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지하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나올 때였습니다.
입구 쪽에 검정색 승용차 한 대가 가다말고 멈춰 서 있는 것이었습니다.
아파트단지 안이라 될 수 있으면 경음기를 사용하지 않으려 했지만 꼼짝할 생각을 않고 있는 승용차, 기다리다 못해 아주 짧게 경음기를 울렸습니다. 그런데도 움직이지 않더군요. 대체 주차장 통로 한 가운데서 차량을 정차시켜놓고 무얼 하고 있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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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보더라도 잠시 정차한 차량의 모습
설마 운전자가 없는 건 아닐 테고, 하필이면 제차가 경사의 아래쪽에 있어 앞차의 운전석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분간이 되질 않더군요. 내려오는 차량에 방해되지 않데 천천히 올라가봤습니다. 헉! 정말 운전자가 없습니다. 주차를 해 놓은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주차가 가능한 것일까요.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자정만 되면 차량이 포화상태를 이룹니다. 이때부터는 주차구역 이외의 장소에 조금의 틈만 보이면 주차를 할 수밖에 없는 환경입니다. 단지 내에 주자를 못한 차량들은 심지어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주차난에 늘 시달리며 살기 때문에 주민들은 어지간한 구역외주차는 서로 이해를 하며 넘어가는 형편이지요.
그런데 이건 해도 너무했습니다. 통로 가장자리 쪽으로도 충분한 공간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보란 듯이 통로 한가운데에 주차를 해놨습니다.
더욱 어이가 없는 것은 이때의 시간입니다.
오전 9시 30분을 넘어가고 있는 시간입니다. 보질 않았으니 모르겠지만 출근시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겪었을지 불을 보듯 뻔합니다.
대게 이런 경우, 조금의 양심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출근시간이 되기 전에 차량을 다른 곳으로 이동을 시켜야 옳습니다. 그런데도 무슨 배짱인지 해가 중천에 뜨도록 그대로 방치하고 있습니다.
분명 입주민들의 민원이 발생했을 건데, 관리실이나 경비실에선 두고만 보고 있었을까. 가까이 가보니 주차에티켓 안내문과 주차금지 스티커가 붙여져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 흔한 연락처 하나 없습니다.
볼일을 보고 이곳으로 다시 돌아온 시간이 11시 30분, 여태 꼼짝 않고 있더군요.
세상이 이런 민폐가 어디 있단 말입니까.
연락처가 없으니 관리실에서도 어쩔 도리가 없었나봅니다.
두시간전과 달라진 것이라곤 주차를 잘해달라는 경고문 한 장이 전부입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수도 없이 많은 민폐차량들 보아왔지만 이렇게 비양심 민폐차량은 또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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