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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신차 출고한지 넉달새 공장행 5번, 어떡해

by 광제 2010.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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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6백만 원에 생전처음 구입한 신차, 지긋지긋한 고장

총각 때는 늘 말썽만 부릴 것 같던 처남이 이제는 보란 듯이 장가도 가고 시내에서 조그마한 사업까지도 합니다. 사회에 나가 앞가림이나 제대로 하고 다닐까 염려했었는데, 다행히도 이제는 가족들 중 가장 잘나가는(?),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신세가 된 것입니다. 모두가 본인 스스로가 열심히 한 탓이지요.

이런 처남이 A자동차의 소형 중고차를 구입하여 오랫동안 타고 다니다가 새로운 승용차를 구입하려고 마음을 먹은 것은 한참 오래전입니다. 자기 스스로 번 돈으로 태어나 처음 구입하는 자가용이니 만큼 주도면밀하게 장단점을 따져보고 사려고 했던 것입니다. 뭐 이정도면 매형 된 입장에서 아무리 조언을 한다 해도 귀에 들어올 리 만무입니다.

처남이 마음에 두고 있던 차량은 바로 B자동차의 중형승용차였습니다. 마침 신차가 출시한다는 소식을 듣고 오래전부터 기다려 오던 차량입니다. 물론 판매 대리점에서는 첫 차량이 출고되기 전부터 예약 접수를 받기 시작하였고, 처남 또한 두근대는 마음으로 예약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인기차종이라 그런가요? 예약접수를 한지 무려 두 달 반이라는 엄청난(?)기일이 지나서야 기다리던 차량을 인도 받을 수가 있었습니다. 세단형의 검정색 차량,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게, 정말 고급스러워 보였습니다. 세금 빼고 2천6백만 원이라는 돈을 들였으니 그것만 보더라도 애지중지 함부로 다룰 수 없는 귀한, 처남의 재산목록 1호가 되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새 차가 그것도 국내 제일의 대기업에서 만들어 내는 차량이 말썽을 부릴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첫 말썽은 차량을 손에 넣고 난 뒤 불과 한 달 만에 생겼습니다.

안전밸트를 맨 상태에서 노면이 고르지 않은 비포장도로를 운행하다 보면 밸트의 클립부분에서 듣기 싫은 잡음이 계속하여 들린 것입니다.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었죠. 바로 A/S를 요청하였습니다. 부품을 갈아야겠다고 판단한 담당직원. 현재는 부품이 없으니 1주일 후에 재차 방문해달라고 합니다.


그로부터 1주일 후, 두 번째 방문하였습니다. 운전석과 조수석 양쪽 다, 안전밸트의 클립을 교체를 하였습니다. 클립의 불량이라고 판단을 하고 교체 한 것이니, 당연히 정상을 찾을 줄 알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여전히 들려오는 소음, 이제 슬슬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합니다.

세 번째 찾았습니다. 그런데 같은 증상을 호소했던 다른 고객이 있었나 봅니다. 그런데 그 고객에게는 부품교체를 하지 않고 '구리스'라는 윤활유를 발라 줬더니 더 이상 찾아오지 않는다면서 그렇게 해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을 하더라는 것입니다. 뭐 차량에  지장을 주는 것도 아니고, 짜증나는 소음이 없어진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아 같은 방법으로 구리스를 주입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소음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더 이상 센터에 출입하는 것도 지쳤고, 예전보다는 한결 나아 보여, 그냥 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포기한 것이지요. 그런데 그로 2개월 후, 또 다른 고장이 발생합니다. 출고한지 이제 겨우 2개월밖에 안 되는 차량에서 웬 고장이 이리 잦은 겁니까. 이번에는 파노라마 선루프의 커튼 부분이 말려들어가지 않는 고장입니다. 네 번째 방문하여 부품을 또 한 번 교체하였습니다. 이쯤 되면 이 차량을 구입한 것이 후회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게 끝이냐구요?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얼마 전에는 뒷좌석의 천정부분에 내장재 천이 너덜너덜 해어진 것이 발견된 것입니다. 이음새 부분으로 보여 지는데, 차량내부의 내장재를 조금 길게 하던가, 아니면 이음새부분을 잘 고정해줬더라면 이런 일이 없을 것 같은데 얼마나 부실하게 차량을 만들었는지 한눈에 알 수가 있었습니다.

이 증상을 들고 바로 어제 센터를 찾았습니다. 다섯 번째지요. 담당직원이 증상을 보고는 이번에는 더 가관입니다. 천정을 다 뜯어내야 원인을 찾아낼수 있다고 합니다. 원하는 날짜에 차를끌고 다시 오라는군요. 어떻게든 뜯어 제치고 나면 수리는 해 놓겠지요. 하지만 언제 또 다시 어떤 고장이 발생할지 모르겠습니다.

태어나 생전 처음, 스스로의 힘으로 마련한 2천6백만 원짜리 승용차가 이 모양인지 모르겠습니다. 수출용 차량과 내수용 차량이 차이가 많다던데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인가 봅니다. 이제 연락이 오면 여섯 번째 가야하고, 언제까지 들락 거려야 할지는 정말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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