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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일본여행, 일왕 탄생일에 가본 메이지신궁 표정

by 광제 2013.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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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 일왕 탄생일에 가본 메이지신궁 표정


이번에 일본여행을 가면서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곳이기도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한 여행이라 개인적으로 그동안 모르고 있던 일본의 문화를 직접 몸으로 체험하고
배울 점이 있다면 익혀두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보지만 일본인들이 신성시하고 받드는 사당에서
우리의 아이들이 보고 배울 점은 전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라주쿠역을 빠져나와 오른쪽 모퉁이를 돌아서니 신궁교라고 쓰여 있는 약간은 고풍스러운 다리하나가 시선을 끌더군요.
알고 보니 이 다리를 건너면 곧바로 메이지 신궁(明治神宮, 명치신궁)으로 향하는 길이었습니다.



메이지신궁은 일본 근대화에 큰 영향을 끼친 메이지 일왕 부부의 덕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신사입니다.
 메이지 일왕은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A급 전범 히로히토 일왕의 할아버지, 지금의 아키히토 일왕의 증조부가 되는 셈이지요.
도심지 한가운데에 울창한 숲이 우거져 있어 시민들이 산책을 위해서도 많이 찾는다고 하지만 메이지 일왕이 누굽니까.
과거, 조선 침탈의 원흉이면서 주변 아시아 국가들을 전란의 구렁텅이에 빠트린 장본인인 것입니다.

신사 안에 발을 들여 놓는 다는 그 자체로도 처음에는 상당히 거북스럽더군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찾아간 날이 지금의 아키히토 일왕 탄생일인 12월23일, 일본에서는 최대의 공휴일이었던 것입니다.
특히 일본국민들은 일왕 탄생일을 기념하여 이와 같은 신사를 찾아 기도를 하고 예를 올린다는데,
과연 그 열기가 어느 정도인지 매우 궁금하였습니다. 그래서 들어가 보기로 하였습니다.


일본여행길, 신궁교 다리위에서 만난 사람들입니다.

코스프레 복장을 한 사람들이었는데요,
장소가 장소이니 만큼 이곳에서 뭔가 의미 있는 의식을 진행하고 있었지 않나 생각합니다.
등 뒤에 선명하게 적혀 있는 날짜가 바로 12월23일 일왕의 탄생일이었기 때문이지요.



하얀 복장에 가방을 끌고 있는 여성에게서 섬뜩한 분위기마저 느낄 수 있더군요.
그래도 기분 좋게 포즈도 취해주는 모습입니다.


메이지 신궁의 입구입니다.
따로 입장료를 받는 것은 아니어서 자유롭게 들어갈 수 가 있었답니다.


입구에서부터 느꼈던 거지만 의외로 한산한 모습의 메이지 신궁모습입니다.

며칠 전에 언론에 보도된 걸보니 새해 첫날 이곳에는 발 디딜 틈 없이 엄청난 인파들이 몰렸던데
그거에 비하면 초라하다고 말이 어울릴 정도로 찾는 사람들이 없더군요.
더군다나 소문에 의하면 일왕 탄생일에는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고 하던데,
조금은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이었답니다.


조금 걸어 들어가면 만날 수 있는 풍경입니다.
길옆에는 아주 많은 술통들이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한쪽에는 일본의 전통주가,
그리고 한쪽에는 와인 종류의 술통들이 진열되어 있더군요.

여기에 쌓아놓은 술통들은 모두 일본 전국 각지에서 만들어진 전통주로서
이곳 메이지 신궁에 올려 졌던 것들이라고 하더군요.


이제 서서히 신궁 안으로 발길을 옮겨봅니다.
신궁이 가까워질수록 조금 전 보다는 사람들이 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신궁으로 들어가는 마지막 관문,
이곳 신궁에는 동쪽과 서쪽, 그리고 남쪽에 있는 남신문 등 총 세 개의 문이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모았던 장면 중 하나,  일본인들이 전통 혼례를 치르는 장면입니다.
일본인들은 이러한 의미 있는 곳에서 혼례를 치르는 것을 즐긴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보통 예식장에서 예식을 치른 후,
이런 곳에서는 웨딩 촬영정도를 해주는데, 예식의 모든 과정을 한곳에서 치르는 것 같더군요.

가만히 보다보니 신기했던 것 중 하나는 사진사들이 사용하는 카메라는 모두 수동식 필름 카메라였다는 것,
아직도 일본에서는 좋은 품질의 사진을 찍고 싶을 땐 필름카메라를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신부의 친구들일까요?
기모노를 입은 여인들이 조용히 지켜보고 있네요.


사람들이 신궁으로 들어가기 전에 거쳐 가는 곳이라고 합니다.
일본의 신사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테미즈야 라는 것인데요,

신사로 들어가기 전에 몸을 깨끗이 하기 위하여 손을 씻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모르는 사람들은 간혹 이곳이 약수터인줄 알고 물을 마시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는데,

마셔서 해가 될 것은 없겠지만, 과거의 죄를 씻는 의미에서 왼손을 먼저 씻구요,
그 다음으로 현재의 죄를 씻는 의미에서 오른손을 씻는 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입을 헹구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말로서 남에게 상처를 준 것을 씻는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저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서 일본 신사에서의 의식이라 그리 하고 싶지는 않더군요.
그래서 그냥 들어갔습니다.


신궁 안에서 아주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
어딜 가나 이렇게 경비원들이 삼엄(?)한 경비를 서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 많은 경비원들이 이곳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곳은 제례의식이 치러지는 곳입니다.
찾아간 시간에 마침 한창 의식이 진행되고 있었는데요,
그 앞에는 많은 일본인들이 그 광경을 지켜보고 고개를 숙이고 있더군요.


의식 광경도 살짝 담아봤습니다.

어제는 일본 자민당의 아베총리가 이곳을 참배하여 많은 한국인들이 관심을 끌었는데요,
일본에는 A급 전범들의 위폐가 있는 야스쿠니 신사나 이곳 메이지 신궁 등,
일본의 정치인들이 일본 내 보수층의 지지를 받고 결집을 요할 때 찾아와 참배를 하는 광경을 자주 보게 됩니다.


소원을 비는 곳입니다.
일본인들이 신성시 하는 신사에서 간절한 내용을 적어 가족들의 건강과 평안을 소망하는 것이지요.

한국의 관광지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풍경과 비슷하지만
이곳은 메이지 일왕의 신사라는 점에서 왠지 무언가 남다른 의미가 느껴지더군요.

일본 돈으로 천 엔을 내면 소원판에 소망을 적어 걸어놓을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안타까운 점은 이곳에는 한국인들이 적어 놓은 소원판도 있다는 것입니다.
낯 뜨거워서 차마 올리지 못하였는데요,
조선 침략의 장본인이 있는 신사에 한국인이 소원을 비는 것은 또 뭐란 말입니까.


한적한 신궁 마당입니다.

일본에는 800여 종류의 신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의 왕이나 왕의 선조로 여겨지는 인물을 기리는 곳을 일본에서는 신사의 이름 끝에 '궁'자를 붙여 신궁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이곳 메이지 신궁은 1920년에 건립된 신사로서 일본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데요,
도심지 가운데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산림이 우거져 있어 '요요기의 숲'이라도 불리고 있답니다.


경비원들이 바빠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가는 사람들의 길을 가로막고는 통로를 확보하는데 주력하더니
조금 전, 사당에서 의식을 지내던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나오더군요.


행렬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관람객들은 한쪽으로 물러서 조용히 지켜봐야 하는데요,
어디를 향해 가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것도 의식 중 하나인가 봅니다.

일본의 보수주의자들에겐 정말 뜻 깊은 장소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한국인들에겐 뼈아픈 곳이기도 합니다.
조선 침탈의 원흉이라 할 수 있는 일왕을 기리는 곳이기 때문이지요.  

또한 갑신정변, 명성황후 시해, 우리의 외교권을 박탈당한 을사늑약에 이어 강제병합이라는
우리민족 최대의 시련이 이어졌던 시기가 바로 메이지 일왕이 왕위에 있을 때 일어난 일들입니다.
신사를 돌아보면서도 유쾌하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입니다.

추천은 또 하나의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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