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많은 사람들이 샐러드바 앞에 진을 치고 있는 모습, 전광판에 보이는 대기수는 무려 23팀
유명 샐러드바, 시간제한 걸어놓은 진짜이유
몇 해 전부터 패밀리 레스토랑이 대한민국의 외식문화를 확 바꿔 놓은듯합니다.
이제는 어디를 가더라도 너무 쉽게 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 패밀리레스토랑,
시내에 저희 가족들이 자주 가는 유명한 샐러드바가 하나 있답니다.
성인남성들은 샐러드바 같은 것을 그리 선호하지는 않더군요.
저 또한 얼큰한 순대국밥 하나가 좋지, 막상 가면 젓가락 갈만한 것도 없는 샐러드바는 반기는 편이 아닙니다.
그런데 애들은 다르더군요.
가끔 외식을 가자고 하면 먼저 추천하는 곳이 바로 샐러드바입니다. 남자들과는 다르게 아내도 반기는 편입니다.
때문에 본의 아니게 자주 찾게 되는 샐러드바, 이번에도 약 한달 만에 또 찾은 것 같은데요,
올 때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웬 손님들이 이리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끼니때를 피해서 오면 그나마 쉽게 들어갈 수 있지만 피크시간에 오면 30~40분 기다리는 건 보통입니다.
탁자별로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인원수가 정해져 있기에 원하는 탁자가 나오려면 상당한 시간을 더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5명이나 7명 등 애매한 인원수가 찾아갔을 때이지요.
얼마 전에도 약 40분정도를 기다린 후 들어갔던 샐러드바,
의식을 하지 않아서 그랬는지 들어갈 때는 몰랐는데, 탁자에 앉고 보니 예전에는 없었던 알림판 하나가 눈에 띄더군요.
2시간 만찬 에티켓?
자세히 보니 샐러드바 이용시간을 입장한 후부터 2시간 동안만 이용해달라는 문구였습니다.
뭐 이런 게 다 있나 싶었습니다.
정해진 요금을 지불하고 들어왔으면 10분을 있든지,
아니면 10시간을 있든지 고객들에게 권리가 있는 것인데,
업주 측에서 강제로 시간을 제한한다는 건 어딘가 못마땅해 보였습니다.
마침, 지나가는 직원이 있어 잠깐만 시간을 내달라고 하고는 이 내용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직원 왈, 2시간을 이용했으면 나가라는 강제성을 띠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만,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타인을 위해서라도 에티켓을 보여 달라는 의미라는 것입니다.
아울러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없을 경우에는 개의치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더 의문이 가는 건, 이런 문구가 붙었다는 것은 실제로 2시간 이상을 이용하는 손님들이 많다는 것인데,
개인적은 소견으로는 2시간이라는 시간이 짧은 시간이냔 얘깁니다.
패밀리레스토랑, 뷔페식음식점이란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식사시간으로 2시간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과연 있을까.
이 부분에서도 직원의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이곳을 찾는 고객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고객층은 다름 아닌 주부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주부고객들 중 상당수는 2시간 이상 머무르는 고객들이 많다는 얘기였습니다.
실제로 5시간 이상 수다를 떨다가 가는 고객도 본적이 있다더군요.
남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 부분에선 정말 믿기지 않더군요.
그래서 검색을 하다 보니 실제로 아주 많은 주부고객들이 샐러드바를 찾는 가장 큰 이유로,
오랫동안 마음 놓고 놀다올 수 있다는 점을 들고 있더군요. 그와 관련된 댓글이 있어 캡춰해서 올려봅니다.
얼마 전 이 매장 관계자가 언론을 통해 공개한 내용을 보니
30대 이상의 주부들이 이 매장 전체 고객수의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막강한 고객층을 형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남편들 직장에 보내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뒤 여유 있게 식사를 하면서 담소를 나누는 장소로 이만한 곳이 없다는 것입니다.
애초에 샐러드바가 시민들에게 인기몰이를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이라고 보여 집니다.
주요고객인 주부들, 그리고 여유롭게 시간을 할애한 식사와 담소,
가만 보면 업소 측에서도 어찌할 수 없는 고객 패턴인 것 같은데,
이를 거스르고 2시간이란 시간을 정해놓고 나가달라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식사를 하던 도중 유사한 사례가 직접 눈앞에서 벌어졌습니다.
40여분을 기다린 후 어렵게 들어가 우리가족이 차지한 자리 옆에는
이미 오래전에 온 것 같은(차와 과일을 먹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주부 5~6명이 담소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약 1시간정도 흐른 것 같습니다. 우리가족이 식사를 끝내고 마지막 차를 마시고 있을 때였지요.
그때까지 자리를 떠날 줄 몰랐던 주부고객들에게 여직원 한분이 다가오더니
아주 정중하게(눈높이까지 맞추면서)'밖에 대기 손님들이 점점 늘고 있으니 자리를 비워주면 안되겠냐.'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공손하게 요구를 하는 직원에게 뭐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권리를 침해당했다는 느낌을 받을 만한 상황이었습니다.
실제로 밖에는 아주 많은 손님들이 진을 치고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우리가족이 들어올 때 보다 더 많은 손님들이 말이지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주부고객들은 자리를 쉽게 떠날 줄 모르더군요.
밖에서 조그마한 창 너머로 보면 이미 식사를 끝낸 사람들이 많이 보이지만 일어설 줄은 모르고,
더불어 자신들의 대기시간은 점점 늘어만 가고, 급기야 직원들에게 항의하는 사태까지 벌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업소 측에서도 마냥 손 놓고 볼 수만은 없었을 것,
궁여지책으로 2시간이란 시간제한을 고객들에게 요구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는 솔직히 모르겠더군요.
합당한 비용을 지불했으니 시간제한은 있을 수 없다는 고객의 입장,
밖에서 기약 없이 기다리는 다른 손님을 위해 2시간동안만 식사를 하고 자리를 비워달라는 업소의 입장,
과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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