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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일반인들은 잘 몰라! 병원 입원실에서의 천태만상 유형 4가지

by 광제 2012.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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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보다 더한 졸병취급, 병실 뛰쳐나가고파

40년 넘게 살면서 입원이란 걸 처음 해봤습니다. 특실도 있고 2인실도 있지만 돈이 없는 관계로 다인 실 즉, 5인실에 입원을 하게 되었는데요, 그런데 첫 분위기부터 심상치가 않더군요. 군대에서 자대 배치 받고 내부반에서 첫 신고식 할 때의 그 기분이랄까. 지들도 몸이 성치 않으면서 나를 쳐다보는 눈빛들이 병신 쳐다보는 듯 했으니 말입니다.

신참이 들어왔다면서 다들 반갑게 맞아주는 듯하지만, 그 미소들 속에는 먹잇감을 놓고 사자와 신경전을 벌이는 하이에나의 눈빛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야릇한 미소가 의미심장했다는 말입니다. 

신참군기잡기는 첫날부터 시작되더군요. 내가 묵었던 입원실은 5인실이라지만 화장실과 함께 간단하게 씻을 수 있는 샤워실도 딸려있는 꽤 괜찮은 입원실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귀가 나와야 밥을 먹는데 기다리는 방귀는 나오지 않고 닝겔만 꼽고 있어서 그런지 소변이 애를 먹이네요.


1. 환자가 병실 내 화장실을 쓰지 못해서야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뱃가죽에 다섯 개의 구멍이 뚫려 허리를 구부리기가 정말 불편하더군요. 서서쏴 하는 게 나름 편할 거 같았지만 밖으로 새어나가는 소리가 맘에 걸리더군요. 불편했지만 앉아서 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자그마한 배려마저도 위대하신 고참님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줄은 미처 몰랐지요.

물을 내리는 소리가 화근이 되었던 것입니다.

다짜고짜 면전에다 대고 싫은 소리를 하더군요.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5인실에서 화장실을 쓰면 어떡하냐는 소리였지요. 지들은 남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볼일은 물론, 씻거나 하물며 양치질도 이곳에서 못하고 복도에 있는 공용 화장실에서 한다나요. 뭐 대충 이런 내용입니다. 원래 병실문화가 이런 것인가요? 병실 내 화장실은 저 같은 환자들 사용하라고 만들어 놓은 것 아닌가요?


2. 병실 내 채널 선택권도 고참의 고유권한?

이 뿐만이 아닙니다. TV채널로 신참 길들이고자 하는 고참님도 있더군요. 마침 제가 즐겨보는 신들의 만찬이 방영될 시간입니다. 병실 내 환자 중에서는 그래도 양식이 있는 사람도 있더군요. 이분이 리모컨을 손에 쥐고 그러더군요. ‘뭐 보고 싶은 채널이 있냐구요.’ 당근, 있다고 했지요. 다행히 이분의 배려 덕에 보고 싶은 드라마를 보고 있었는데, 이건 무슨 경우의 태클이랍니까. 맞은편에 있던 다른 환자, 자기 신참 때는 보고 싶은 것도 마음껏 못 봤다고 공치사를 합니다. 참으로 대단한 위계질서입니다.



몸만 성했더라면 병실을 뛰쳐나가고 픈 상황은 밤늦은 시간에 벌어졌습니다. 저는 하루 종일 아무것도 입에 대지 못한 상태였지요. 간호사의 말에 의하면 다음날 아침은 되야 겨우 죽이라도 먹을 수 있다고 하더군요. 참아야지 어떡하겠습니까.


3. 병원 내 규정도 무시한 통닭 반입, 고참들이 하는 건 법 

그런데 말입니다. 배고픔은 참을 수 있었지만, 남들이 옆에서 먹는 것은 정말 참을 수가 없더군요. 위계질서가 딱 잡힌 병실 안, 창가에 있는(가장 고참임)환자가 통닭 몇 마리만 부르라니까, 지시를 받은 다른 환자, 잔소리 하나 없이 미리 메모해둔 번호로 통닭 두 마리를 부릅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저 병실에 외부 음식을 반입해도 되나 정도만 생각했지요.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잠시 후에 찾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지요.



따로 설명은 안 드려도 아실 겁니다. 통닭 냄새가 한번 진동을 하면 얼마나 지독한지 말입니다. 더욱이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에서의 통닭 냄새는 고문이나 다름 없었지요. 하물며 누굴 놀리는 것도 아니고 같이 먹자고 한 조각 나눠주기도 합니다. 환장할 노릇이지요.

이래서 병실 내에는 외부음식을 반입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가 공감이 갑니다. 뭐 궁극적인 목적은 병균의 침입 및 감염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실시하는 것이겠지만 병실 침대마다 외부음식에 대해 반입을 금지한다는 경고 문구는 그저 종잇장에 불과한 실정이더군요.


4. 종교인들의 무분별한 선교활동, 예의는 지켜야

일요일 아침, 신참군기잡기와는 조금 다른 내용이지만, 난데없이 사복을 입은 사람이 병실을 찾았습니다. 잠시 후 지하에서 예배가 있으니 내려오랍니다. 이건 또 무슨 경우랍니까. 기독교 신자인지 불교신자인지 종교도 물어보지 않고 다짜고짜 예배에 참석하랍니다.



뭐, 심적으로 괴로워하는 환자들을 위해 안정과 회복을 돕기 위해 교회에서 돌아가면서 예배를 진행하는 것은 나무랄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양식 있는 종교인이라면 최소한 종교는 물어보고 양해를 구해야 하는 것이 예의 아닌가요?

추천은 또 하나의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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