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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친구에게 억울하게 맞고 들어 온 아들을 보니

by 광제 2010.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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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친구에게 맞고 들어왔습니다. 얼굴에 생채기까지 난 것을 보니 심하게 다퉜는가봅니다.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채 맞고 들어온 아들을 눈앞에서 보는 아빠는 부글부글 속이 끓어오릅니다. 애써 겨우 냉정을 찾았지만 아내는 펄쩍 펄쩍 뛰고 난리가 났습니다.


절친한 친구에게 맞았는데, 그 이유를 들어보니 더더욱 황당합니다. 학교를 파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같이 오지 않고 먼저 왔다는 이유입니다. 아내가 "내 이 녀석을 가만두지 않는다."며 현관문을 나서는 걸 애써 말렸습니다. 잠시 후 냉정을 찾은 아내가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맞고 가만 있었어?"

"응.........;;"

"가만히 맞고 있으면 어떡해..같이 때려야지...."

"옛날에 엄마가 맞고 오랬잖아..."

아내의 입을 가로막은 황당한 아들의 대답, 그랬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친구를 때리고 들어왔던 아들이 아내에게 혼쭐 난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 친구의 엄마가 집으로 찾아와서는 난리를 피웠었고, 비록 많지 않은 금액이긴 하지만 치료비까지 물어주고는 가까스로 수습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때 아들이 엄마에게 들었던 말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진:관련없음

비록 애들이 커가면서 싸우는 과정이긴 하나, 남에게 화를 입혀, 모진 수난을 겪느니 차라리 당하는 입장이 되는 게 낫겠다 싶은 나머지 순간적으로 내뱉은 말이기 하지만 실제로 이렇게 맞고 들어올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또한 자기 자식이 남에게 맞고 들어오는 걸 바라는 부모가 어디 있을까 마는 막상 이렇게 맞고 들어온 아들을 눈앞에서 보니, 사람 마음이란 게 전 같지 않더군요. 속상하기도 하고 은근 부아가 치밀어 오릅니다. 


이래저래 상반된 두 가지의 경우를 다 겪어보고 나니, 얘기 꺼내기가 아주 조심스러워집니다. 같은 남자인 아빠 입장에서 보면 친구에게 맞고 지내는 아들이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습니다. 한대를 맞았으면 두 대를 때리라고 가르치고픈 게 솔직한 심정이긴 합니다. 그렇다고 대놓고 때리라고 가르친다면 자칫 폭력적으로 아들을 키우는 아빠라고 오해를 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학창시절엔 누구라도 그렇지만 애들이 커가면서 싸우고 다투는 일 다반사로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기가 막힌 묘책이 나오지 않는 한, 어느 한쪽은 불가피한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때리는 게 좋은지, 맞는 게 좋은지, 과연 정답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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