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폼으로 새봄 처럼 산뜻해진 주방
'냉장고에서 너무 잡음이 난다.' 싱크대 문짝에 시트지가 다 떨어져 나갔네.ㅜ' 아내가 심심하면 읇는 소리입니다. 하긴 심하긴 했네요. 냉장고는 결혼할때 구입한 98년도 산이고, 싱크대는 2001년도 산이지만, 임대아파트여서 그런지, 영~ 시원치 않는 제품이었기에 몇년지나지 않아 시트지가 여기저기 떨어지기 시작하였고, ' 그래~여유가 좀 되면 냉장고랑 싱크대랑 바꾸자.'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그게 어디 쉽습니까. 주머니 사정도 생각하여야 하고, 제가 보기엔 아직은 쓸만해 보이기도 하고....
그래서 평소에 계획하고 있던 일을 실행에 옮기려고 단단히 마음을 먹었습니다. 드디어 아내에게 포고를 하였습니다. '냉장고와 싱크대 바꿔주마.' 라고 '정말?' 하고 기대에 찬 표정을 짓지만 저의 계획을 듣고는 이내 실망의 눈초리를 보냅니다. 하지만 새롭게 변모 시켜주겠다는데, 마다할 사람이 어딨습니까. 하여 평소에 마음먹고 있었던 일을 치르기로 하고 몇일전 부터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고 집안 분위기를 새롭게 변모시킬 작전에 돌입하였습니다.
위에 사진이 우리집 주방의 모습입니다. 사진으로는 상당히 깨끗하게 보이는데요, 실상은 그러질 못합니다. 싱크대의 문짝을 열면 시트지가 다 떨어져 나가고, 시트지에는 때가 눌러 붙고, 손잡이는 녹이 슬고...ㅎ 냉장고도 말이 아닙니다. 세월의 흔적이 여실히 묻어나는..여기저기 긁히고 부식되고..그렇다고 사용과 기능에는 전혀 이상이 없는 제품을 버리고 새로 구입할 수 도 없는 노릇입니다. 저렴하게 리폼을 하여 몇년 더 사용할 수 있으면 해야죠. 그렇잖아도 경제도 어려운데 말입니다.ㅎ
△작전을 위해 준비한 물건들입니다. 시내에서 구입한 물건들도 있구요, 쇼핑몰에서 구입한 물건들도 있습니다. 사진에서 빼먹은 물건도 있네요..하나하나 설명할께요..
1번은 냉장고에 붙일 시트지입니다. 유명한 쇼핑몰 000닷컴에서 구입한겁니다. 냉장고 하나니 2미터면 충분합니다.
2번은 싱크대에 붙일 시트지입니다. 냉장고용 보단 작업하기 수월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얇은 것으로 구입하였습니다. 보이는 것은 20미터인데, 4만원어치입니다.
3번은 000탓컴에서 같이 구입한 싱크대 손잡이 입니다. 손잡이 수량을 파악하고 구입하였습니다.
4번, 6번, 7번, 9번은 따로 설명 드릴 필요가 없을것 같구요.
5번은 프라이머입니다. 이물건은 시트지 접합면을 매끄럽게 만들어 주는 역활을 하는데요, 굴곡진 부분이나 매끄럽지 못한 부분에 칠해주면 좋습니다. 일종의 코팅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8번 붓은 프라이머를 칠하는데 사용할 겁니다.
10번이 이번에 아주 유용하게 사용한 것인데요, 바로 '양모헤라'입니다. 일반 프라스틱으로 만들어진 헤라에 비해 상당히 부드럽고 밀어주는 효과가 탁월하여 대부분 이녀석이 모든 일처리를 하였습니다.
이외에도 사진에는 없지만 헤어드라이어도 있구요, 재단시 사용할 '자'도 중요한 준비물중에 하나입니다.
일단 프라이머를 일회용 프라스틱 그릇에 일정량을 붓습니다. 보이는 것처럼 조금만 부어도 됩니다. 한꺼번에 많이 부어 버리면 굳어 버릴수 있거든요, 사용하면서 모자라면 부으면서 쓰면 됩니다.
붓을 이용하여 시트지를 붙이고자 하는 부분에 발라 주는데요, 매끈하고 평평한 부분에는 구태여 바를 필요는 없습니다. 굴곡진 부분이나 떨어지기 쉽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살짜기 덮혀 주세요.
프라이머가 완전히 마른 후 시트시공을 해야 하는데요, 손으로 살짝 만져 보시면 말랐는지 알 수가 있습니다. 다 마르기까지 지루하시면 드라이어를 이용하여 말려 주셔도 무방합니다.
먼저 냉장고를 시공하는 모습니다. 시트지는 아내가 골랐구요, 갠적으로 저는 왜 이 시트지를 아내가 맘에 들어 하는지 모르겠습니다..저는 단색이 좋은데 말입니다..^^사진 촬영은 8살 딸애가 도와줬습니다.
약 1시간에 걸쳐 완성된 냉장고의 모습입니다. 뭐 워낙에 구식 냉장고라 완전 탈바꿈한 모습은 아니지만 나름 새롭게는 보입니다. 윗문짝과 아랫문짝의 시트지 문양을 연결하여 시공하였습니다. 전체 사진을 보니 어두운 우드 스타일의 주변 하고는 좀 어색해 보이네요..
이제 싱크대를 손댈 차례입니다. 가장 힘들게 생각됐던 부분이 바로 원안의 부분입니다. 저 부분을 과연 어떻게 처리하는냐가 문제였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짤라서 붙일까도 생각했었는데 그러면 모양새가 이쁘지 않을 것 같아 헤어드라이어를 이용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처음해보는 드라이어 시공이지만 갈데까지 가보자 생각하고 시작하였습니다. 일단 붓으로 굴곡진 부분에 프라이머를 발랐습니다. 사진 처럼 많이 바를 필요가 없는데요 처음에는 어느 정도를 발라야 하는지 모르고 너무 많은 양을 쏟아 부었네요, 말리는데 애좀 먹었습니다.^^
헤어드라이어를 이용하여 굴곡처리를 하는 모습입니다. 상당히 조심스러운 부분인데요, 생각보다는 드라이어 열이 강하더군요, 아니 열이 강하다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시트지가 열에 아주 약했습니다. 아주 조금만 열을 가해고 쉽게 오므라 들더군요. 양모헤라를 이용하여 살살 달래면서 열과 함께 눌러 주면 아주 보기좋게 달라 붙습니다. 아무래도 짤라내지 않고 원판을 그대로 사용하니 보기가 좋더군요.
어떠세요? 굴곡이 이쁘게 처리되었나요? 열을 가하여 시트지의 형태를 변형시켰기 때문에 떼어 질 것이라는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습니다. 차곡차곡 하나하나 해 나가는데, 이거 장난이 아닙니다. 바닥에 뉘이고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우선 허리가 장난 아니게 아픕니다.ㅜ
다리근육도 말도 못하게 땡기더군요..ㅎ 처음에는 시간도 많이 잡아 먹더니, 그나마 시간이 흐를수록 숙련되다 보니 속도가 붙더군요.
대충 절반정도 작업을 마친 상태입니다.
아침 8시부터 시작한 시공이 오후 2시가 넘어갑니다.
처음하는 것이라 물론 그렇겠지만
이거 그리 즐길 일은 못되는데요..^^
이제 마무리 단계입니다. 손잡이도 새롭게 붙이구요, 밝은톤에 까만색 손잡이도 달아놓고 보니 이쁘네요. 처음에 이 물건 고를때 저는 반대를 많이 했거든요. 너무 가벼워 보인다고..하지만 아내가 고른 손잡이 괜찮아 보입니다.^^
저녁 7시가 넘어서야 완성된 모습입니다. 화이트톤으로 완전하게 탈바꿈한 모습입니다. 전에는 굉장히 어두운 주방이었는데요, 엄청 밝아진 주방의 모습입니다. 처음 해본 시트지 시공이었지만 나름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보람도 있었구요, 자기손으로 직접 새롭게 변모시켰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뜻깊은 것은 한층 밝아진 주방의 분위기 만큼이나 아내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진 것이었습니다. 아니 웃음이 얼굴에서 떠날줄 모릅니다. 입이 코에 걸렸다는 표현이 맞을겁니다.^^ 아래는 시공전,후의 모습입니다. 어떠세요..좀 나아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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