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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42

천 원 들고 집으로 찾아온 여자아이의 사연 오전 일을 마치면 퇴근할 수 있었던 지난 일요일이었지요. 새벽6시에 출근을 했으니 오후2시가 되면 퇴근한다는 걸 알고 있는 딸아이가 내심 아빠가 오기를 기다렸나봅니다. 다른 집도 그런가요? 저희 집은 제가 없으면 어딜 나가려고 하질 않는답니다. 간만에 일요일 오후에 집에서 좀 쉬려고 했는데, 딸아이에게서 언제 오냐고 전화가 오는 바람에 반사적으로 회사에 일이 있다고 둘러댔지요. 한 30분이 흘렀을까. 퇴근시간을 학수고대했던 딸아이의 얼굴이 눈에 밟히더군요. 천상 아빠인가 봅니다. 지금이라도 아이들 데리고 나들이라도 다녀와야겠다 싶어 서둘러 집으로 차를 몰았답니다. "얼른 챙겨라~~나가자!"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마음껏 놀지도 못하고 시간 있으면 책이라도 보라며 눈에 불을 켠 채 지키고 있는 엄마, 차라리.. 2012. 11. 23.
아내가 쇼핑 다음으로 집착하는 이상한 악취미 아내가 쇼핑 다음으로 집착하는 이상한 취미 살아가면서 부부는 닮는다고 하지만 죽을 때까지 공감하기 어려운 것이 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쇼핑입니다. 그나마 카트를 끌고 오붓하게 장보기를 나서는 것은 봐줄만 합니다. TV만 켰다하면 고정시키는 쇼핑채널, 자칫하면 모니터 속으로 들어갈 기세입니다. 문제는 구입하지도 않을 거면서 맹목적으로 쇼핑채널을 즐긴다는 것, 이정도면 취미를 넘어 거의 중독수준입니다. 결혼하여 십 수 년을 같이 살고 있지만 영원히 풀지 못할 숙제인데, 저의 아내에게는 이에 버금가는 이상한 취미가 한 개가 더 있답니다. 궁금하시지요? "잠깐만 이리 좀 와 봐...." 옆에 있던 아내가 물끄러미 나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손을 잡아끌며 하는 소리입니다. 또 시작입니다. 시선이 느껴졌을 때 미리.. 2012. 2. 9.
잠꾸러기 남편을 둔 아내의 빵 터지는 센스 -라면 꺼내 놓으라 했더니- 야근이 있는 날, 집에 돌아와 씻고 나면 대충 새벽 5시경. 최소 9~10시까지는 눈을 붙여줘야만 피곤이 좀 가시지요. 또 다른 하루는 이때부터 시작이 된답니다. 아내는 한결같이 남편이 눈뜨기를 기다렸다가 점심을 차려주곤 합니다. 가끔은 동네 분식집에 가서 간단한 외식으로 때우기도 하지요. 늘 이렇게 신경을 써주는 아내가 있어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며칠 전에는 제가 매우 고단했었나봅니다. 아침 10시가 다 되도록 잠에서 깨질 않았던 게지요. 긴한 볼일이 있어 밖에 나가봐야 했던 아내. 남편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후딱 점심을 차려주고 나가려 했었나봅니다. 이제나 일어날까 저제나 일어날까. 기다리다 못한 아내가 잠자는 저를 흔들어 깨운 것이지요. 하지만 몸은 천근만근, 아내.. 2011. 12. 17.
울면서 쓴 딸애의 반성문, 읽어보고 빵 터져 약속을 지키지 않는 애들에게 반성문 쓰라 했더니 우리가 인터넷 서핑을 하다보면 각기 다른 상황별 자녀교육 10계명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인디언의 자녀교육 10계명 중에 보면 "꾸지람 속에 자란 아이는 비난을 배우고, 격려 속에 자란 아이는 자신감을 배운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애들에게 꾸지람을 하지 않는 편입니다. 하지만 부모들도 사람인지라 항상 관대함과 칭찬만 있을 수는 없지요. 가끔은 체벌 없이는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일을 저지를 때도 있답니다. 바로 며칠 전, 그 같은 일이 저희 집에서 있었답니다. 퇴근을 앞두고 있는 저녁시간. 이제 초등하교 4학년인 딸애에게서 걸려온 전화 한통, 전화를 받자마자 다짜고짜 "깊이 반성을 하고 있고, 그런 의미.. 2011. 9. 7.
200원짜리 소다의 깜짝 놀랄 위력 식소다를 200% 활용하는 생활의 지혜 이른 아침, 아내는 서둘러 아침밥상을 차려 애들과 함께 먹고는 같이 집을 나섭니다. 설거지조차 할 시간이 없답니다. 약 두 달 전부터 맞벌이를 시작한 아내, 그 후로 더욱더 분주해진 우리 집 아침풍경입니다. 덕분에 3교대 근무를 하는 제가 집안에서 할 일이 참 많아졌습니다. 애들 학원비라도 벌어오겠다는 아내, 너무 고맙고 예뻐서 남편인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팔을 걷어 부치게 되는 요즘입니다. 며칠 전, 설거지를 하다 보니, 가스렌지 위가 유난히 신경이 쓰입니다. 아마도 아내가 일을 다닌 후로 한 번도 닦아주질 못한 것 같더군요. 시커먼 냄비받침대는 설거지통에 집어넣어 다글다글 씻어내고... 가스렌지 상판부분은 스폰지 수세미로 때를 벗겨내는데, 유독 때가 벗.. 2011. 5. 25.
반찬 가리는 아이들 꼼짝 못하게 만든 나만의 방법 편식하는 아이들에게 아빠인 내가 할 수 있는 최선! 수십 년 전, 우리들이 어릴 때만 하더라도 먹고 싶어도 없어서 못먹었는데 말입니다. 요즘 애들은 최소한 없어서 못 먹지는 않지요. 너무 먹을 게 많아서 그런 건가요? 그냥 이참에 며칠간 굶겨봐? 배가 고프면 안 먹고는 못 베겨 나겠지... 별의 별 생각을 다 해봅니다. 하지만 애들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이게 쉬운 게 아니지요. 치킨이나 피자, 아니면 거의 인스턴트 음식만 좋아라 합니다. 아내가 정성스럽게 반찬을 만들어 주면 뭘 합니까. 먹지도 않는데... 영양가 많다는 두부나 멸치, 그리고 야채종류도 많이 먹었으면 좋겠는데, 애들에게는 선택받지 못해 늘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는 반찬들입니다. 인터넷에 보면 편식하는 애들을 위한 다양한 요리들도 선보이고 그.. 2011. 5. 11.
아들녀석, 하필 어린이날에 밤새워 울었던 사연 어린이날 약속 못 지킨 야속한 아빠 때문에 애들에게는 너무 기대가 되는 날이지요. 어린이날에 대한 진정한 의미는 둘째치고라도 말입니다. 대부분 그 기대는 초등학교에 다니면서 시작되는데, 아마도 엄마 아빠에게 대 놓고 손을 벌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날 중에 하나이기 때문일 겁니다. 하물며 아빠가 공개적으로 선물을 약속해 놓고도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면 그에 대한 여파는 엄청날 수밖에 없습니다. 5년 전의 어린이날을 앞둔 시점이니까 2006년 4월말이었습니다. IMF경제위기도 당당히 견뎌내고 노사분쟁으로 파업의 여파도 우여곡절 끝에 가까스로 넘겼던 회사가 2006년에 와서야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은 것입니다. 견디기 힘들다고 판단한 회사는 결국, 5월15일을 기점으로 문을 닫는다고 발표를 한 것이었습니다... 2011. 5. 5.
일 하다 예고 없이 조퇴한 남편을 본 아내의 반응 회사 짤렸나 걱정, 남편의 마음은 섭섭 이글을 아내가 보면 어쩌나, 까짓 보면 좀 어떻습니까. 하필이면 만우절과 겹쳐 장난으로 받아들이지나 않을지 모르겠네요. 직접 면전에다 대고는 말하기는 조금 쑥스러운 점도 없잖아 있지만 이렇게 글로라도 마음에 있는 생각을 꺼내 보일 수 있어 그나마 속이 시원하네요. 이틀 전이었지요. 회사에서 일을 하는데,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는 겁니다. 속도 약간은 매스껍고.... 얼마 전에 장과 위내시경을 했는데, 행여 이런 검사도 후유증이 있나 생각했지만 그건 아닌 거 같고.... 약간 구토 증세까지 있는 것 같아 도저히 일을 계속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하는 수 없이 같이 일을 하는 동료에게 양해를 구하고 조퇴를 하기에 이르렀답니다. 집으로 오는 길에 병원에 들러 진.. 2011. 4. 1.
화장실 갈 때마다 곤욕 치르는 아들, 어떡하나 아침부터 조금은 지저분한 얘기가 될지 모르겠지만 공감하시는 분들이 꽤 되실 것 같아 실례를 무릅쓰고 글을 올려봅니다. 이제 초등학교 6학년인 저의 아들은 화장실에서 큰일을 치를 때만 되면 큰 곤욕을 치르곤 한답니다. 문제는 그 곤욕이라는 게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계속 이어진다는 것이지요. 며칠 전에는 이 모습을 보다 못한 아내가 아들이 등교를 하고 난 후, "너무 애처롭고 측은해서 못 봐 줄 지경"이라며 긴 한숨을 내쉬더군요. 그러고 보니 정말 오래 되었네요. 어렴풋 기억으로는 초등학교에 입학할 즈음부터 시작된 것 같은데, 어느덧 5~6년째 그 고생이 계속되고 있는 딱한 이야기 한번 들어 보실래요? 막히는 일이 거의 없었던 저희 집 양변기가 본격적으로 막히기 시작한건 아들 녀석이 초등학교에 들어갈 즈음부터.. 2011. 3. 25.
팔불출 아빠를 위해 딸애가 만들어준 요리 아내자랑을 늘어놓은 남편을 두고 팔불출이라 한다지요.. 그럼 딸 자랑을 하는 아빠는 뭐라 하나요? 마찬가지 팔불출이라구요? 뭐 좋습니다. 팔불출 소리 들어도 좋으니, 해야 할 건해야 하겠습니다. 하는 짓이 너무 예뻐서 자랑을 안 하고는 못 견디겠거든요^^ 어제, 완연한 봄 같은 토요일 주말이었지요. 마침 쉬는 날이라 사진이나 찍으러 나가려던 참이었답니다. 이를 보던 아내가 한마디 합니다. '조금 있으면 학교 갔던 애들도 올 건데, 점심 먹고 같이 나가지, 왜 혼자 나가냐' 이겁니다.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늦어 버릴 것 같아 고집을 좀 부리다 보니, 부부싸움 정도는 아니고, 생각지도 않았던 실랑이가 아침부터 있었드랬죠. 바닷가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딸애에게서 전화가 오더군요. '아빠, 언제 오냐구.' .. 2011. 3. 6.
아픈 아내를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한 가지 발렌타인데이 선물은 커녕 죽만 쒀야할 신세 우리는 흔히 '죽을 쑨다'라는 표현을 자주하곤 합니다. 어떠한 일이 꼬여 엉망진창 되어버렸을 때, 또는 이와 비슷한 경우, 부정적인 의미로 쓰여 지는 말 중에 하나입니다. 그런데 저는 요즘 죽 때문에 고달픈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답니다. 죽을 쓰느라 어깨가 빠져 도망가는 줄 알았습니다. 쌀을 정성스럽게 씻어 불리고 난 뒤, 냄비에 적당량의 물을 붓고는 불 조절을 약하게 해야 한다는 것 까진 그다지 힘들어 보이지 않아 좋다고 칩시다. 인터넷에 뒤지면 흰죽 쑤는 법 자세히 나와 있더군요. 그런데 저어 주는 게 장난이 아닙니다. 살다 살다 이렇게 힘든 요리는 처음해 봅니다. 아주 가끔 몸이 아플 때 아내가 만들어 주는 흰죽을 먹어보기도 하지만, 그때마다 참, 쉽게 '죽.. 2011. 2. 14.
딸애가 받아 온 선생님의 쪽지에 감동한 사연 시험! 시험! 시험! 언제면 시험에서 해방되는 날이 올까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딸이 불과 열흘 전에 '중간고사'를 치렀는데, 오늘 또다시 '제학력평가'라는 시험을 봐야합니다. 숨을 돌릴 틈도 없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시험 탓에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며칠 전에는 아들 녀석이 밤늦도록 못 다한 것이 있다면서 새벽 6시에 깨워 달라고 부탁을 하더니, 결국 동도 트기전인 새벽에 눈을 비비며 책상 앞에 앉는 녀석을 보니 얼마나 마음이 아프던지요, 정말 이렇게 애들을 키워야 하나 싶더라구요. 얼마나 피곤하고 졸렸으면 아침밥상위에 올려놓은 국에 코를 빠트리는 해프닝도 있었답니다. 아들 마음 상할까봐 억지로 웃어넘기기는 했지만, 결코 웃어 넘겨서는 안 될 일이었지요. 공부와 학.. 2010. 11. 23.
라면 먹고 학교 가랬더니, 빵 터진 딸의 반응 이래서 딸애를 여우라고 하나요? 라면. 참 좋아 하시죠? 라면이 국민적인 부식(또는 주식)거리로 사랑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 아마도 전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 것입니다. 연세 지긋하신 분들이 애들을 앞에 두고, 배 곪았던 지난시절 얘기를 할 때조차도 오죽했으면 "밥 없으면 라면 먹으면 되죠."라고 했을까요. 어른들이야 부식이나 간식거리도 가끔씩 라면을 즐겨 드시지만, 애들은 또 그게 아니지요. 오히려 밥보다는 라면을 더 좋아합니다. 아마도 주식으로 먹으라고 해도 마다할 애는 없을 듯. 저희 집인 경우 새벽 7시면 알람이 울리고 가족 모두가 잠에서 깬 후, 아내는 아침식사준비를, 애들은 차례대로 욕실로 들어가서 눈꼽 떼고, 학교 갈 준비하고 모두가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며칠 전, 평소와.. 2010. 9. 19.
직접 설거지 한지 2주째, 아내는 외출 중 길어만 가는 아내의 아주 특별한 휴가 맛있게 밥을 먹은 후 그릇들을 싱크대에 아주 조심스럽게(?) 집어넣고는 조용히 소파에 몸을 기댑니다. 나의시선이 아직 밥그릇에 집중되고 있고 고개를 숙인 상태이긴 하지만 눈치는 9단,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오늘도 설거지는 내담당인가봅니다. 이 여편네는 밥 먹을 땐 누구 못지않게 잘 먹다가도 설거지 시간만 다가오면 아주 죽는시늉을 한답니다. 자연스레 설거지의 임무가 나에게 넘어 온지도 벌써 2주째입니다. 이러다 아주 영원히 내가 해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전신마취를 하고 복부를 절개하는 큰 수술을 지난 2일에 했으니 정확하게는 12일이 지났습니다. 애들이 방학을 했지만 당연히 뒷바라지는 내담당. 그때부터 시작된 집안 살림입니다. 수술을 아주 잘 마친 후, 방.. 2010. 8. 13.
자녀 둔 엄마가 수술대 위에 오르는 심정이란 자주 가는 찐빵집이 있는데, 마침 그곳을 지나치게 되었습니다. 집으로 들어오는 길에 찐빵을 2만원어치 사오라는 아내의 전화, 다른 때 같았으면 만원어치 정도면 충분했는데, 갑자기 2만원어치를 사오라는 것을 보니 이웃이라도 나눠 주려는가보다 했습니다. 쑥으로 만든 찐빵이라 독특한 맛에 한두 개 집어먹다보면 금새 없어져 버리기 때문에 사실 2만원어치도 많은 것은 아닙니다. 찐빵을 받아든 아내는 한 개 집어 맛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는가 싶더니, 비닐랩을 꺼내어 랩 한 개에 찐빵 5개씩을 정성스럽게 집어넣기 시작합니다. "왜~ 누구 주려고?" "아니....이렇게 해서 냉동실에 넣어두면 애들이 꺼내먹기 좋잖아..렌지에 뎁히기만 하면 돼" "참내..궁상도 가지가지다..멀리 떠나는 사람처럼..." "이렇게라도 해놔.. 2010. 8. 4.