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줍지 말라는 엄마의 가르침에 씁쓸
"야~! 버려...재수 없게 그걸 왜 주워!"
동네마트에서 볼일을 보고 입구를 나서고 있는데, 모자지간이 분명한 아주머니와 4~5살로 보이는 아들이 마트의 입구에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광경이 보입니다. 아들이 도대체 무엇을 주웠기에 재수가 없다면서 버리라는 걸까. 잠깐 가던 길을 멈추고는 유심히 쳐다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깨끗하게 씻어서 저금통에 넣으면 되잖아 엄마!"
"안돼! 당장 버려~ 그런거 줍는 거 아니야, 재수 없어!"
둘이 오가는 대화내용을 들어보니 아들이 마트입구 길가에 떨어진 동전을 주운 것 같습니다. 동전은 이미 어린애의 호주머니에 들어간 상태. 엄마의 단호한 호통에 멋쩍은 표정의 어린애는 호주머니 속에서 동전을 꺼내고는 길가에 그냥 던져버립니다. 아주머니는 누군가 쳐다보고 있다는 시선이 느껴졌는지 황급히 아들의 손을 이끌고는 길을 재촉하며 다시금 주의를 줍니다.
"다시는 절대로 길에 떨어진 돈 주우면 안돼! 알겠어?"
씻어서 저금을 하겠다는 아들은 엄마의 호통에 하는 수 없이 버렸지만 아까워하는 눈치입니다. 고개를 뒤로 돌려 버려진 동전에서 시선이 떠날 줄을 모릅니다.
동전을 주워보니 100원짜리입니다. 더럽고 재수 없다며 다시 버려진 동전, 주워보니 깨끗하기만 합니다. 동전을 들고는 마트로 다시 들어가 계산원에게 입구에 떨어져 있었다고 하고는 건네 줬더니 계산원도 조금은 황당했는지 얼굴 한번 쳐다보더니 마지못해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는 받아듭니다. 그런데 기분이 영 개운치가 않습니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떨어진 돈을 줍지 말라는 것이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금액이 많고 적음을 떠나서 돈의 가치와 소중함 정도는 애들에게 가르쳐 줄만도 한데 이제 한창 커갈 어린 아들에게 수차례에 걸쳐 떨어진 돈을 멀리하라며 다그치는 광경에는 좀 황당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말 돈을 주우면 재수가 없는 걸까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근거도 없는 이 같은 말을 자주 듣습니다. 하지만 어디에 근거해서 이런 말을 하는지 모르지만 실제로 길에서 돈을 수차례 주워봤지만 재수가 없다거나 한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기분이 좋았던 적이 더 많았지 싶은데 말입니다. 그런데 조금 전 그 아주머니, 떨어진 돈이 큰 금액이었어도 그렇게 했을지는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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