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커버린 딸, 언제까지 아빠가 씻겨줘야 하나?
며칠 전 저녁시간, 저녁밥을 먹고 난 초등학교 2학년인 딸애가 샤워를 하러 욕실로 들어 간 사이에 설거지를 하고 있던 아내가 뜬금없이 딸아이의 머리를 감겨주라고 합니다.
저는 대뜸 뭔 소리냐며 차라리 내가 설거지를 할 테니 당신이 해주라고 등을 떠밀었던 적이 있습니다.
몇 년 전에 이미 딸아이를 씻겨주는 것은 엄마의 몫으로 정해 놨는데도 불구하고 가끔씩은 아빠를 찾습니다.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인 딸애, 태어나고부터 초등학교를 입학하기 전까지는 아내와 저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상황을 봐 가며 딸애를 씻겨 줬었습니다.
하지만 3년 전쯤의 어느 날 아내에게 저는...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도 하고 그럴 건데, 언제까지 아빠가 씻겨 줄 수도 없잖아!
앞으로는 당신이 씻겨 주는 게 나을 것 같아! 그리고 그게 애의 정서에도 좋을 것 같고..." >>
라는 생각을 확고하게 전달을 하였던 적이 있습니다.
어느 가정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저녁시간만 되면 여간 들썩이는 게 아니죠.
애들은 애들대로 하루일과 정리하느라 바쁘고 아내는 저녁 준비하랴 애들 뒷정리 해주랴, 정신이 없기 때문에 아빠인 저도 집에 있을 때는 적극 나서야 합니다.
청소를 하고 애들을 씻겨 주는 일은 거의 제가 담당을 하였습니다.
그 씻겨 주는 일이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오랜 기간 동안 계속되었기에 아주 익숙한 광경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언젠가는 손을 떼야지 한 것이 바로 초등학교 입학 시기였던 것입니다.
초등학교를 입학하고 나서도 딸애는 아빠인 저에게 씻겨 달라는 소리를 하곤 하였습니다.
딸애는 엄마가 씻겨주는 것 보다 아빠가 씻겨주는 것을 유난히 반겼습니다.
오래 해주다 보니 몸에 익어 버린 듯합니다.
이런 딸에게도 확고하게 심어 주는 게 낫겠다 싶어
"앞으로 울 공주님을 씻어 주는 건 엄마가 할 거다.."
"왜 그래야 하는데..아빠?"
"울 공주님이 이제는 어린애가 아니고 숙녀가 됐기 때문이야~"
"숙녀가 되면 아빠도 남자이기 때문에 씻겨주면 안되거든.."
처음에는 의아해 하던 딸애도 아빠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주변 지인들 중에는 딸애인 경우에는 절대로 아빠가 씻기지도 않는 가정이 있기도 합니다.
반면, 초등생이 되고서도 아빠가 씻겨주기도 하고, 아들인 경우는 중학생이 될 때까지도 엄마가 씻겨 주기도 한다는데, 애들에게 성에 대한 관념을 심어주는 의미에서도 이왕이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스스로 하게 하는 것이 좋을 듯한데,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파르르의 세상과만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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