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리를 대신한 것은...
요즘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 창을 열기만 하면 김치와 관련된 뉴스들이 대문짝만하게 실린 걸 볼 수가 있습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배추 가격 때문에 배추김치를 일컬어 '금치'라는 용어도 생겨났습니다.
불과 한 달여 전, 배추김치를 담그려고 아내와 함께 민속오일장을 찾았다가 한포기에 5천 원 하는 배추를 보고는 기겁을 하여 많이 사지도 못하고 달랑 두 포기를 구입하여 김치를 담궜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로 세상일은 모른다는 걸 새삼 실감하며 살고 있습니다.
불과 한 달여의 시간동안의 격세지감, 이제는 한 포기에 한 달 전의 가격인 5천원의 세배를 주고도 구할 수 없는 귀한 몸이 되어버린 배추, 며칠 전에는 제가 일을 하는 회사의 직원식당에서 조차 배추김치가 자취를 감춰 버렸습니다.
회사에서는 직원들에게 식사제공을 위하여 외주업체인 모 푸드와 계약을 맺고 운영을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한 끼 당 한사람에게 제공되는 식사량을 감안하여 코스트를 정하고 일정 금액을 월 단위로 결재를 해줍니다.
때문에 한번 계약을 맺으면 물가의 변동과는 관계없이 일정 수준의 식사를 전 직원에게 제공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이번 같은 배추김치 파동이 발생하면 푸드 업체에서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코스트를 맞추려면 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손해 보는 장사를 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금치로 변한지도 상당한 시일이 지났지만 변함없이 제공되었던 배추김치, 푸드 업체에서 조차도 이러다 말겠지 했겠지요. 하지만 여전히 배추가격이 제자리를 찾을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그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양배추겉절이(좌)와 덜 익은 열무김치
하다하다 안 되겠다 싶었는지, 결국, 식단에서 배추김치가 자취를 감춰버렸습니다. 대신에 급하게 만든 듯한 열무김치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습니다. 뭐 열무김치도 그다지 나쁘지는 않지요 오랫동안 우리 입맛에 익숙해진 반찬이라 나쁘지는 않았지만, 문제는 배추김치와는 다르게 익기 전에는 쓴맛이 좀 강하다는 정도가 문제가 되겠지요. 여기까지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따로 제공된 반찬이 가관입니다. 바로 양배추 겉절이가 나온 것입니다. 요즘 여기저기서 양배추 김치와 관련된 뉴스들이 쏟아지는데, 문제의 양배추가 결국 식판위에 오르고 말았습니다. 김치다운 김치가 사라진.. 말 그대로 김빠진 식단이 되어 버린 것이지요.
뭐 들리는 얘기로는 배추가격이나 양배추가격이나 껑충 뛰어버린 것은 매한가지라고는 하나 같은 질량으로 요리를 한다고 하면 얘기는 달라지지요. 또한 같은 겉절이라도 배추 겉절이와는 맛의 차원이 다르더군요. 설마 이대로 배추김치를 영영 못 보는 것은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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