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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돈을 물 쓰듯 하던 월급쟁이, 오랜만에 만났더니

by 광제 2012.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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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친구 짠돌이로 변해버린 이유

돈 없이는 단 하루도 못살 것 같은 세상이지요.

십 수 년 전, 백만 원 대의 월급을 받을 때나 지금 3백만 원대의 월급을 받을 때나 나아진 것은 그리 많아 보이진 않습니다. 물가의 영향도 없잖아 있겠지만 사람들의 씀씀이가 환경을 따라간다고 하였습니다. 많이 벌면 많이 쓰게 되고 적게 벌면 그런 데로 맞춰서 살아가게 되는 것이지요.

두 명의 자녀와 아내, 많지도 않은 월급으로 살면서도 친구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많은 녀석이었습니다. 어디 가서 술을 먹더라도 다른 친구가 계산하는 꼴을 못 보는 성격이었지요. 주머니에 현찰이 없으면 카드를 긁어서라도 자신이 해결해야 직성이 풀리는 녀석, 친구들 사이에선 멋진 놈으로 통했습니다.

하지만 나쁘게 말하면 돈을 물 쓰듯 하는 녀석이었지요. 그래서 그런지 생활은 좀체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질 않았습니다. 늘 하는 소리라고는 쥐꼬리 만한 월급이라 저축할 여유도 없다고 하면서도 쓰고 다니는 것은 잘나가는 사업체 하나쯤은 가진 한량처럼 행세를 하고 다녔습니다.

이랬던 녀석을 얼마 전에 길거리에서 만났습니다.

트럭을 몰고 가다가 나를 발견하고는 가던 길을 멈춘 것이었지요. 근처에 찻집이 없어 하는 수 없이 편의점에 들어갔습니다. 음료수라고 한 개씩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었지요.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하나씩 꺼내들고는 아무런 생각 없이 저의 지갑을 열어 계산을 마쳤습니다. 이때만 해도 녀석이 한때 돈을 물 쓰듯 하던 그 친구였다는 걸 의식하지 못했었는데, 잠시 후, 살아온 이야기를 하던 와중에 이친구가 바로 그 녀석이란 것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알고난후 더욱 놀란 것은 녀석의 지갑을 보고난 뒤였습니다. 늘 두툼하게 들고 다녔던 지갑은 몰라보게 얇아졌고 실제로 지갑 속에는 만 원짜리 두 장이 전부였기 때문입니다. "내가 사야하는데 못 사서 미안하다."며 다음에는 꼭 자기가 사겠다고 말하는 투를 보니, 완전 우리가 평상시 보아오던 짠돌이 그 자체였습니다.



왜 이렇게 변한 것일까요.
살림살이가 예전보다 못한 것일까요? 전혀 아니었습니다. 정반대였습니다.
트럭을 끌고 다니면서 조그마한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월급쟁이하면서 받았던 3~4천의 연봉에 비해 두 배가 넘는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더군요.

정답은 이 녀석의 입을 통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장사를 하다 보니, 단돈 만원의 가치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뜬 것이었습니다. 만원을 남기려면 얼마만큼의 물건을 팔아야 하는지를 알고 나서 부터는 돈을 쓸 수 없겠더라는 것입니다. 한 달간 일해 목돈으로 돈을 만지던 월급쟁이와는 완전히 다른 돈의 가치를 깨달은 것이었지요.

툭하면 즐기던 가족들끼리 외식은 물론 모든 씀씀이를 장사의 손익구조와 같이 놓고 비교하다보니 생활패턴은 자기도 모르게 바뀌어 가더란 것입니다. 돈 귀한 줄 모르고 써댔던 월급쟁이 시절이 왜 그리 한심해 보이는지 모르겠다는 친구.

이 친구의 경우를 보니, 돈을 가진 사람이 더 짜다는 소리가 그냥 나온 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가 있겠더군요. 월급쟁이는 평생월급쟁이로 늙어 간다고 했던가요? 그래서 그런지 나 자신이 왠지 부끄러워 보입니다.

추천은 또 하나의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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