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몰리는 맛집, 음식포장 안해주는 진짜 이유
여름철 별미를 찾아 서귀포 시내의 소문난 맛집을 찾았습니다. 이집은 이미 전국적으로 소문난 맛집으로 피크시간 때에는 자리를 잡지 못해 기다려야 할 정도로 손님이 붐비는 집입니다. 이미 공중파 3사에서 수차례 소개되었던 화려한 이력의 맛집인데요, 주 메뉴가 무료 슬롯 사이트도 특산인 '자리물회'와 '한치물회'입니다. 다른 메뉴도 있지만 거의 90%이상의 손님들은 이 두 가지 메뉴만 선택할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처가에 들러 장모님과 장인어른을 모시고 시원한 물회를 대접해 드리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장인어른은 몸이 조금 불편하시기도 하고 별 생각이 없으시다고 하여 모시지를 못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장인어른은 댁에 계시고 나머지 식구들만 식당으로 이동했습니다. 이곳에서 언짢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예상도 못한 채 말입니다.
장맛철이고 주중이라 평소에는 붐비던 식당이 비교적 한산하였습니다. 손님들이 많이 붐빌 때는 이 곳의 직원들도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정도로 바쁘기 때문에 철저한 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대개의 손님들이 이런 점을 다들 이해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심각한 실수만 아니면 그러려니 하는 편입니다. 자리에 앉아 여자식구들은 한치물회를, 남자들은 자리물회를 시켰습니다.
역시 언제 먹어도 맛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신선함이 느껴지는 자리돔의 오독오독 씹히는 맛에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의 톡 쏘는 맛이 일품입니다. 더군다나 장맛철의 습한 날씨에 쌓였던 갈증이 이내 사라집니다. 정신없이 먹고 있으려니 문득 장인어른이 생각납니다. 워낙에 약주를 즐겨 드시니 시원한 자리물회에 약주한잔 하시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니, 음식을 조금 싸가지고 가야겠습니다.
직원 한분을 불러 일인분만 포장을 해달라고 부탁을 하였습니다.
"포장은 안됩니다." 퉁명스럽고 간결한 직원의 대답이었습니다.
"왜 안되죠?"
"저희 집은 포장을 해주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원칙이라...흠...다시 한번 집에 혼자 계시는 분이 계시다고 사정을 얘기하고 부탁을 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단호했습니다. 혹시나 해서 먹다 남은 것은 싸갈 수 있는지 다시 한번 물어봤습니다. 그것도 안된답니다.
포장을 해줄 수 없다는데, 강제로 어떡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식당을 나서면서도 기분은 개운치가 않습니다. 왠지 손해 보는 기분입니다. 식당은 음식이라는 물건을 손님에게 파는 것이고 손님은 음식을 제공받는 곳이 바로 식당인데, 꼭 이 자리에서 먹어야만 하고 포장은 해줄 수 없다는 게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하물며 본인이 먹다 남은 음식까지도 싸갈 수 없다는 건 더욱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
이 식당뿐만이 아니고 다른 식당에서도 간혹 이런 경우를 본적은 있습니다. 그럼 왜 이렇게 포장을 해주지 않는 걸까요? 혹자는 '포장불가'의 원칙은 맛집 특유의 요리 노하우를 들키지 않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완성된 요리를 들고 나가, 재료를 분석하여 흡사한 요리로 재생산되는 것을 방하기 위함이라는데요, 이 부분마저도 필자는 이해하기 힘듭니다.
맛집에서 자기들만의 요리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건 박수를 보내야할 일입니다. 오랜 기간에 걸쳐 대단한 열정이 만들어낸 고유의 비법은 존중받아야 하고 또한 그 비법을 끝까지 지키려고 하는 의지까지도 존중합니다. 하지만 음식이 반출을 막아야만 그 비법이 지켜지는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그리고 명심해야 할 것은 비법을 캐려고 마음먹은 사람이 과연 포장이 안 된다고 해서 이 음식을 가져가지 못할까요? 얼마든지 마음만 먹으면 비닐봉지를 이용하여 가져갈 수 있을 겁니다.
여러 맛집 중에는 포장을 정성껏 해주는 집이 많습니다. 손님에 대한 서비스이기도 하고 나름대로의 자신감도 깃들어 있다고 봅니다. 음식이 반출된다고 하여 자기만의 비법이 노출된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고유의 비법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아닐런지요. 손님 또한 음식값을 지불한 이상 그 음식에 대한 권한은 이미 손님에게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일부 맛집의 '포장불가원칙' 여러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세상과 만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건물 앞에 늘어선 유모차들의 진풍경, 대체 왜 (13) | 2012.07.15 |
---|---|
6천만 원 빌려준다는 문자에 직접 연락해 보니 (27) | 2012.07.06 |
식당 종업원을 하인 다루듯 하는 손님들, 난감한 호칭 어떡하나 (21) | 2012.06.28 |
피서객에게 모텔에서 묵으라고 했더니, 하는 말 (31) | 2012.06.22 |
우연히 뜯어본 커피자판기, 찌든 때에 기절초풍 (13) | 2012.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