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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일본여행, 적응하기 힘들었던 일본풍습 세가지

by 광제 2013.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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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인 내가 적응하기 힘들었던 일본인 습관

신주쿠에서 하라주쿠로 향하는 전철 안, 해외 로딩을 하고 난 후, 처음으로 한국에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대체적으로 한국에 비해서는 기지국 상태가 취약해 보였던 일본이었는데,
지하철 안이지만 간혹 전파의 상태가 순조로울 때도 있더군요. 국제요금이라 받지 않을까 하다가 중요한 전화인 것 같아 받았는데,
1분 남짓 통화를 했을까. 나중에 통화를 하자며 서둘러 끊어야만 했었습니다.

IT강국은 한국, IT매너는 일본

요금이 두려워서는 아니었구요, 그 누군가가 시끄럽게 통화를 한다고 눈총을 주어서도 절대로 아니었습니다.
치익~! 철커덕 철커덕.....사람들이 붐비는 전철 안이었지만 들리는 것은 오로지 열차가 굴러가는 소리뿐,
열차에 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명상에 잠긴 듯, 조용히 자기만의 시간을 갖고 있는데,
그 틈에서 소음을 내고 있는 나 자신이 부끄러웠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지하철에는 시민들이 지켜야할 기본적인 에티켓들이 적혀있다.  휴대폰소음금지, 선반위 가방 적재금지, 좌석침범금지 등 철저하게 지켜진다.

국영과 민영, 상당히 많은 지하철들이 톱니바퀴 물린 듯 자연스럽게 운행되는 일본의 지하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혼잡함 속에서도 일본인들 사이에선 암묵적으로 지켜지고 있던 것이 있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노약자석이라고 할 수 있는 우선석 근처에서는 공식적으로 휴대폰 소음을 금지하고 있었지만
이외의 공간에서도 휴대폰 소음을 내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는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대다수의 한국 사람들도 이제는 일본사람 못지않게 선진국형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일부의 사람들은 아직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나 남의 시선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저 나 혼자만 편하면 된다는 식이지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소음에 짜증을 내어도 관심 밖,
이와는 다르게 소음을 내어도 눈길이나 짜증한번 내지 않는 일본사람들이 한편으론 무섭단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어린자식 앞에서도 담배를 피워대는 일본사람들

하키하바라 거리에 있는 일본의 유명 맛집에서 스시를 먹고 나올 때였습니다.
아내가 화들짝 놀라 저길 보라며 눈짓을 합니다.
눈길이 머문 곳에는 부부로 보이는 성인 남녀 두 사람과 그 앞에 초등학생도 안돼 보이는 조그마한 어린아이가 서 있었습니다.
딱 봐도 한 가족임을 직감할 수 있는 광경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린 자식을 무릎 앞에 두고는 부부가 나란히 담배를 피워 물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아이들 앞에서 담배피는 부모를 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흡연자의 권리라고 보기에는 익숙치 않다. 

놀란 것이 이뿐만이 아니었지요.
아이들을 데리고 유명브랜드의 패스트푸드점에 들렀을 때였습니다.
그냥 들고 가면서 먹을까 하다가 날씨가 추운관계로 안에서 먹고 가자며 실내에 자리를 잡고 앉으려고 할 때였습니다.
어디선가 불쾌한 냄새가 후각을 자극하는 것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실내 한쪽에서 많은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던 것입니다.
알고 보니 이 매장에서는 흡연석과 금연석이 분리되어 있어, 흡연석에서는 얼마든지 담배를 피워도 된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좁은 공간에서 그 공기가 다 어디로 가겠습니까.
한국에서는 이미 십 수 년 전에 사라진 풍경,
익숙하지 않은 풍경은 둘째 치고 아이들을 동반하고 있어서 서둘러 매장을 나와야만 했습니다.

이번 일본여행에서 놀라우면서도 가장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것이 바로 흡연문화였습니다.
그 나라에 가면 그 나라의 법을 따르라고 했지요. 따지자면 그다지 뭐라 할 사안은 못되지만
최근 들어 금연 열풍과 더불어 흡연자가 외면 받는 환경이 되어 버린 우리나라와 비교를 해보니
오히려 더 후진국적인 풍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더욱이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어린아이를 앞에 두고 피워대는 무분별한 흡연은 도저히 이해하기가 힘들더군요.

에스컬레이터에서의 남을 위한 조그마한 배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았지만 아주 짧은 시간에 녹아든 풍습은 바로 에스컬레이터문화였습니다.
처음 몇 번은 아차하면서 이내 몸을 움츠렸지만,
한국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풍경 중에 하나가 바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할 때 한쪽으로 몸을 붙이는 일이었습니다.
계단을 오르는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설치된 에스컬레이터,
기계가 움직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느릴 수밖에 없는데, 바삐 움직여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한쪽 공간을 비워두는 것입니다.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닌데 잘 지켜지고 있는 일본의 에스컬레이터 좌측통행(좌), 비교되는 한국의 에스컬레이터(우) 

일본은 한국에 비해 유난히 에스컬레이터가 많이 설치되어 있더군요.
지하철 역사는 물론이고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대형 쇼핑몰에 가면 너무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에스컬레이터입니다.
생활 깊숙이 자리를 잡고 있어서 그런 것일까요.
보는 사람이 있던지 없던지, 인파가 몰리는 정도에 상관없이 일본사람들은 에스컬레이터에 몸을 실으면 습관적으로 왼쪽으로 붙습니다.
오른쪽 공간이 텅 비어 있어도 누구하나 그 공간을 차지하고 서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철저하게 걸어 올라가는 사람을 위한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도쿄 나리타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
한국 공항에 내리자마자 만난 것이 바로 에스컬레이터인데, 오르자마자 습관적으로 왼쪽으로 몸이 움직여지더군요.
비록 며칠 동안이었지만 나름 몸에 익숙해졌다고 볼 수 있는 반사적인 행동 탓입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비워 두었던 오른쪽 공간을 다른 사람이 어느새 차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곳은 일본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이제 곧 이 문화에 익숙해지겠지요.

덧붙여 또 하나 거론하자면 일본사람들은 줄을 서는 문화가 아주 발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어딜 가나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일본의 도심지,
장난감의 태엽을 감았다 풀었다를 반복하는 것 같은 시부야 육거리에서 본 질서정연한 모습은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있고 없고에 상관없이 길거리 포장마차 같은 곳일지라도
습관적으로 앞사람의 꽁무니에 붙어 서야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일본사람들,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지만 어딘가 모르게 많이 달라 보이는 풍습입니다.

추천은 또 하나의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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