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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열 받은 청소아줌마, 깡통을 계단에 놔둔 이유

by 광제 2012.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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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 들어가면 간혹 배관이나 환풍구를 통해 담배냄새가 들어온다는 걸 느낀 적이 있지만 현관문을 통해 냄새가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아주 최근입니다. 다행이라면 다행인 것이 그동안은 아파트의 같은 계단에 살고 있는 사람 중에는 계단이나 복도 등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는 집안 거실에서도 담배냄새를 느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현관문을 통해 들어오는 것인데, 그나마 현관문을 열지 않으면 좀 낫습니다. 하지만 외출을 하려고 현관문을 여는 순간 얼굴이 찌푸려질 정도로 담배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누군가가 계단에서 담배를 피운 것인데, 대체 얼마나 피워댔기에 이정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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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장소인 계단에서 담배를 피운 주인공은 다름 아닌 얼마 전에 아래층에 이사를 온 남자였습니다. 아직 얼마 되지 않아 저의 눈에는 띤 적은 없지만, 공교롭게도 아내의 눈에는 계단창가에 서서 담배를 피워대는 광경이 여러 번 목격됐다는 것입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아주 크게 착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보통, 창가에서 밖을 쳐다보면서 담배를 많이 피우는데, 그 연기와 냄새가 창밖으로 날아갈 것이라는 생각이 그것입니다. 굉장한 착각이지요. 제아무리 담배연기를 밖으로 내뿜어 보지만 냄새는 죄다 안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습니다. 정체되어 있는 고약한 담배냄새, 비흡연자라면 누구나 경험해봤을 겁니다.

여기에 악취도 모자라 계단 바닥에 담뱃재까지 새까맣게 털어 놓는다면 한마디로 구제불능인 것입니다. 이정도면 담배 하나 피운다는 이유로 공공의 적이라고 불러도 될 것 같습니다. 급기야 계단을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참다 참다 못해 폭발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쓰레기통을 갖다 놓던가 해야지 지저분해서 못살겠네!"

어떻게 담뱃재를 계단 바닥에 털어놓을 수 있냐며 짜증을 내는 미화아줌마가 홧김에 큰소리로 내뱉은 말이었습니다. 아줌마 딴에는 당사자 들으라고 소리 같은데, 하필이면 현관문을 나서다가 시선을 교환하며 그 소리를 제가 직접 듣고 말았으니 당사자도 아닌데 괜히 찔끔해지더군요.



며칠 전부터 바로 그곳에 그동안 없었던 물건이 하나 놓여있더군요. 처음에는 저게 무엇인가 했습니다. 혹시? 하며 다가가 보니, 역시 예상한 데로였습니다. 담배 재떨이용으로 조그마한 깡통을 가져다 놓은 것이었습니다. 과연 누가 갖다 놓은 것일까요.


깡통을 보니 얼마 전에 미화아주머니가 쓰레기통이라도 가져다 놓겠다고 소리는 지르던 광경이 떠오르더군요. 차마 아줌마의 힘으로는 피우지 못하게 할 수는 없는 노릇, 함부로 쓰레기라도 버리지 말라고 묘안을 짜낸 것은 아닌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담뱃재는 해결됐지만 연기와 악취는 어떡할건가요.

이정도면 아줌마의 의도가 성공적인가요?
하지만 여전히 주변사람들은 냄새로 고통을 받아야 합니다.

비흡연자들이 담배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며 권리를 주장할 때, 흡연자들 또한 담배 피울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하는 것을 가끔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좋아서 자기 돈 주고 사서 피우는 담배, 얼마든지 피워도 누가 뭐라 할 사안은 아니지만, 최소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상태라야 권리주장이 합당한 것입니다. 공공장소에서는 제발 금연합시다.

추천은 또 하나의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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