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관련자의 눈으로 본 신정환 사태
신정환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는 건가요? 당초 지난 주말에 입국할 것이라는 보도와는 달리 신정환의 행방조차도 묘연해지면서 예상과는 달리 입국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처음부터 혼란의 연속이었던 신정환 관련 소식들. 하루빨리 귀국해서 꼬리를 무는 의혹들이 속 시원히 밝혀졌으면 했는데, 자칫 이번 논란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입니다.
신정환은 2005년 11월에 국내의 수도권을 중심으로 횡횡하던 불법카지노에서 거액의 도박을 한 협의가 드러나 방송에서 퇴출된 전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그가 이번에 필리핀 세부의 카지노에서 도박을 한 사실이 언론에 의해 밝혀지면서 두 번 다시는 빠져 나올 수 없는 치명타를 맞게 된 것입니다.
일반인들은 꿈도 꿀 수 없는 주당 2천5백만의 수입. 1년이면 무려 12억 원이라는 거액의 수입을 올렸으면서도 출연료가 대부분 가압류 상태이고, 남아 있는 아파트마저도 근저당에 잡혀있는 사실을 볼 때, 한번 맛들인 도벽에 빠져버린 그동안의 행적은 따로 언급을 하지 않아도 불을 보듯 뻔합니다.
소문만 무성했었는데, 결국 모 언론의 말을 빌리면 신정환의 이번 필리핀 도박은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약 3억 원의 돈을 빌렸으며, 그 중 1억 원은 갚았고, 2억 원은 아직도 갚지 않은 상태이며, 입원진단서를 확인한 결과 뎅기열(DENGUE)소동은 자작극임이 드러났습니다.
지난달 27일 필리핀 세부의 W호텔 카지노를 찾은 신정환. 국내에 방송 스케쥴이 잡혀 있는점을 생각하면, 애초부터 오래 머무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어느 정도 잃었을 때 미련 없이 귀국을 했다면 일이 이정도로 확산되는 일은 없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신정환은 끝내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2억 원을 추가로 빌리는 상황을 맞게 되고 결국에는 그마저도 모두 잃게 된 것입니다.
한번 빠지면 쉽게 발을 뺄 수 없는 마약보다 지독한 카지노 게임. 신정환이 했던 게임이 바로 '바카라(Baccarat)'라는 게임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부분 카지노에서 가장 큰 액션을 보이고 가장 큰 금액이 오고가는, 실질적인 카지노의 핵심 게임종목 중에 하나입니다.
그럼 대체 카지노와 관련된 도박 사건이라면 단골처럼 등장하는 이 바카라라는 게임은 어떤 게임일까요. 처음 바카라를 접하는 사람들은 모두 일명 '섯다'라고 부르는 화투게임을 떠올립니다. 상대와 나, 두 장씩을 패를 번갈아 돌려, 두 장의 합의 숫자가 9에 가까운 쪽이 이기는 게임입니다. 알고 보면 아주 단순한 게임이지요.
틀린 것이 있다면 '섯다'는 숫자의 합외에도 다른 족보가 있다는 것이고, 바카라는 족보가 없는 대신 이미 펼쳐진 패의 상황, 그리고 상대의 패에 따라 최고 한 장씩의 카드를 더 받을 수 있다는 정도입니다. 이렇게 두 장, 또는 세장의 카드로 한번 베팅한 게임의 결과가 가려지게 되는 게임이며, 카드 세장의 합이 제로(0)가 되는 것을 가리켜 카지노 용어로 '바카라'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불과 1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승부가 가려져
그럼 신정환의 경우처럼 정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수억 원의 돈을 날릴 수가 있는 것일까요. 결론부터 얘기하면 사실입니다. 각 테이블마다에는 배팅할 수 있는 금액이 따로 정해져 있습니다. 미니멈이라고 하는 최소배팅금액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배팅을 적게 하려해도 그게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번에 보도된 신정환의 경우는 최소 150만원에서 최고 1,500만원이 리미트였다고 합니다.
국내에서 영업중인 카지노의 대부분이 이정도의 리미트는 보통이고, 2~3천만 원, 가장 큰손들이 게임을 한다는 메인바카라에서는 많게는 5천만 원까지 베팅이 가능하기도 합니다. 결국 한 번의 게임이 1분 안팎의 시간 안에 판가름이 난다고 봤을 경우, 수치상의 결과론이긴 하지만 불과 10분 안에 5억 원이라는 거금이 소리 없이 빠져나갈 수 도 있는 것입니다.
반복되는 긴장감과 스릴에 중독성이 너무 강해
아주 짧은 시간에 판가름이 나기 때문에 한번 바카라에 맛을 들인 사람들이라면 게임 내내 이어지는 짜릿한 긴장감과 박진감을 떨쳐 버릴 수가 없는 것입니다. 당연히 한번 빠져들면 아주 냉철한 성격의 소유자가 아닌 이상, 따거나 잃었을 경우 쉽게 자리에서 일어설 수 없는 중독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한번 빠지고 나면, 돈을 잃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바카라의 승률은 보통 51대49라고 표현을 합니다. 하우스(업주)가 51이라는 승률을 갖고 있는 것은 딜러들을 수시로 교체를 하며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 하나에 의한 것입니다. 장시간 동안 피로에 찌들어 혼자서 고군분투해야하는 게이머와는 달리 언제나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한 채, 때로는 승률이 안 좋은 딜러는 즉각 교체를 하며 게이머를 상대하게 됩니다.
때문에 카지노에서는 엉덩이가 가벼운 게이머보다는 오랜 시간 동안 지속하여 게임을 해주는 게이머을 선호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아무리 뛰어난 게이머라 해도 카지노가 돈이 없어 게임을 진행 못했다는 소리는 없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게임만 해준다면 하우스에선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것입니다. 신정환의 경우처럼 말입니다.
카지노에는 게이머들이 잘 모르는 불문율이 하나있습니다. 창문, 벽시계, 거울, 이 세 가지는 절대로 카지노 영업장내에 비치하지 않는 것입니다. 창문을 보면서 해가 뜨고 지는 상황을 볼 수 없어야 하며, 마찬가지 개념으로 시간이 흐름조차도 인지하지 못해야 하며, 거울을 보며 자신의 흉흉해진 몰골을 스스로 보지 못하게 함입니다. 물론 이런 부분들이 지금은 대부분 지켜지지 않지만, 이 모두는 게이머를 장시간 테이블에 앉혀 두려는 전략인 것입니다.
어쨌거나 바카라라는 게임이 얼마나 중독성이 강한지를 알기에, 이 게임에 모든 걸 쏟아 부은 신정환에게서 이성을 찾는다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라고 보여 집니다. 모 언론에 의하면 현재 신정환은 필리핀의 '막탄 섬(Mactan Island)'근교의 리조트에 머물고 있다고 합니다. 왠지 막차를 탄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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