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네 포장마차, 세 시간 기다려도 꼭 가봐야 할 강릉 맛집
“오기발동, 난생 처음 세 시간 기다려 먹어본 음식점은 처음”
평창올림픽으로 뜨고 있는 도시 강릉, 며칠 전 강릉을 여행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자고로 여행은 잘 먹고 잘 자자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래서 강릉에서 먹을 만한 요리로는 뭐가 있을까 고민하고 검색하던 와중에 꼬막무침이라는 요리가 레이더에 딱 포착이 되었습니다.
얼핏 보면 피자 판처럼 보이는 넓은 접시에 양념이 버무려져 먹음직스럽게 올려 진 꼬막무침, 사진으로만 봐도 그 비주얼이 장난이 아니었지요. 아마도 평소에 좋아하는 요리라 더욱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진을 보는 순간 이미 차량의 네비는 그곳의 주소를 찍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때만 하더라도 이집이 그렇게 유명한 집인 줄 몰랐습니다. 처음 가보는 도시인 강릉의 도심지를 달려 그곳에 도착해보니, 순간 까무러치는 줄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음식점 안에 무슨 일이 난 줄 알았습니다.
보통 스타급 연예인들이 방송 촬영할 때 팬들이 진을 치고 몰려 있는 딱 그런 풍경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음식점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었던 것입니다.
상황을 보니 한 두 시간 기다리는 건 보통, 겨울철의 혹독한 추위도 아랑곳 않고,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 번호표를 나눠주는 방식은 두 가지, 안에서 먹고 갈 사람과 포장을 해서 갖고 갈사람, 그나마 포장 시간은 짧은 편이었는데, 만만치 않게 몇 시간씩은 기다려야 할 판이었습니다.
안을 살짝 들여다보니 대충 이런 상황, 아마도 여행 중이 아니었고 가까운 동네 음식점이었다면 가차 없이 발길을 돌렸을 겁니다. 맛은 둘째 치고 기다리는 건 질색, 가까운 거리에 있다면 언제든지 기회를 보고 먹을 수 있지만, 난생 처음 오는 도시의 이색 먹거리라서 지금 맛을 보지 않으면 언제 기회가 오나 싶더군요. 이쯤에서 오기도 발동을 합니다. 그래서 번호표를 받고 기다려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번호표를 받아든 시간은 대략 오후5시40분쯤, 발행시간은 잘못 찍혀 나왔지만 위에 보면 볼펜으로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예상시간이 적혀 있습니다. 8시30분입니다. 대략 3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였습니다. 차라리 이럴 바엔 포장을 해서 먹을까도 잠깐 고민해 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제 맛을 보기 위해서는 안에서 먹는 것만큼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다고 세 시간을 이렇게 서서 보낼 수는 없었습니다. 처음 오는 도시의 밤풍경도 느껴보고 아이쇼핑도 하고 근처 찻집에서 차도 한잔 하면서 세 시간을 보낸 뒤 다시 음식점 앞...
그나마 번호표를 받을 때 보다는 사람들이 눈에 띠게 줄었고, 10여분쯤 기다리니 우리 번호를 호출합니다. 지금까지 오래 영업한 노하우인가요? 예상시간을 어찌 이렇게 정확하게 맞추는 건지 기가 막히네요.
드디어 음식점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음식점 안에 마련된 테이블은 얼핏 보니 좌식 포함 대략 9개, 2인 손님이든 4인 손님이든, 요리의 특성상 합석은 할 수 없는 구조이다 보니 한 팀이 완전히 빠져 줘야 새로운 팀이 들어 올 수밖에 없습니다. 안에서 꼭 드실 분들은 끈기를 갖고 기다려야 합니다.
이집에서 취급하는 요리는 아주 다양했습니다. 하지만 주로 이집의 단골들이 먹는 메뉴나 소문난 메뉴는 딱 두 가지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바로 꼬막무침과 육사시미(육회)였습니다. 물론 다시 올 기약이 없으니 비용에서 부담이 되더라도 두 가지 다 맛보는 걸로.....둘 다 주문했습니다.
잠시 기다리니 밑반찬이 나옵니다. 그런데 무려 열 가지나 됩니다. 밑반찬 가지 수 많은 집 치고 음식 맛있게 하는 집 못 봤는데, 갑자기 의구심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하지만 젓가락을 들어 밑반찬 하나하나 맛을 보고나면 생각이 완전 달라집니다.
소고기장조림, 감자볶음, 바닷게볶음, 두부조림, 톳무침, 문어볶음 등 어느 것 하나 입에 안 맞는 반찬이 없더군요. 간도 입에 딱 맞고 정성이 가득 들어간 반찬, 이 집 참 음식 맛있게 하는 집이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양은냄비에는 이렇게 미역국도 끓여져 나옵니다.
드디어 본 요리가 나왔습니다.
이게 바로 꼬막무침입니다. 별로도 요금을 받는 공기밥은 비벼진 상태로 들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진에서 보면 오른쪽은 꼬막무침에 밥이 비벼진 상태, 왼쪽은 그냥 꼬막무침만 들어 있는데, 딱 절반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이쯤에서 직원 분께서 먹는 법을 알려주십니다. 밥에 비벼진 꼬막을 먼저 먹은 후, 모자라면 공기밥을 추가한 후 나머지 꼬막무침에 비벼 먹으면 된답니다. 만에 하나 먹다 남더라도 밥에 비벼진 꼬막무침은 포장을 해가기 곤란하지만 그냥 꼬막무침은 포장을 해갈 수 있게 배려한 것입니다.
양념이 고르게 베어 있어 고소함이 일품인 맛에 청양고추까지 들어있어 매콤한 맛까지, 자꾸만 손이 가게 하는 그 맛, 그런데 이집 직원 분들, 그렇게 손님들에게 치이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인상 한번 찡그리지 않고 웃으면서 설명을 해주시는 모습을 보고는 참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같이 주문을 했던 육사시미입니다. 소고기를 날로 먹는 것은 같지만, 우리가 소고기집에서 먹던 육회와는 나오는 방식이 조금 다릅니다. 육회는 채로 썰어서 나오지만, 육사시미는 생선회와 비슷한 방식으로 넓고 얇게 썰어져 나옵니다.
시원해 보이는 배는 육사시미와 곁들여 먹을 수 있도록 얇게 썰어져 나옵니다.
소스는 기호에 맞게 취향대로 먹을 수 있도록 두 가지가 나오는데요, 양념이 들어 있긴 하지만 하나는 간장, 하나는 초고추장 소스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이쯤에서 빠지지 않는 직원분의 친절한 설명, 육사시미를 과일과 곁들여 소스에 찍어 먹는 요령까지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십니다.
먼저 취향에 맞는 소스를 묻힌 다음
앞 접시에 놓고
배를 올려놓고 감싸 쥐고 먹으면 됩니다.
너무 맛있게 먹은 두 요리, 다지고 보면 두 명이서 4인분을 먹은 셈인데요, 여행 중이었기 때문에 포장도 할 수 없었고, 무리가 되었지만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해치웠습니다. 너무 과식했나요?^^
정기휴일과 영업시간도 정해져 있습니다. 따로 마감시간은 쓰여 있지 않은데요, 손님이 있는 경우 보통 새벽 1시까지 계속된다고 하고요, 영업시작 시간이 정해져 있지만 워낙에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서 번호표 배부는 두 시간 정도 일찍 시작된다고 하니 참고하시면 좋을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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