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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음식점에서 나온 깍두기 반찬에 경악한 사연

by 광제 2012.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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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의 깍두기 반찬, 먹으라고 내놓은 걸까

그러고 보니 만우절 아침입니다.

다행히 일요일이라 학생들의 짓궂은 장난 거짓말은 덜 할 듯 하네요.
악의적인 거짓말은 죄악입니다.
웃고 넘길 수 있는 선의의 거짓말로 잠시나마 재충전의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만우절처럼 말로서 장난질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람들이 먹는 음식으로 장난질을 하는 사람들은 결코 용서가 안 됩니다.

이틀 전에는 시내에서 순대국밥으로 유명한 한 음식점엘 들어갔습니다.
이번에는 맛집 취재 목적이 아닌 순수 끼니를 때울 목적으로 간 건데요...

순대국밥에는 없어서는 안 되는 반찬이 바로 깍두기입니다.

그런데 이 깍두기가 사람을 슬프게 할 줄은 미처 생각치도 못했지요.

처음에는 별다른 의식 없이 깍두기를 집어 먹었습니다. 맛있더군요.

그런데 웬걸, 거짓말 하나 안 붙이고 딱 두 개의 깍두기를 집어 먹은 상태입니다.

더 이상 먹을 만한 깍두기가 보이질 않습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깍두기의 처절한 모습입니다.

밑에는 먹을 만한 무 쪼가리가 있나 싶어 헤집어 봤습니다.

역시 없습니다.

죄다 맛없는 끄트머리 부분뿐입니다.
이런 음식을 먹으라고 내 놓는 주인장의 마인드가 참으로 어이없을 따름입니다. 

김밥은 끄트머리가 맛있다는 거 삼척동자도 알지만 깍두기는 투박한 끄트머리 먹는 거 참 불편하지요. 더군다나 돈 주고 먹는 음식이라면 더욱더 말입니다.

이거 대체 왜 이런 걸까요.

이건 뭐야, 반사적으로 스마트폰을 들이댔습니다.

서빙하던 직원이 이 모습을 보고는 다가오더군요.

"반찬에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아니, 이집 깍두기는 끄트머리로만 담그나요? 먹을 게 없네요."

순간,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는 직원...반찬 접시를 들고 가려는 액션을 취하며...

"다른 걸로 떠다 드릴게요."

"아뇨, 됐어요...어차피 남들 먹던 거 섞인 건데 한통속 아닙니까."

상황이 이렇게 되고 보니 안절부절 못하는 직원...

분명 깊은 곳을 찔리긴 했는데, 인정하는 꼴이 될까봐 죄송하단 소리 하나 없더군요.

나무토막 같은 깍두기를 남은 순대국밥에 부어 버릴까,
아니면 물을 부어버릴까 고민 하다가 성질 죽이고 그대로 두고 나왔습니다.
뭐 그런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어 보였기 때문이지요.
저걸 또 드셔야 하는 다른 분께는 죄송하지만 말입니다.

반찬 재활용을 해서 대체 얼마를 남기는지는 모르겠지만 평생 단골들이 떨어져 나가는 것 보다는 못할텐데...요즘 식당들이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그리 어렵나요?

추천은 또 하나의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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