아래쪽에는 물감을 풀어 놓은 듯한 가을의 총천연색이 펼쳐지고, 위쪽에는 한겨울의 은빛 눈꽃이 그림처럼 감싸고 있어, 가을과 겨울이 한 공간에 공존하는 신기한 풍경을 만들어 내기도 하였습니다.







해발1600m를 올라서면서 부터는 온 세상이 하얀 솜사탕을 뿌려 놓은듯합니다. 탄성으로 벌어진 입이 다물어 질 줄을 모릅니다. 이런 은빛세상은 한라산의 대평원 선작지왓을 넘어 해발 1700m에 위치한 윗세 산장까지 그림같이 펼쳐집니다. 살을 에는 강한 바람이 쉼 없이 얼굴을 때려도 펼쳐진 비경 탓에 전혀 추위를 느낄 수 없었습니다.







한라산의 해발1700 윗세산장에는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영하4.7도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아직 절정기의 가을단풍도 보기 전에 찾아온 한라산의 겨울, 한라산의 설경은 하루 이틀 더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같은 기습한파로 인하여 올가을 한라산의 명품 단풍은 아쉽게도 볼 수 없을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하산길에 만난 선작지왓의 그림같은 풍경, 잿빛구름이 하늘을 열어준 시간은 불과 30초였습니다.


오백장군을 하얗게 뒤덮고 있는 상고대

미처 색동옷을 갈아입기도 전인 단풍나무의 뒤로 기암절벽위에 내린 하얀 눈꽃이 이색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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