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여행 일번지 호미곶
공교롭게도 포항을 찾아간 날이 11월1일입니다. 위드 코로나 첫날, 오랜 기간 동안 답답한 일상에 얽매어 있다가 마치 해방을 맞은 듯한 기분으로 많은 사람들이 명소들을 찾아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한 동안 보이지 않던 관광버스도 보이고 깃발을 들고 단체여행을 나선 사람들도 보였습니다. 그 기분 어떨지 짐작이 갑니다.
전국의 여러 곳을 다녀봤지만 개인적으로 포항은 조금 낮선 곳이기도 합니다. 해병대 훈련소가 있어서 그와 관련해서, 그리고 울릉도의 관문이라서 울릉도를 갈 때 한번 찾아온 것이 전부였던 것 같습니다. 오로지 여행을 목적으로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네요.
포항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있으니 그곳이 바로 호미곶입니다. 범의 몸통을 꼭 빼닮은 한반도의 지도. 호미곶은 범의 꼬리 부근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호랑이의 꼬리’라는 뜻으로 ‘호미곶’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또 호미곶 하면 가장 먼저 일출명소와 연결이 됩니다. 한반도의 가장 동쪽에 있다 보니 내륙에서는 새해 첫날의 태양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으로 그 의미를 담으려고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입니다. 2022년 새해에는 위드 코로나가 자리를 잡아 예전과 같이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곳을 찾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호미곶에 가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커다란 손조각상입니다. 바다 한가운데에 사람의 손바닥이 하늘을 향해 펼쳐져 있는 것이 보이는데요, 주변을 자세히 둘러보면 육지 쪽으로도 하나의 손이 더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즉, 바다에는 오른손이 있고, 땅에는 왼손이 있어 ‘상생의 손’이라는 의미를 두었습니다. 상생의 손 주변으로는 해맞이 광장이 조성되어 있어 평소에도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호미곶에는 상생의 손과 해맞이 광장을 비롯하여 또 하나의 유서 깊은 명소가 있으니 그 것은바로 호미곶 등대입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온통 바다로 쏠려있지만 같은 자리에서 잠깐 뒤로 돌아보면 하얀 등대가 눈에 들어옵니다. 우리가 평소에 봐왔던 등대의 모습과는 조금 다르게 유난히 길쭉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경상북도 기념물 제39호로 지정 관리되고 있는 호미곶 등대는 대한제국 융희 원년, 그러니까 1907년 일본의 선박이 이곳 대보리의 앞바다를 지나다가 암초에 부딪혀 침몰하게 되는데, 그 사고를 계기로 등대가 세워지게 됩니다.
당시에는 등대 설계와 관련해서 국내의 기술력이 많이 미흡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프랑스인이 설계를 맡고, 중국인이 시공을 맡아 공사를 시작했고 높이26.4m의 독특한 팔각형 형태로 지어졌으며 1908년 12월에 등대는 완성됩니다.
한눈에 봐도 서구식 건축양식이 느껴지는데요, 기초에서부터 등탑의 허리인 중간부분까지 곡선을 그리면서 폭이 전차 좁아진 것이 보이고요, 등대 내부는 6층으로 이뤄져 있으며 각층마다의 천정에는 대한제국 황실의 상징인 오얏꽃(李花) 모양의 문양이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더욱 특이한 것은 일반적으로 고층건물에는 철근이 사용되는데 이 등탑에는 철근이 전혀 사용되지 않고 벽돌을 이용해서 쌓아 올렸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그런 걸까요? 잠시 이곳 관계자의 말을 빌리자면 등탑이 남쪽 방향으로 기울어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뼈대(철근)도 없는 독특한 양식에 모진 풍파를 견뎌내야 하는 이곳에서 백년이 넘게 불을 밝혀 왔으니 오죽할까마는 그래도 더 이상 기울지 말고 오래도록 이곳 호미곶의 기능적 역할을 다해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등대를 살펴보고 여기까지 온 김에 등대박물관까지 돌아보고 가려고 했는데요, 오는 날이 장날이라고 한참 공사 중이네요. 아참 그러고 보니 코로나로 인해 공사가 아니어도 휴관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박물관은 다음에 보기로 하고요, 공사완료시기는 정확히 나와 있지 않았고요, 상황을 보니 금방 될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등대스탬프를 찍으려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공사와 관련해서 스탬프의 위치도 임시로 변경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스탬프를 찍으려면 하는 수 없이 공사현장을 통해 사무동으로 가야만 했습니다.
공사중인 등대박물관을 마주보고 있는 상태에서 왼쪽으로 몸을 틀어보면 이렇게 체험관(오른쪽건물)과 사무동(왼쪽건물)이 보이는데요, 사무동으로 현관 입구에 스탬프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현관에는 독특한 등대 모양의 보관함이 있고요, 오른쪽 테이블 위에 보면 등대스탬프가 보입니다.
조금 독특하게 생긴 호미곶 등대 스탬프, 꾹 눌러주고 나옵니다. 내부로는 들어가시면 안됩니다.
등대관람을 마치고 다시 바다 쪽으로 향했습니다. 이곳은 구룡포항까지 이어지는 해파랑길 14코스에 해당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여유가 있다면 한번 걸어보고 싶은데 시간관계상ㅜㅜ
그리고 눈에 띠는 해맞이 전망대, 이 곳의 해안은 대부분 암석지대인데, 넓은 암석위에 독특한 형태로 세워져 있다 보니 호미곶을 찾은 사람들은 꼭 한 번씩 둘러보는 것 같습니다.
마침 이날도 학생들이 단체로 이곳을 찾은 것 같았는데, 시원한 바닷바람에 화창한 날씨 덕에 학생들이 매우 즐거워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출 전망대에서 등대를 바라보는 모습도 제법 근사한데요, 포항은 이곳 호미곶 말고도 볼만한 곳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이왕 여기까지 온 김에 인기리에 종영된 갯마을차차차 촬영지도 돌아보고 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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