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가지가 넘는 빼빼로 상품들.
과잉홍보에 눈살 찌푸리는 사람들도...
밀레니엄 빼빼로 데이라고 하는 11일을 하루 앞두고 있습니다.
제가 사는 주변의 대형마트 두 곳을 직접 보고 왔습니다. 제과코너에 들어서자마자 오색의 풍선들과 이벤트 문구들이 천정에 걸려 있는 모습. 어느 초등학교의 운동회를 방불케 합니다.
광고 문구에는 하나같이 2011년 11월 11일, 1이 여섯 번이나 겹치는 행운의 날.
천년 만에 만날 수 있는 밀레니엄 빼빼로 데이라고 열을 올리면서 사람들의 시선은 온통 제과코너로 향해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다양한 빼빼로 상품들을 진열해 놓은 곳에는 3~4명의 직원들을 집중 배치하여 지나가는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려고 무던히 애를 쓰는 모습입니다.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일라 치면 가까이 접근하여 더욱더 상품홍보에 열을 올리는 광경이 계속하여 연출됩니다. 과잉홍보를 보다 못한 일부 사람들은 눈살을 찌푸리기도 합니다.
대형마트들이 제과업체들과 함께 빼빼로 판매에 얼마나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통계로 보면 빼빼로 제품의 일 년 매출의 절반 정도는 빼빼로 데이를 전후로 달성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올해는 밀레니엄 빼빼로 데이라는 홍보 전략을 내세워 예년보다 10%이상 팔려나갈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5만 원대의 입술상품과 3만 원대의 하트상품
판매수법도 가지가지입니다.
조그마한 포장의 빼빼로 상품을 이용하여 입술모양, 하트모양, 꽃모양 등을 만들어 최고 5만 원대의 가격표를 붙여 놓은 것도 볼 수 있습니다.
몇 백 원에 불과한 제품들을 묶음으로 구성하여 웬만한 제품은 2만원을 훌쩍 넘겨 버리더군요.
거대한 빼빼로입니다.
보통 700원~1,000원 하는 빼빼로를 36개 들이로 포장하여 판매를 하는 모습입니다.
밀레니엄에 걸맞게 포장지만도 1미터에 가깝습니다.
수많은 제과업체들이 내놓은 빼빼로 상품들이 배곡하게 진열되어 있는 모습니다.
모양, 종류, 포장지도 다양한 빼빼로 상품들.
대략 눈짐작으로 세어보니 50가지가 넘는 상품들이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시선을 빼앗아 구매욕을 자극하기 위한 시도로 보여 집니다.
아이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인형과 장난감 등에 빼빼로를 끼워 넣어 만원을 훌쩍 넘긴 상품도 여러 가지가 눈에 띱니다. 세상물정 모르는 아이들이 보면 사달라고 조를 것이 뻔합니다.
그냥 지나치면 아이들이 섭섭해 할 것 같아 몇 백 원 하는 빼빼로 두 개를 집어넣었더니, 아내가 장바구니에서 도로 빼내버립니다. 상술이 너무 얄밉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럴싸한 홍보문구
2011년 11월11일.
제과업체들은 1이 6번 반복돼 1천년에 딱 한 번 돌아오며, 평생에 한번 있는 ‘밀레니엄 빼빼로데이’라고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1백년 후에는 1이 7번 반복되는 날이 찾아옵니다. 그때는 과연 어떤 문구로 소비자들을 현혹할지 모르겠습니다.
과거 같으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의 대박성적을 기원하며 등장했던 엿, 찹쌀떡 등은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빼빼로 상품 때문에 완전히 자취를 감춰버린 모습입니다.
며칠 전에는 올해 11월11일 때문에 때 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는 산부인과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태어날 아기의 주민번호를 111111번으로 받기위해 1이 여섯 번 겹치는 날인 11일에 제왕절개를 예약한 산모들이 갑자기 늘었기 때문입니다.
특별한 날이라며 억지로 의미를 부여하여 판매 전략으로 이용하는 제과업체나 이런 분위기에 흡수되어 편승하는 사람들. 더욱이 아기들의 건강에는 자연적인 출산이 무엇보다 중요한데도, 이를 무시하고 수술까지도 마다않는 산모들을 보니 씁쓸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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