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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잠꾸러기 남편을 둔 아내의 빵 터지는 센스

by 광제 2011.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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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꺼내 놓으라 했더니-

야근이 있는 날, 집에 돌아와 씻고 나면 대충 새벽 5시경.

최소 9~10시까지는 눈을 붙여줘야만 피곤이 좀 가시지요.
또 다른 하루는 이때부터 시작이 된답니다.

아내는 한결같이 남편이 눈뜨기를 기다렸다가 점심을 차려주곤 합니다.

가끔은 동네 분식집에 가서 간단한 외식으로 때우기도 하지요.
늘 이렇게 신경을 써주는 아내가 있어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며칠 전에는 제가 매우 고단했었나봅니다.

아침 10시가 다 되도록 잠에서 깨질 않았던 게지요.

긴한 볼일이 있어 밖에 나가봐야 했던 아내.

남편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후딱 점심을 차려주고 나가려 했었나봅니다.
이제나 일어날까 저제나 일어날까.

기다리다 못한 아내가 잠자는 저를 흔들어 깨운 것이지요.

하지만 몸은 천근만근, 아내는 나가봐야 한다고 조바심을 냅니다.

아내가 차려주는 밥상도 받기 귀찮을 정도로 잠이 좋다면야
끼니는 스스로 해결해야 함이 마땅하지요.

집에 라면 사다놓은 것 있냐고 물어보니, 찬장 속에 있답니다.

그러면 '나갈 때 꺼내놓고 가라'고 하고는 마저 잠을 청했답니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잠에서 깨어 정신을 차리고 라면이라도 끓여 먹으려고 주방으로 가보니...


헉~!!!
라면을 꺼내놓고 나가라 했더니...
세상에.......

라면을 진짜로 꺼내놓았습니다.

오호, 먼지 앉지 말라고 봉지를 살짝 덮어주는 센스하며...

웃게 해주려고 일부러 이런 것일까요?

그보다는....
점심도 차려주지 못하고 나가게 되어 미안해하는 아내의 조그마한 배려 정도로 받아주고 싶네요.



라면만 꺼내놓은 것이 아니네요.

제가 라면을 끓일 때 꼭 사용하는 찌그러진 양은 냄비에 스프까지 미리 까놓았네요.

흠...

이제 물만 붓고 끓여주면 되겠군요.


제가 좋아하는 양은냄비입니다.

예전에 초등생 딸애가 찌그러뜨린 것입니다.


양은냄비에 라면 먹을 때는 뚜껑에 받아먹는 것이 최고로 맛있답니다.

고등학교3년 동안 자취할 때 늘 이렇게 먹었거든요.

날씨가 많이 춥습니다.

행복하고 웃는 주말되시기 바랍니다.

추천도 꾸욱~! 아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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