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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무단횡단 할머니를 본 운전자의 황당한 반응

by 광제 2012.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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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일을 있어 자동차를 운전하여 시내의 도로를 달릴 때였습니다.
혼잡한 시내지역이라 빨리 달리는 차량은 없었고 거의 대부분의 차량들이 거북이 운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대기 중이던 신호가 열리고 차량들이 출발하는데....
50여 미터 전방에서 한 할머니가 90도 가까이 구부러진 허리를 하고는,
유모차를 개조한 수레를 끌며 도로를 가로질러 길을 건너고 있었습니다.

속으로 "빨리 건너야 할텐데," 라고 생각했지만 할머니가 걷는 속도는 생각처럼 빨리 움직여 주질 않았습니다.
할머니 자신은 부지런히 건너보려고 애쓰는 모습이 멀리서 봐도 역력해 보였습니다.
맨 앞쪽에서 운전하던 차량 한대는 비상등을 켜고 주의를 당부하고 있었고,
저를 포함한 뒤를 따르던 나머지 차량들도 대부분이 속도를 늦추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할머니는 이제야 갓 중앙선을 넘어섰고 남아있는 3차선의 도로를 건너기에 너무 버거워 보였습니다.
↓ ↓ ↓ ↓ ↓누르시면 많은 분이 보실 수 있답니다!



(이미지출처:푸른비)

하지만 그것도 잠시, 우리나라의 운전자들 성격 급한 거, 이런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더군요.
전방의 상황을 잘 모르는 뒷 쪽의 운전자들이 경음기를 울려대기 시작한 것입니다.
할머니가 더 조급해진것은 당연합니다. 
나름 부지런히 움직여 보지만 얼마나 연세를 드셨는지 마음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아 보였고,
아직도 마지막 한 개의 차선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바로 그때.......
3차선을 운행 중인 승용차 한대가 경음기를 울리면서 자동차의 앞 범퍼를 할머니 가까이에 들이대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경음기도 그칠 줄 모릅니다.
<'좀 심하다. 이왕 기다리는 거 불과 몇 초만 더 기다려주면 건너실텐데,'> 라고 생각하는 순간,
이 운전자는 이미 도로를 다 건넌 할머니에게 조수석 창문을 통해 욕을 해대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유리에 반사되어 운전자를 자세히 식별할 수는 없었지만
뒷머리의 스타일만 보아도 대충 짐작이 갈 정도였으며 적게는 20대, 많아봐야 30대의 남성이었습니다.

건너는 할머니에 대고 경음기를 울려댄 것도 모자라,
이미 도로를 다 건넌 할머니에게 자동차를 멈추면서 까지 한참 동안을 욕을 해대는 것이었습니다.

"이 노인네가 죽을려고 환장을 했나!!!"

신호등도 없는데서 겁도 없이 길을 건넌다는 등 차마 입에 담기조차 거북할 정도로 욕을 해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더욱 마음이 아팠던 것은,
이미 길을 다 건넌 할머니는 욕을 해대는 운전자를 향하여 미안하다는 표시로 연신 고개를 조아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것도 손자뻘 밖에 안 되는 새파랗게 젊은 사람한테 말입니다.

미안하다는 할머니의 몸짓을 보고나서도 화가 안 풀렸는지 이 운전자는 가속페달을 밟아 손살같이 달려가 버렸고,
할머니는 자신 때문에 그 차량이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시는지,
아니면 아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음에 안도하시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결코 길지 않은 시간동안에 이뤄진 어이없는 광경, 이 광경에 순간적으로 피가 거꾸로 솟구쳐 오름을 느꼈습니다.

볼일을 보는 시간 내내에도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광경이었습니다.
할머니는 무단횡단은 누가 봐도 법을 어기는 행동인 것은 분명합니다.
무단횡단 했던 그 지점에서 불과 70여 미터의 거리에는 버젓이 횡단보도도 있었습니다.
지극히 정상적인 경우라면 70여 미터를 걸어간 후 횡단보도로 건넜어야 맞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할머니는  도로를 건너는 동안에도 행동이 부자연스러웠는데,
70여 미터를 걸어가는 데에 엄청난 부담을 느끼실 정도로 불편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운전자는 할머니의 그 불편함 조차도 헤아려 주질 않았습니다.
자신의 차량진행에 아주 조금 차질이 있었다 하여 육두문자를 섞어가며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할머니에게 해댄 것입니다.
정상적인 속도로 운행 중에 갑자기 차로로 뛰어든 경우도 아니었습니다.
충분히...아주 넉넉하게 여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할머니의 바로 앞에다 대고 경음기를 울려댄 것은
무단 횡단하는 할머니에 대한 나름대로의 화풀이였던 것입니다.

행여 이글을 읽는 분들께선 이 광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과연, 무단으로 도로를 건넌 할머니가 화를 자초했으니 할머니 잘못이라 보십니까?
 


자동차는 문명이 발달하면서 인간이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살아 보려는 욕망에 의해 생겨난 기계문명입니다.
그리고 그 자동차가 다니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도로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법을 규정해 놓았습니다.

이 모든 문명은 현재 운전자들의 세대에 급격하게 생겨난 것입니다.
이미 꼬부랑이 되신 할머니의 세대들은 이런 문명에 따른 법규들이 익숙하지 않고, 지키려니 버거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무단 횡단을 하시라는 말은 아니지만......
설사 몸이 불편하여 위반을 하게 되더라도 그 행동에 손가락질을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할머니, 그날 저녁 잠이나 제대로 주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추천은 또 하나의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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