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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직접 본 제2의 개똥녀?, 너무 씁쓸

by 광제 2009.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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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본 제2의 개똥녀?, 너무 씁쓸

사람들은 참으로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생각을 자주하게 됩니다. 어떤 사람은 정말 힘들게 살아가는 반면, 너무 쉽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또한 남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사람도 있는 반면 독불장군처럼 이기적인 사람들도 심심찮게 눈에 띱니다. 이기적인 사람들도 나름, 사연이 있겠지만 분명한 사실 하나는 자기 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할 때가 이세상은 더욱 따뜻해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주말아침, 오랜만에 애들과 나들이를 가려고 이것저것 챙기느라 잠시 주차장에 머무를 때였습니다. 멀리서 화려한 옷차림을 한 여성 한분이 걸어오고 있습니다. 화려한 옷차림을 하고 있어 시선이 그쪽으로 향하고 있었는데, 옷차림으로는 아가씨인 듯 보였지만 가까이 다가온 그녀를 보니 아줌마인 것만은 분명해 보였습니다. 한손에는 애완견을 끌고 있었는데, 복스러운 털을 가진 예쁜 강아지였습니다.

시선을 돌려 하던 일을 마저 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갑자기 고성이 들립니다.

 
"아니 이거 뭐하는 짓입니까?"

"보면 몰라요? 쉬하고 있잖아요.."

뭔 일인가 싶어 잠시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 고성이 오고가는 상황을 보니, 큰 싸움 나게 생겼습니다. 여자가 데리고 가던 애완견이 주차장에 주차하고 있던 승용차의 바퀴에다 '쉬'를 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그 승용차 운전석에는 차주가 타고 있었던 것입니다.

애완견이 오줌을 눈 바퀴는 운전석 반대편의 뒷바퀴, 백미러로 자신의 차량 뒷바퀴에 오줌을 누는 강아지의 모습을 보고는 반사적으로 튀어 나오며 여자에게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습니다.  애완견 주인인 여자는 그게 뭔 대수냐는 눈빛으로 차주인 남자를 쳐다보고 있지만 전혀 뜻밖의 돌발 상황이었는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였습니다.

"이 아줌마가 아침부터 미쳤나? 오줌 싸 놓고 미안하단 말도 없이 큰소리네?"

"아니, 강아지가 오줌 좀 싼 걸 갖고 아침부터 지랄이야..이 아저씨가.."

작정한 듯 상기된 표정으로 오가는 대화내용을 들어보니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은 상황으로 싸움은 전개되고 있었습니다. 이미 서로가 주워 담을 수 없을 정도의 막말을 내 뱉은 상황이라 어느 한쪽이 포기를 하진 않은 이상, 상황수습은 힘들어 보입니다. 급기야 여자의 입에서 돌이킬 수 없는 한마디가 던져집니다. 

"뭐..별로 비싼 차도 아니구만..."

이 말을 들은 남자의 표정은 황당해 하는 모습이었지만, 이미 남자의 가족으로 보이는 애들이 곁에 와 있었고 아내로 보이는 또 다른 여자는 남자에게 '그만하고 가자.'며 싸움을 말리는 상태였기에 애써 이성을 찾으려는 듯 울분을 삭히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여자는 한 치의 수그러짐도 없이 여전히 고자세를 유지하다가, 결국에는 발길을 돌리면서 또 한마디 내뱉습니다.

"그런 똥차 공짜로 줘도 안탄다."

"어휴~저걸...."

말리는 가족들 때문에 싸움은 이쯤에서 끝났기에 그나마 다행으로 보이지만, 아침부터 험한 꼴을 당한 남자의 입장에서 보면 오늘 하루는 그리 유쾌하지 않을듯합니다. 가만 보니 이 가족도 주말 나들이를 가려는 모양인데 말입니다.

이 광경을 보고나니 약 5년전에 있었던 '개똥녀' 사건이 생각납니다. 자기의 애완견이 지하철에 배설을 하였는데 치우지 않고 내린 여자의 사진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전국적으로 이슈가 됐던 사건이었습니다. 이 사건이 있은 직 후 마녀사냥이라는 일부 의견도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은 애완견을 데리고 다니면서 공공장소에서 타인에게 폐를 끼치는 이기적인 행동을 지탄하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개똥녀의 사건과 흡사하게 자신의 애완견이 남의 차량에 배설을 하였으면, 비록 그게 바퀴부분일지라도 정중하게 사과를 했어야 맞는 것입니다. 애완견을 키우는 것도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고, 그 애완견이 배설을 하는 것도 생리적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지만 남에게 피해를 줬다면 그것은 자연스러운 게 아닙니다. 그때부터의 모든 책임은 애완견 주인에게 있다고 봅니다.

'그냥 처음부터 여자분이 미안하다고 했으면 끝날 것을..'
결국, 피해자의 차량을 똥차라고 업신여기는 잘못 길들여진 인성과 혼자만 아는 이기심 때문에 유쾌하게 시간을 보내야 할 한 가정의 주말나들이는 시작부터 꼬이고 말았습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파르르의 세상과만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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