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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지혜

딸애가 알려준 생활 팁, 지우개의 재발견

by 광제 2011.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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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펜으로 잘 써지지 않는 글씨는 이렇게


황사가 온다지만 포근한 주말이 될 것 같네요.
주말이라 딸애에게 배운 간단한 팁 하나 알려 드리려고 합니다.

엄마와 아빠가 맞벌이를 하는 바람에 저희 부부가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맡아 키우는 조카 녀석이 있답니다.
녀석이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여 의젓한 학생이 되었는데, 가뜩이나 덩치도 작은 녀석이 자신의 몸집만 한 가방을 메고 학교에 다니는 모습이 얼마나 기특하기 이를 데가 없습니다.

어제는 학교에서 1학년 교과서를 받아왔더군요.
무려 10권이나 되는 무거운 교과서를 가방 하나에 다 집어넣고 어떻게 왔는지, 어른인 제가 들어봤는데 얼마나 무겁던지요.
낑낑대며 현관을 들어서는 녀석으로 보니 무겁다기 보다는 얼른 자랑을 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나 보더군요.
어쩌다 보니 녀석의 엄마아빠보다, 제가 먼저 책을 받아들게 되었네요.

생애 처음으로 받아 온 교과서에 그럴싸하게 이름이라도 적어줘야 할듯합니다.
비록 예쁜 글씨체는 아니지만 괜히 녀석을 위해 써주고 싶어집니다.
집안에 유성펜을 찾았더니 다행히 하나가 있더군요.
잘 지워지지 않은 네임펜이라고 부르는 바로 그것입니다.

 

 그런데 이 유성펜을 쓰다보면 가끔은 잘 써지지 않을 때가 있더군요.
바로 강한 코팅이 되어 있어 번지르한 부분에는 정말 유성펜의 잉크가 스며들지 않고 수성펜처럼 그냥 벗겨지는 경우를 간혹 경험합니다.
조카 녀석이 받아 온 책 표지를 보니 은근 번지르한 코팅이 되어 있더군요.


 책의 표면이 번지르하다고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살짝 글씨를 써보니 아니나 다를까, 낌새가 이상합니다.


 휴지로 슬쩍 문질러보니, 글씨가 그대로 벗겨져 버리며 휴지에는 시커멓게 잉크가 묻어서 나옵니다.

어떻게 할까하고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저의 딸애가 이 모습을 놓치지 않고 본 것입니다.

"아빠 그거 지우개로 문지르고 난 후에 쓰면 되는데..."

헛..지우개로? 처음 듣는 얘기지만 해보고 나쁠 건 없지요.

어른들이 모르는 생활의지혜, 가끔은 어린애들이 더 잘알고 있는 경우도 허다하기에 그렇습니다.
학교에선 많은 애들이 이렇게 한다며 딸애가 알려주는 방법대로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우선은 보여드리기 위해 그냥 코팅된 부분에 글씨를 쓴 후, 휴지로 지웠더니 어느 정도는 지워지는데 말끔하게 지워지지는 않더군요.
남아있는 글씨도 지우개로 슬쩟 문질러주니 아주 말끔하게 지워집니다.
지우개가 연필만 지우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답니다.


 애들이 학교에서 사용하는 지우개 하나만 있으면 모든게 해결입니다.
글씨를 쓰고자 하는 곳을 위 그림처럼 눈으로 대충 정하고 슥삭슥삭 문질러주기만 하면 됩니다.


 툭툭 털어내고 그 위에 유성펜으로 글씨를 쓰면 정말 신기하게 잉크가 먹혀들어가더군요.
휴지를 대고 문질러 봐도 잉크는 그대로입니다.
대체 왜 이럴까 인터넷 검색을 해봐도 비슷한 사례를 찾을 수는 없더군요.

번지르하게 코팅된 부분이 지우개로 문지르면서 그 코팅 효과가 완화되는 게 아닌가 정도 쉽게 생각해볼 수 있더군요.
나중에는 책 표지 뿐만이 아니고 다른 곳에도 한번 응용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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