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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미용실에서 도망간 황당한 아줌마 이야기

by 광제 2010.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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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5천원 떼어먹고 도망간 황당한 아줌마


세상에 먹고 튈게 따로 있지요. 머리를 만진 비용까지도 지불하지 않고 도망가는 일도 있네요. 불과 3만5천원의 요금에 파마를 주문했던 아줌마, 파마가 완료되기도 전에 그것도 아주 교묘한 방법을 동원하여 도망치는 바람에 눈치조차도 챌 수조차도 없었다고 합니다. 


처남 부부가 시내 중심가에서 미용실을 운영합니다. 퇴근할 때면 조카를 데리러 매일 같이 저의 집을 옵니다. 어제는 이런저런 얘기 끝에 미용실에서 있었던 황당한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세상에는 참 다양한 유형의 사람이 있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평소에는 단골손님들의 머리를 주로 만져주는 처남, 이틀 전에는 그동안 한 번도 본적이 없는 낮선 아줌마 손님이 들어왔다는 것입니다. 아줌마 손님이 원하는 머리는 파마였습니다. 순서대로 이것저것 다 끝내고 중화단계만을 남겨놓고 있었다고 합니다. '중화'라는 것이 무엇인지 몰라 물어보니, '본인 스스로 머리를 풀고 샴푸만 하면 되는 사실상 파마단계의 가장 마지막 단계'라고 합니다.


그런데 아줌마가 갑자기 머리에 집게가 꼽혀진 상태로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며 나간 것입니다. 평상시에도 손님들에게서 수없이 있어온 광경이기에 달리 의심할 이유조차도 없었지요.


하지만 이번만큼은 달랐습니다. 보여야 할 아줌마가 한참동안이나 보이질 않는 것입니다. 화장실로 들어간 것 같은데, 일찍이 나왔어야 했는데, 나오질 않자 여직원을 시켜 화장실에 들어가 보라고 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화장실에서 쓰러졌다든지, 신변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한줄 알고는 덜컥 겁도 나더랍니다.


그런데 화장실에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아줌마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습니다. 집게를 한 채로 나갔어야 할 정도로 급한 일이 생길수도 있는 것이고 해서 문을 닫는 시간까지 기다려 봤지만 한번 나간 아줌마는 끝내 돌아올 줄을 몰랐습니다. 하는 수 없이 미용실의 문을 닫고는 퇴근을 했다고 합니다. 맡겨놓은 귀중품도 있고 하니 하루가 지나면 올 것이라고 믿었던 것입니다.


그리고는 바로 어제, 하루 종일 기다려도 아줌마는 나타나질 않았습니다. 이때 문득 귀중품이라고 맡겨 놓은 물건의 내용이 궁금해진 것입니다. 묵직한 무게의 종이 쇼핑백, 접혀있는 입구를 살짝 개봉을 해보니, 헉! 이럴수가..쇼핑백 안에는 두툼한 책이 한 권 있었는데, 가만 보니 두 달이 지난 여성 잡지였던 것입니다.


이제 답은 나온 것입니다. 더 이상 기다릴 이유도 없습니다. 아줌마는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도망을 가려고 마음을 먹고 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집에 가서 혼자의 힘으로 나머지의 머리를 손질해야 하는 불편도 감수하며 3만 5천원 때문에 도망간 아줌마, 머리손질은 잘 끝냈는지 샴푸는 잘했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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