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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순간 숨이 턱 막혀버린 딸아이의 계획표
어제는 봄방학이 끝나고 첫 등교를 한 날입니다.
큰애인 아들 녀석은 중학교에 입학을 하고,
둘째인 딸아이는 이제 어느덧 초등학교 5학년이 되었는데요,
본의 아니게 중학생이 된 아들 녀석에게 관심이 집중된 하루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상대적으로 딸애에게는 약간 소홀했던 것 같은데요.
새로운 담임선생님과 새로운 반 친구들을 만난 딸에게도 의미 있는 하루였던 것은 분명합니다.
저녁 무렵,
책상에서 무언가 열심히 만드는 것 같았던 딸애.
당시에는 무엇인지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계획표를 만들고 있었나봅니다.
책상위에 보란 듯이 붙어있는 계획표.
그런데 계획표를 보는 순간, 숨이 턱 막히는 느낌입니다.
한참 뛰어놀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노는 시간이 없네요.
문제는 하나하나 살펴보니 딱히 새로울 것도 아니더군요.
지난해에도, 또 2년 전에도 늘 해오던 그대로더군요.
자연스럽게 하루일과를 소화하는 것을 보고 의식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이렇게 적어놓은 걸 직접 보고나니, 할 말을 잃게 만듭니다.
딴에는 새 학년에 올라 각오를 다지는 마음에서 적어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저희들이 이만할 때는 학교 갔다 오면 숙제하는 것 빼고는
친구들과 뛰어 노느라 정신이 없었던 것 같은데 말입니다.
밤 11시.
글을 쓰다말고 잠시 딸애의 방으로 건너가봅니다.
뒤척이다 곤히 잠이 든 딸애의 얼굴을 보니...
측은하기도 하고, 또 미안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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