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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일 하다 예고 없이 조퇴한 남편을 본 아내의 반응

by 광제 2011.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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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짤렸나 걱정, 남편의 마음은 섭섭

이글을 아내가 보면 어쩌나, 까짓 보면 좀 어떻습니까.

하필이면 만우절과 겹쳐 장난으로 받아들이지나 않을지 모르겠네요.
직접 면전에다 대고는 말하기는 조금 쑥스러운 점도 없잖아 있지만 이렇게 글로라도 마음에 있는 생각을 꺼내 보일 수 있어 그나마 속이 시원하네요.

이틀 전이었지요.

회사에서 일을 하는데,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는 겁니다. 속도 약간은 매스껍고....
얼마 전에 장과 위내시경을 했는데, 행여 이런 검사도 후유증이 있나 생각했지만 그건 아닌 거 같고....

약간 구토 증세까지 있는 것 같아 도저히 일을 계속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하는 수 없이 같이 일을 하는 동료에게 양해를 구하고 조퇴를 하기에 이르렀답니다.

집으로 오는 길에 병원에 들러 진찰을 받아보니, 몸살 증세가 좀 있는 것 빼고는 특별한 증상은 찾아 볼 수 없다고 하더군요. 엉덩이 주사 한 대 맞고 약 좀 받아갖고 어질어질한 기운에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집으로 갔지요.


현관을 들어서자마자 긴장이 풀렸는지 씻지도 못하고는 그대로 침대위에 쓰러져 버렸답니다. 얼마나 잤는지 모를 정도로 깊은 잠에 빠져 들었습니다. 아마도 주사 탓인 듯합니다.

집에 들어올 때 집에 없었던 아내가 잠자는 나를 흔들어 깨운 건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회사에 있어야할 남편이 침대에서 자고 있어서 깜짝 놀란 나머지 흔들어 깨운 것이지요.

"무슨 일이야, 회사에 뭔 일 있는 거야?"

"아냐 몸이 좀 아파서 조퇴한 거야..."

"지금까지 이런 일 없었잖아. 일어나봐, 회사에 뭔 일 있는 거지?"

그렇습니다. 저는 1989년부터 직장생활을 시작했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개인적인 일로 인해 조퇴를 해본 적이 없었답니다. 물론 98년 결혼 후 지금까지는 말할 것도 없구요.

그러니 아내가 놀랄 수밖에 없었지요.

그런데 남편이 몸이 아파서 조퇴를 했다고 하면 어디가 아프냐고, 지금은 좀 어떠냐고 물어봐 주면 안 되는 거랍니까.

평소 안하던 행동을 하는 남편을 보니, 행여 회사에서 무슨 사고라도 쳤을까봐서요?

직장 내에서 사고를 쳐 뛰쳐나오게 된다면야 막노동이라도 하면 되는 것이지만, 한번 건강을 잃고 나면 쉽게 찾을 수 없는 것이거늘....

가장된 입장에서 자나 깨나 가족걱정에 여간해선 아픈 내색도 하지 않고 지내온 직장생활이랍니다. 이게 어떤 짐인데 그리 쉽게 내려놓을 수 있을까요.

오늘 이 시간에도 무거운 짐 어깨에 짊어지고 직장에서 이 눈치 저 눈치 보고 있을 수많은 가장 분들, 공감하시지요? 기운내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투정한번 부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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